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스릴러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김용훈 감독, 비에이엔터테인먼트·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작)에서 과거를 지우고 새 인생을 살기 위해 남의 것을 탐하는 연희를 연기한 전도연. 그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에 대한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소네 케이스케 작가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흔들리는 가장, 공무원, 가정이 무너진 주부 등 지극히 평범한 인간들이 절박한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행하는 최악의 선택과 그에 따른 결과를 그린 작품. 영화 속 인물 모두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에 궁지에 몰려서 마지막으로 지푸라기라도 잡은 것일 뿐, 인간의 본성은 악하지 않다는 주제 의식으로 공감을 산 것은 물론 새롭고 독특한 구성, 쉴 틈 없이 몰아치는 전개, 스타일리시한 미장센 등으로 보는 이들의 108분을 사로잡는다. 이렇듯 2월 스크린 기대작으로 등극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지난 2일 폐막한 제49회 로테르담 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Special Jury Award)을 수상하며 연출력을 입증받기도 했다.
이날 전도연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에 앞서 지난해 12월 개봉한 '백두산'(이해준·김병서 감독) 특별출연을 한 것에 "사람들이 계속 나에 대해 연기를 잘 했다고 칭찬해 주길래 극장에 가서 영화를 찾아봤다. 차마 내 눈으로 내 연기를 못 볼 것 같아 계속 안 보고 있다가 '백두산'이 한창 흥행할 때 몰래 가서 봤다. 촬영 때는 너무 짧은 신이라 남의 현장 간 느낌이었다. 뭔가를 장황하게 준비해서 갔다기 보다는 캐릭터 자체가 북한 사투리를 써야해서 북한 사투리 선생님을 한 번 만났다. 사투리 선생님을 너무 초반에 만났는데 정작 촬영은 한참 뒤 시간이 지나서 진행됐다. 처음에는 '내가 왜 이 영화를 한다고 했지' 싶을 정도로 난감했다. 원래 '백두산'의 이해준 감독과 김병서 감독의 친분이 있어서 작품에 잠깐 아르바이트 하듯 출연하기로 했다. 워낙 예뻐하는 감독들이고 호기로 밥 먹다가 '백두산' 이야기가 나오길래 '내가 뭐라도 해줄게'라며 촬영 현장을 갔는데 솔직히 후회했다. 사투리라는 게 워낙 어렵고 내 말투가 아니라서 힘들었다. 나도 이병헌 오빠도 사투리로 대화하느라 '우리가 제대로 대화하는 게 맞아?'라며 불안해 했다. 일단 서로에게 편하게 들리지 않아고 귀에 익숙하지도 않아서 불안했다. 실제로 이병헌 오빠에게 '오빠 말 못 알아듣겠다'고 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