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가 한 달째 선장 없이 표류하고 있다. 전북은 지난달 6일 루마니아 출신의 단 페트레스쿠 감독이 자진사퇴한 후 박원재 코치가 감독 대행으로 팀을 이끌고 있다. 당초 빠르게 새로운 감독을 선임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박 대행 체제는 벌써 한 달을 넘겼다. 전북은 박 대행의 지휘 속 6경기를 치렀다. 성적은 2승1무3패. 박 대행 체제에서 2연승에 성공하며 반등하는 듯 했던 전북은 최근 3경기서 1무2패의 부진에 빠졌다. 지난 주말 '선두' 포항과의 경기에서도 90분을 버티다 막판 실점하며 0대1로 패했다. 앞서 대구와의 경기에서는 2-0으로 앞서다 추가시간 2골을 허용하며 2대2로 비겼다. 경험이 부족한 박 대행이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 결국 전북은 10위(승점 10)까지 내려갔다. 최하위 대구(승점 8)와의 승점차는 불과 2점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아직까지 전북의 새 감독 선임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당초 김두현 청두 코치, 김도훈 전 울산 감독, 신태용 인도네시아 대표팀 감독 등이 물망에 올랐고, 실제 전북은 이들 중 몇명과 미팅을 가졌다. 현재로서는 이야기가 쏙 들어간 상황이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혔던 김두현 코치의 경우, 지난주까지 한국 입국설, 사전 사인설, 코치 내정설 등이 쏟아졌지만, 선임이 무산되는 분위기다.
이유가 있다. 새로운 후보군과 접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북은 현재 감독 선임에 앞서 최근 부진에 대한 원인 분석에 한창이다. 모기업인 현대자동차의 요청에 따라 지난 과오들을 정리하고, 새로운 방향성을 설계하는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2009년 첫 우승을 차지한 전북은 이후 전무후무한 5연패 포함, 무려 9번의 우승을 거머쥐며 K리그에 명실상부 '전북 왕조'를 구축했지만, 지난 몇년간 내리막을 걸었다. 지난 시즌에는 10년 만에 빈손으로 시즌을 마치는 불명예를 썼다. 올 시즌도 절치부심했지만, 반전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