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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효심이네'는 도대체 언제 '각자도생' 하나? "벌써 6개월 지났나요" 정영숙 대사에 시청자도 '공감'

이정혁 기자

입력 2024-01-07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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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심이네'는 도대체 언제 '각자도생' 하나? "벌써 6개월 지났나요" …
사진 출처=KBS

[스포츠조선 이정혁 기자]며느리가 노예인가요? 그리고 도대체 언제 '각자도생'하나요.



비정상적인 캐릭터의 상식이하 행동을 참고 참고 보다가 채널 돌아가게 생겼다. 유이 등골 빼먹던 가족들이 정신 차리는 모습을 극대화하려는 설정으로 이해하려 했으나, 벌써 30회다. 시어머니를 감금하는 이휘향의 패륜적 악행은 그렇다치더라도, "벌써 6개월이 지났나요"란 정영숙의 말에 같이 한숨을 쉬게 된다.

지난 6일 방송된 KBS2 주말극 '효심이네 각자도생' 30회에서 태호(하준)가 드디어 각성을 했다고 하나 이야기는 크게 진전된 게 없다. 우연히 효심이와 같은 빌라에 살게된 태호의 할머니 명희(정영숙)가 깊은 한숨을 내쉬며 "여기에 온지 벌써 6월이 됐냐"고 하는데, 이날 회차에서 가장 시청자들의 동감을 불러일으킨 만한 대사다.

그사이 최명희는 며느리에게 협박 전화 몇번 한거 빼놓고는 한 일이 없다. 효심이의 동생들은 여전히 정신을 못차리고 있고, 그나마 진도 뺀게 있다면 각각의 파트너와 관계가 깊어졌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 역시 정신차린 것과는 거리가 멀다. 잘해봤자 여자친구 잘 만나 재벌가의 사위가 됐고(효도), 변호사 여자친구 덕에 시험에 합격할 가능성이 높아진 정도(효준)다.

여기에 설상가상, 가장 뒷목잡게 하는 선순(윤미라)의 공주 시어머니 만행은 끝이 없다. 며느리 희주(임지은)를 노예부리듯 하고, 아들은 언제든 자신이 부르면 달려와야할 존재다. 오죽하면 딸의 성공에 집착해 자신의 인생뿐 아니라 가족 전체를 희생시키는 희주가 불쌍해질까.

80년대도 찾아보기 힘든 선순의 빌런 캐릭터에 한숨이 절로 나오는데, 그나마 남아선호사상 조차(?) 없어서 더 개연성마저 떨어진다. 선순은 아들이 셋이나 있고 심지어 장남은 어엿한 대기업에 다니고 있는데, 모든 것을 효심에게 해결하라고 한다. 딸을 자기 친구, 애인 남편으로 아들보다 더 의지한다. 심지어 딸의 데이트를 반대하며, 경쟁상대로 여길 정도로 심한 집착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뒷목 잡게하는 캐릭터들의 향연 속에서 이야기는 좀처럼 진도를 빼지 못하고 있다. 30회 시청률은 17.5%. 이 추세대로라면 20%대 돌파는 어려워보인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 태호는 효심(유이)의 품안에서 한 서린 눈물을 쏟아냈다. 할머니 명희의 전 간병인의 증언에 따르면, 명희는 3년이나 강원도 별장에 감금됐고, 그를 가둔 큰어머니 숙향(이휘향)과 자주 다퉜다. 그래서 간병인은 명희가 탈출을 하려다 돌아가신 것 같다고 예측했다. 너무나도 충격적인 사실에 태호는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로 무너졌다.

하지만 이대로 주저 앉을 수는 없었다. 자신을 걱정하는 효심을 안심시킨 후 회사로 간 태호는 "태산을 가져야겠다"고 결심했다. 그 첫 번째 단계는 태민(고주원)의 경영 승계를 막는 것. 계열사의 주식 상당량이 태민에게 불법으로 승계된 과정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며 이사회에서 이의를 제기했다. 그리고는 "할머니가 계셨을 때처럼 최소한의 선은 지키는 기업으로 만드는 게 목표"라며 태민을 자극했다.

또한, "큰 어머님 제가 마음에 안 드시죠? 그럼 전 가족에서 빼주시죠"라며 숙향을 도발했다. 이 모든 것이 태산을 제 자리로 돌려놓기 위한 태호의 선전포고였다. 태호의 달라진 태도에 분노한 숙향은 장학재단을 통해 계획해왔던 계략을 가동시키기 위해, 그곳에 심어놓은 직원을 따로 만났다. 앞으로 태호에게 불어닥칠 위기가 감지된 순간이었다.

그 사이, 효심은 여전히 자신을 놓지 못하는 가족들로 인해 상처를 받았다. 효심이 집을 나간 뒤 몸져누운 선순(윤미라)을 병문안 간 며느리 희주가 마주한 건 잔뜩 쌓인 집안일. 설거지와 빨래에 욕실 청소까지 하다 고장 난 샤워기 때문에 물까지 뒤집어쓴 희주에게 선순은 "딸 보다 며느리가 낫다. 너랑 나랑 잘 해보자"며 불을 질렀다. 기함한 희주가 그 길로 찾아간 이는 바로 효심. 딸 루비가 대학 갈 때까지만 혼자서는 인생을 주체하지 못하는 어머니를 돌봐달라며, "제발 돌아와달라" 읍소했다. 효심은 아직도 루비만 생각하며 자신의 희생을 강요하는 희주에게 화가 났다. 그래서 "내 시간, 내 삶도 중요하다. 나도 내 인생 살고 싶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럼에도 아프다고 메시지를 보낸 엄마를 완전히 외면할 수 없었던 효심은 의천빌라로 향했다. 하지만 그 길에서 목격한 건 꽈배기를 사들고 노래를 흥얼거리며 집으로 향하는 엄마 선순이었다. 꾀병인줄은 알았지만, 두 눈으로 그 사실을 확인한 효심은 화가 치밀었다. 그 순간 넘어진 선순이 신세타령을 섞은 노래를 흥얼거리며 일어섰다. 그런 엄마 때문에 짠하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한 복잡한 심경의 효심이었다.

가족 문제로 심란한 효심과 태호는 서로에게 위로가 됐다. 겨울 연인들의 데이트 성지 아이스링크에서 만나 즐거운 한 때를 보낸 것. 효심이 "사실 나 스케이트 못 탄다"고 털어놓으며 무서워하자, 태호는 스케이트 끈을 단단히 묶어주는 것을 시작으로 다정히 손을 잡고 "나만 보고 따라오라"고 리드했다. 그런 태호에게 의지한 채, 한발 한발 내 딛으며 스케이트에 적응하는 효심의 얼굴엔 점점 미소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그러다 두 사람 사이를 지나가던 사람을 피하지 못해 넘어진 효심과 태호. 일어나려는 효심을 꽉 끌어안은 태호는 "아 행복하네. 우리 이거 기억합시다"라며 두 사람의 시간을 가슴에 담았다. 하지만 앞으로 자신이 겪어내야 할 가시밭길을 예감한 듯, 어딘가 의미심장한 눈빛엔 불안한 기운이 서렸다.

'효심이네 각자도생' 31회는 오늘(7일) 일요일 저녁 8시 5분 KBS 2TV에서 방송된다.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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