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발표한 2013시즌 K리그 클래식 선수 등록 현황에 따르면 총 501명의 선수 중 외국인 선수는 37명으로 약 7%를 차지했다. 얼핏 보기에 얼마 안 되는 수치인 듯해도, 2012 K리그 MVP-득점왕을 비롯해 K리그의 각종 기록을 갈아치우는 주인공들로 가득하니 피부로 느끼는 '영향력'은 훨씬 더 크다. 상황이 그렇다 보니 '외국인 선수 미보유팀 : 포항'이라는 문구에 더욱 눈길이 갈 수밖에 없었다. 좋지 않은 구단 사정에 기존 자원들을 잡는 데 사력을 다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결국 그들이 믿고 기댈 수 있는 구석은 지난해 스플릿에 접어드면서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국내 선수들의 힘이 아니었나 싶다.
결과는 괜찮은 편이었다. 베이징 궈안과의 ACL 1라운드만 해도 무득점 무승부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지만, 서울과의 K리그 클래식 개막전에서는 2-2 무승부를 거두었다. 이 날, 서울이 데얀과 에스쿠데로가 득점에 힘 입었음을 고려하자면, 신진호-이명주가 골망을 흔든 포항의 성과도 대단했던 셈. "당장 팀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해서 외국인 선수를 수혈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황선홍 감독부터 "(힘들지 않겠느냐는 이야기에)전혀 신경쓰지 않는다. 우리가 잘한다면 훨씬 더 좋은 축구를 할 수 있다."는 황진성, 그리고 "외국인 선수는 없지만, 개인적으로 서울이 부럽지는 않다." 이명주까지, 그들의 자신감은 경기 후 진행된 인터뷰 곳곳에 진하게 배어 있었다.
이런 포항이 '외국인 선수가 한 해 농사를 좌우한다'는 인식을 뒤집을 수 있느냐는 결국엔 최전방 자원들의 득점력 폭발 여부에 달렸다. 지난 시즌 포항의 득점원을 살펴봤을 때, 최전방 자원으로 꼽히는 박성호와 고무열이 기록한 득점은 각각 9골, 6골. 중원 자원이었던 황진성이 12골, 이명주가 5골을 뽑아냈고, 측면 자원 노병준과 조찬호가 합쳐서 13골을 터뜨렸으며, 김대호, 김원일, 김광석 등으로 이뤄진 플랫 4의 득점력이 10골에 달했음을 감안하면 분명 아쉬운 수치다. 또, 파괴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아사모아와 시즌 중반 강원으로 넘어간 지쿠도 각각 6골씩을 뽑아내며 일정 부분은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