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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핫포커스]실책시리즈마저 뛰어넘은 두산의 '9회 뒷심'

권인하 기자

입력 2019-10-24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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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책시리즈마저 뛰어넘은 두산의 '9회 뒷심'
2019 KBO리그 키움과 두산의 한국시리즈 2차전이 23일 오후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6회초 무사 키움 샌즈의 타구를 두산 김재호가 놓치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9.10.23/

[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큰 경기일수록 수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그만큼 실수 하나가 경기의 향방을 가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2019 한국시리즈 1,2차전의 키워드는 실책이었다. 실책으로 흐름이 바뀌었고, 승리와 패배가 가려졌다. 하지만 두산 베어스의 '가을 DNA'는 무서웠다. 이 모든 변수를 뛰어넘고 9회의 진정한 지배자가 됐다. 두산은 이틀 연속 9회말 끝내기 승리(역대 한국시리즈 최초)를 거뒀다. 두산 야구는 9회부터가 시작이다.

1차전에서는 실책과 실책성 플레이가 나오면서 어수선한 상태로 흘렀다. 키움은 4회말 3루수 김웅빈과 포수 박동원의 실책이 나오며 실점을 했고, 두산은 7회초 1루수 오재일의 플라이볼 미스가 빌미가 돼 동점을 허용했다. 6-6 동점에서 9회말 두산 선두 박건우의 높이뜬 쉬운 플라이볼을 키움 유격수 김하성이 잡지 못하는 실책을 한 것이 결국 오재일의 끝내기 안타로 연결돼 두산이 7대6의 극적인 승리를 챙겼다. 첫 경기이기에 긴장을 많이 했다고 이해할 수도 있었던 1차전.

하지만 23일 2차전도 실책이 변수였다. 0-2로 뒤진 두산이 4회말 오재일의 투런포로 2-2 동점이 되며 승부를 가늠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6회초 실책성 플레이가 나왔다. 선두 2번 제리 샌즈의 내야 땅볼을 두산 유격수 김재호가 제대로 잡지 못했다. 느리게 굴러간 타구였지만 김재호의 실력이라면 공을 캐치하면 1루에서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였지만 제대로 공을 잡지 못했다. 기록상으론 내야안타였지만 KBO리그에서 최고의 유격수 수비를 한다는 김재호였기에 아쉬움이 큰 플레이였다. 이후 키움은 1사후 박병호의 좌중간 2루타로 1루주자 샌즈가 홈을 밟으며 다시 3-2로 앞섰다. 이어 김하성의 볼넷과 송성문의 우전안타로 4-2가 됐고, 1사 1,3루서 8번 이지영의 타석이 왔다. 이지영이 초구에 스퀴즈 번트를 시도했다. 하지만 공이 높이 떠 1루측 파울 지역으로 날아갔다. 1루수 오재일이 빠르게 뛰어와 슬라이딩하며 캐치를 시도했지만 아쉽게 미트의 손바닥쪽을 맞고 떨어져 파울이 됐다. 이후 이지영은 좌전안타를 쳐 5-2를 만들었다. 오재일이 잡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었다.

5-2의 3점차. 키움의 불펜진을 감안하면 이렇게 승리가 굳어지는 듯했다. 키움은 이어진 6회말 1사 1,2루의 위기에서 조상우가 올라와 4번 김재환과 5번 오재일을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실점을 막았고, 7회말엔 양 현이 두산의 하위타선을 가볍게 삼자범퇴로 막았다.

그렇게 끝날 것 같은 경기는 키움의 실책으로 다시한번 소용돌이 속으로 빠졌다. 1사 1,2루에서 3번 페르난데스의 땅볼 타구를 2루수 김혜성이 제대로 잡지 못한 것. 바운드를 맞추지 못하는 바람에 타구가 김혜성의 글러브를 맞고 옆으로 튀었다. 김혜성이 잡았다면 병살이 가능했겠지만 2루주자가 홈을 밟고 1사 1,3루의 위기가 이어졌다. 다행히 구원 이영준이 4번 김재환과 5번 오재일을 연달아 삼진으로 잡고 위기를 막아냈다.

9회말 동점을 허용한 키움은 폭투로 역전의 빌미를 제공했다. 5-5 동점에서 한현희의 공이 뒤로 빠지는 바람에 1사 2루가 됐고, 이어 박건우의 깨끗한 중전 적시타가 터져 6대5로 경기가 끝났다. 두산 팬들은 믿기힘든 뒤집기에 목이 터져라 '두산'을 외쳤다.

1차전서 양팀 합계 4개의 실책, 2차전에서도 1개씩 총 2개의 실책. 혼돈 속에서 빛난 것은 어찌됐든 승리를 챙기는 두산의 끈질긴 승부욕이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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