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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잘한 죄..하이브에 이용당해" 민희진, 경영권 탈취 부인..뉴진스 언급 '눈물' [종합]

조윤선 기자

입력 2024-04-25 17:15

수정 2024-04-25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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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잘한 죄..하이브에 이용당해" 민희진, 경영권 탈취 부인..뉴진스 …
어도어의 민희진 대표가 하이브와의 대립에 대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25일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진행된 민희진 대표의 기자회견에서 민 대표가 질문에 답하고 있다. 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4.04.25/

[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경영권 찬탈 의혹을 부인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민희진 대표는 25일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민 대표는 "난 이미 마녀가 되어있다. 이 프레임을 벗겨내는 게 첫 번째 숙제다. 두 번째는 진짜가 무엇인지에 대해 말씀드려야 하는 큰 숙제가 있다"며 "내가 보는 앵글과 하이브가 보는 앵글이 굉장히 다른 거 같다"고 말했다.

민 대표는 "다 내가 죽기를 바라나 싶다. 내가 갑자기 죽으면 다 같이 기뻐하는 상황이 된건가라는 솔직히 그런 생각이 들 정도다. 모든 기사와 댓글을 보지는 않는다. 그러면 나도 진짜 못 사니까. 이렇게 근시일 내에 단기 폭발하는 걸 감당할 사람이 있을까 싶다"고 털어놨다. 이어 "나도 사람이고 죄가 확정된 게 아니다. 나는 죄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민 대표는 "내 개인적인 카톡까지 다 사찰해서 날 죽이려고 할 거라는 예상을 하기는 했지만 이 정도로 심할 줄은 몰랐다.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걸 말씀드린다"며 "이렇게 의혹이 많은데 얘기 안 하는 것도 이상한 일이라서 부득이하게 기자회견을 잡게 됐다"고 밝혔다.

민 대표는 "내가 일하면서 목표는 클린한 방식으로 일을 잘했을 때 어디까지 성공해 볼 수 있을까 이런 게 궁금해서 도전했던 사람이다. 그래서 사실 나한테 그런 부분에 있어서 방해되는 요소가 생기는 게 내 일에서는 되게 불편했던 거 같다"며 "돈 때문에 경영권 찬탈이라는 게 와닿지 않는다. 내가 이미 계약해서 주식을 갖고 있고 밝힐 수는 없지만 받은 것들이 있다. 근데 지금 하이브에서 밝힌 여러 가지 것들은 다 그들에게 유리한 조건이다. 구체적으로 나열된 것들은 내 입장에서는 다 허위 사실이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BTS가 내 걸 베꼈다'라는 말을 나는 한 적이 없다. 근데 하이브는 명예훼손이 될까 봐 '내 걸 베꼈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식으로 하더라"고 주장했다.

또 민 대표는 "나를 이상한 형상으로 만들어놓고 '그러니까 쟤는 뉴진스를 키울 자격이 없는 거야', '경영권 찬탈하려고 꿈을 꿨던 거지'라는 식으로 날 모르는 사람들로 하여금 상상을 불러일으키게 만드는 거 같다"며 "하이브한테 묻고 싶다. 어떻게 이렇게까지 할 수 있는 건지. 사람을 너무 이상한 사람을 만들어서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경영권 찬탈 계획이 없었다고 거듭 강조한 민희진은 "난 월급 사장이다. 월급 사장이 왜 이렇게 일을 열심히 해서 이 화살을 맞는지 모르겠다"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또 하이브가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고발장을 제출한 것과 관련해 "실제로 배임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민 대표는 "사담을 갑자기 진지한 뭔가로 포장해서 매도하는 의도가 진짜 궁금하다. 난 거꾸로 내가 하이브를 배신한 게 아니고 하이브가 날 배신했다고 생각한다. 써먹을 만큼 다 써먹고 이제 너 필요 없으니까 우리한테 고분고분하지 않지? 우리 말 잘 안 듣지? 이래서 내 입장에서는 날 찍어 누르기 위한 프레임으로 정확하게 느껴진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뉴진스를 만들고 엔터 업계 30년 역사상 2년 만에 이런 실적을 낸 사람이 없었다. 실적 잘 내고 있고 주주한테 도움이 되고 있는 계열사 사장을 찍어 누르려고 하는 게 배임 아닌가 생각한다"며 "내가 무슨 죄가 있나. 난 일을 잘한 죄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 대표는 "이렇게 고통당하고 있으니까 뉴진스 멤버들이 밤에 전화해서 20분 내내 울었다. 대표님 불쌍해서 죽겠다면서 막 울었다"며 "멤버들 어머니도 오늘 기자회견 한다고 하니까 '여론이 다 뒤집혀서 대표님 화형하기 직전'이라면서 가서 다 얘기하라고 했다"며 눈물을 보였다. 그러면서 "뉴진스 더 안 맡아도 된다. 그런 거 욕심도 없다. 뉴진스 끌어다가 뭐 한다? 그렇지 않다. 근데 뉴진스는 정말 내 새끼 같아서 그런 마음이 드는 거다"라며 "하이브에 내 새끼들 놓고 나오는 게 너무 속상하다"고 토로했다.

