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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격이다!" 관중들 좀비떼처럼 그라운드 난입했지만 황당 엔딩, '설레발은 필패' 교훈 재확인

윤진만 기자

입력 2024-05-05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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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격이다!" 관중들 좀비떼처럼 그라운드 난입했지만 황당 엔딩, '설레발…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로다JC는 '설필패', 즉 '설레발은 필패'라는 교훈을 재확인하는 시간을 가졌다.



네덜란드 클럽 로다 홈팬은 4일(한국시각) 네덜란드 케르크라데 파르크스타트 림부르흐 스타디움에서 열린 캄부르와 2023~2024시즌 에이르스터 디비시(네덜란드 2부) 37라운드 홈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한 뒤 그라운드 위로 우르르 몰려갔다.

이유가 있었다. 로다는 이날 승리로 21승 12무 4패 승점 75점을 기록했다. 이미 승격을 확정한 선두 빌럼(76점)에 이은 2위다. 에이르스터 디비시에선 상위 2개팀이 자동 승격하고, 3위부터 8위까지 승격 플레이오프를 펼친다.

로다 팬들은 이날 승리로 승격 티켓을 거머쥐었다고 생각했다. 그도 그럴것이, 경기 종료 시점, 3위 흐로닝언과 승점차가 1점에서 4점으로 벌어졌다. 리그가 최종전만을 남겨두고 있어 이대로면 최소 2위를 확정하게 된다.

모든 건 장내 아나운서의 발표로 시작됐다. 같은시각 텔스타 원정에서 0-1로 끌려가던 흐로닝언의 톰 반 베르겐이 후반 추가시간 5분 '극장 동점골'을 터뜨렸다. 이대로면 승점차는 다시 3점이 된다.

동점골을 내준 이후 텔스타가 다시 앞서가는 골을 터뜨렸다. 로다 홈구장 장내 아나운서 빔 프린스는 마이크를 켜고 텔스타가 골을 넣었다는 소식을 알렸다. 팬들은 환호했고, 라커룸으로 향했던 선수들도 경기장으로 돌아왔다. 프린스는 "누군가 내게 텔스타가 골을 넣었다고 알려줬다. 사람들은 내 옆에서 눈물을 흘렸고, 그라운드로 몰려나갔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텔스타의 골은 취소됐다. 프린스가 다시 마이크를 켜고 텔스타의 골이 취소됐다는 사실을 공지한 뒤 경기장 분위기는 차갑게 식었다. 프린스는 자신이 실수를 한 사실을 알고 있지만 "나는 단지 한 명의 인간일 뿐이다. 때로는 이상한 상황을 경험해야 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로다는 여전히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최종전을 남겨두고 승점차 3점이다. '비겨도 승격' 한다. 빌럼의 결과에 따라 우승을 차지할 수도 있다. 로다는 1962년 여러 지역 클럽이 합병한 이후 1973년 2부리그에서 우승한 적이 있다.

공교롭게 로다의 최종전 상대는 흐로닝언이다. 흐로닝언에 득실차에서 2골 뒤지고 있어, 만약 이날 패할 경우, 3위로 추락해 플레이로프를 치러야 한다. 로다가 흐로닝언 원정에서 승리한 건 2012년이 마지막이다. 네덜란드판 승격 드라마의 진짜 결말은 어떨까?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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