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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다시 원주민 것으로' 트럼프 구호 풍자한 모자 화제

입력 2016-06-30 07:52

'미국을 다시 원주민 것으로' 트럼프 구호 풍자한 모자 화제


아메리카 원주민 출신 미술가가 '미국을 다시 원주민의 것으로 만들자'(Make America Native Again)라는 문구가 적힌 모자를 제작해 미국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이 문구는 공화당 대통령후보 지명이 확실시되는 도널드 트럼프의 선거운동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Make America Great Again)를 풍자한 것이다.

미국 ABC뉴스는 29일(현지시간) 나바호족 출신 바네사 보웬(31)과 인터뷰를 방송하고 그가 이런 모자를 제작한 동기를 전했다.

뉴멕시코 주 앨버커키 태생의 프리랜서 그래픽 디자이너인 보웬은 트럼프의 선거운동 구호에 역사의식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라고 말할 때 어떤 시기에 관해 얘기하고 있는 건가?"라고 물으며 "많은 이는 아메리카 원주민을 포함한 다른 인종 집단에 대한 정의롭지 않은 대우 위에 미국의 역사가 세워졌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을 다시 원주민의 것으로 만들자'라는 말은 "식민주의에 의해 대부분 지워지고 정당한 대접을 받지 못해 온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가치와 문화를 배우고 존중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웬은 "그것은 지속가능성을 배우고 환경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법을 다시 배우는 것을 뜻한다. 그것은 여성의 가치를 인정하고 이들을 존중하는 모계 사회로 돌아가는 것을 뜻한다. 그것은 서로를 찢어 놓고 분열시키는 대신, 서로를 돌보고 소중히 여기는 단합과 공동체 정신으로 돌아가는 것을 뜻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까지 트럼프의 선거운동이 이러한 전통적 아메리카 원주민의 가치에 대한 공격이었다고 평가했다.

보웬은 "그(트럼프)가 이런 정말 끔찍한 얘기를 하는 것이 매우 슬프다"며 "그는 진정으로 사람들을 분열시킬 벽을 짓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그는 원래 '미국을 다시 원주민의 것으로 만들자' 모자를 12개만 만들어 친구들에게 나눠 줬으나, 수십 건의 주문과 문의가 들어와 이를 추가로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 모자는 보웬이 운영하는 웹사이트(bowencreative.co/product/make-america-native/)에서 개당 30 달러(3만5천 원)에 판매되고 있다.


solatido@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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