민 대표는 "내가 돈 원했으면 내부 고발 자체를 안 했다. 나는 가만히 있어도 최소 1,000억 원은 번다. 근데 내 성격이 싫은 게 보이면 다 이야기해야 하고 못 견딘다. 그래서 이 고통을 당하고 있는 거다"라며 "나는 왜 보호받으면 안 되는 존재냐. 방시혁, 박지원한테 이용 당해야만 하냐. 희생만 해야 하냐. 난 할만큼 다 한다. 나랑 일하는 사람들은 다 알 거다. 근데 왜 이제 와서 경영권 찬탈을 했다면서 이러는 거냐"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앞서 이날 오전 하이브는 "어도어 대표이사 주도로 경영권 탈취 계획이 수립됐다는 구체적인 사실을 확인하고 물증도 확보했다"며 중간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어 "감사대상자 중 한 명은 조사 과정에서 경영권 탈취 계획, 외부 투자자 접촉 사실이 담긴 정보자산을 증거로 제출하고 이를 위해 하이브 공격용 문건을 작성한 사실도 인정했다"고 밝혔다.

하이브에 따르면 민 대표 어도어 경영진들에게 하이브가 보유한 어도어 지분을 매각하도록 하이브를 압박할 방법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하이브는 "이 지시에 따라 아티스트와의 전속 계약을 중도 해지하는 방법, 어도어 대표이사와 하이브 간 계약을 무효화하는 방법 등이 구체적으로 논의됐다"고 전했다.

또한 대면 조사와 제출된 정보자산 속 대화록 등에 따르면 '글로벌 자금을 당겨와서 하이브랑 딜하자', '하이브가 하는 모든 것에 대해 크리티컬하게 어필하라', '하이브를 괴롭힐 방법을 생각하라'는 대화도 오갔으며, '5월 여론전 준비', '어도어를 빈 껍데기로 만들어서 데리고 나간다'와 같은 실행 계획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하이브는 지난 4일 민 대표와 '민희진 오른팔'로 불리는 어도어 부대표 A씨가 나눈 대화 내용도 공개했다.

A씨는 ▲2025년 1월 2일에 풋옵션 행사 엑시트(Exit) ▲어도어 빈 껍데기 됨, 권리침해소송 진행 ▲재무적 투자자를 구함 ▲하이브에 어도어 팔라고 권유 ▲적당한 가격에 매각 ▲민 대표님은 어도어 대표이사 + 캐시 아웃(Cash Out)한 돈으로 어도어 지분 취득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되면 옛날에 못 팔고 남겨놓은 0%가 다시 쓸모있어진다"라고 전했고, 민 대표는 "대박"이라고 답했다.

하이브는 "감사대상자로부터 '궁극적으로 하이브를 빠져나간다'는 워딩은 어도어 대표이사(민희진)가 한 말을 받아 적은 것'이라는 진술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하이브는 해당 자료들을 근거로 관련자들에 대해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이날 고발장을 제출한다.

박지원 하이브 대표는 "멀티레이블을 고도화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들로 심려를 끼쳐드려 팬들과 아티스트 그리고 구성원 여러분들께 송구한 마음"이라며 "사건이 일단락된 만큼, K-팝의 소중한 자산인 아티스트들의 심리 치유와 정서적 안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supremez@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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