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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크로스', 연예계 성상납-골프채 살인 '선정성 논란'

백지은 기자

입력 2014-04-24 15:42

'골든크로스', 연예계 성상납-골프채 살인 '선정성 논란'


KBS2 새 수목극 '골든크로스'에 대한 선정성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방영된 '골든크로스'에서는 배우지망생인 강하윤(서민지)이 경제기획부 금융정책국장 서동하(정보석)에게 성상납한 뒤 골프채로 맞아죽는 장면이 노출됐다.

연예계의 비리와 살인을 저지르고도 그 죄를 타인에게 전가시키는 상류층의 어두운 면을 폭로하려는 의도였지만 시청자 반응은 냉담하다. 시청자 게시판을 통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해당 장면이 지나치게 자극적이고 구체적으로 묘사됐다는 이유다.

이**는 '방송심의 안 걸린 게 의문'이라며 "골프채로 때려 죽이는 장면을 공영 방송에서 보여주는 건 심하다. 어린 아이들이 볼 수도 있는데 가족이 모이는 주말에 재방송까지 보여준다. 내용을 만들기 위해 딸 같은 어린애를 스폰, 성적 노리개로 이용하고 잔인하게 죽이고 드라마 내용이 심하다. 적어도 내용을 걸러 만들어야 하는 거 아닌가. 잔인하게 죽이는 장면 등은 약하게 표현해도 얼마든지 재밌게 만들 수 있을텐데 내용 예측 가능한 드라마를 자극적으로 보여준다. KBS 질 많이 떨어졌다. 공영 방송의 수준을 지켜달라"고 밝혔다.

또 다른 시청자 이**도 "드라마 보면서 화가 나보기는 오랜만이다. 어떻게 연예인 성관계를 소재로 잡을 생각을 했는지. 지금도 사기성 연예 기획사들이 있지만 아무리 그래도 가족이 시청하는 드라마에서 이런 소재를 잡는다는 건 너무한 것 아닌가. 이런 일을 당한 가족들도 있을텐데 그들이 아파할거란 생각은 안해보셨나. 또 연예인을 꿈꾸는 사람들에게도 충격일거다"고 분개했다.

특히 한 시청자는 "첫 회에는 강하윤이 연예계 데뷔를 위해 서동하에게 성상납 하는 내용이 방송됐다. 2회에서는 강하윤이 부당해고 당한 아버지 강주완(이대연)의 복직을 위해 정보를 모으다 적발돼 서동하에게 골프채로 맞아죽는 내용이 방송됐다. '골든크로스'는 15세 이상 시청 가능한 드라마로 청소년도 시청할 수 있는 드라마다. 청소년에게 성의식과 생명 존중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진 않을까 우려된다. 앞으로의 전개에서는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내용은 지양하고 권력에 맞서는 소시민의 억울함을 해결해 나가는 내용을 바란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KBS 드라마 제작국은 "지난 9,10일 방송된 '골든 크로스' 1,2회분은 이른바 골든크로스라 불리는 비밀권력단체가 한민은행의 불법매각을 위해 주인공 도윤(김강우)의 아버지 강주완을 유혹하지만, 주완이 이를 거절하자 도윤의 여동생 하윤을 죽이고 그 살인죄를 아버지에게 덮어 씌우는 과정이 그려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하윤은 연예인을 시켜준다는 거짓말에 속아 홍콩에서 강제로 서동하 국장과 하룻밤을 보내게 되고, 이에 반항하지만 가족의 생계를 협박하자 자신을 희생하게 됩니다. 1,2부에서 성상납을 연상케 하거나, 골프채를 휘둘러 죽게하는 장면이 청소년들에게 잘못된 성의식과 생명의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지적에 제작진 역시 깊이 동감하고 있으며, 이 같은 부분을 우려하여 제작 과정에 세심한 노력을 기울였습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1부 홍콩호텔에서 하윤과 서동하가 첫 대면하는 장면은 놀란 하윤의 표정과 웃는 서동하의 얼굴을 대비시키는 것으로 짧게 처리했으며, 그 다음날 호텔 장면도 충격 받은 하윤의 표정 위주로 연출했습니다. 이런 방식은 '육체적 성폭행' 사실 여부를 노출시키지 않고, 하윤이 받은 '정신적인 충격' 위주로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2부 골프채 살인 장면의 경우, 권력자 집단의 악마성과 폭력성을 보여주는 장면이기 때문에 그 폭력성에 대한 공감을 불러일으키되, 장면 자체를 직접적이고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은 최대한 지양하고자 했습니다. 그래서 골프채로 하윤을 때리는 것을 직접 보여주는 화면은 최대한 배제하고, 서동하의 광기어린 표정과 그를 둘러싼 가족들의 표정을 교차편집 함으로써 서동하의 분노를 보여주는 방식으로 연출했으며, 액자에 뿌려진 피, 골프채를 휘두르는 손 실루엣, 하윤의 눈 클로즈업 등의 이미지 화면을 활용해 간접적이고 은유적인 방식으로 표현하고자 최대한 노력했습니다"고 변명했다.

또 "본 프로그램의 기획의도나 앞으로의 내용전개상 중요한 장면들이라 그 내용이나 표현 수위에 대해 제작진은 깊이 고심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송된 장면들의 자극성이나 폭력성이 청소년이 보기에 다소 부적절한 사고를 심어줄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제작진은 좀 더 책임감 있고 신중한 자세로 남은 방송분 제작에 심혈을 기울이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결국 '살인'과 '연예인 성상납'이란 자극적인 소재를 최대한 은유적으로 표현하려 했다는 게 KBS 측의 변이다. 그러나 쉽게 납득은 되지 않는다. 소재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는 동문서답이다. 수없이 많은 소재 중에 왜 굳이 논란의 여지가 있는 소재를 선택해야 했는지, 시청자들은 안타깝다.

아무튼 24일 방송되는 '골든크로스' 4회에서는 강하윤 살해사건의 참고인과 담당 검사로 재회하게 된 강도윤과 서이레(이시영)의 모습과 강도윤이 살인자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검사 발령이 보류되자 아들을 위해 진실을 밝히려 하는 강주완의 모습이 그려진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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