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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사 만루서 KK' 김기훈의 강렬한 전역신고, KIA가 기다린 이유 있었네[창원 리포트]

박상경 기자

입력 2022-09-23 21:01

수정 2022-09-23 23:02

'1사 만루서 KK' 김기훈의 강렬한 전역신고, KIA가 기다린 이유 있…
2022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23일 창원NC파크에서 열렸다. 3회말 2사 만루의 위기를 탈출한 KIA 김기훈이 덕아웃에서 환영을 받고 있다. 창원=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2.09.23/

[창원=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강렬한 전역신고였다.



KIA 타이거즈 좌완 김기훈이 23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KBO리그 복귀전을 치렀다. 김기훈은 23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전에서 팀이 1-2로 뒤지던 3회말 1사 만루에서 선발 투수 임기영에 이은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최근 전역해 22일 1군 엔트리에 등록된 김기훈의 등판 여부는 불투명했다. 앞서 "편한 상황에서 내보내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던 KIA 김종국 감독은 23일 NC전을 앞두고 "잔여 경기 일정을 보면 앞으로 편한 상황이 나오긴 쉽지 않을 것 같다"며 "경기 상황과 컨디션에 따라 투입 시점을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역 후 첫 판에서 맞이한 상황은 만루. 그것도 어렵게 9연패를 끊은 팀이 1점차로 뒤진 상황에서 자칫 경기 자체를 내줄 수도 있었던 최대 위기였다. 엄청난 부담감이 마운드를 휘감았다.

김기훈은 NC 닉 마티니와의 승부에서 초구 슬라이더로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잇달아 빠른 공으로 방망이를 이끌어내며 삼진을 잡았다. 전광판에 찍힌 구속은 149㎞. 김기훈은 이어진 노진혁과의 승부에서도 1B2S에서 직구로 삼진을 이끌어내면서 이닝을 마쳤다. 삼진을 확인한 뒤 김기훈은 마운드 뒤로 돌아서 손바닥으로 글러브를 치며 만족감을 드러냈고, 3루측 KIA 벤치 쪽 관중석에선 환호가 터져 나왔다.

4회말에도 마운드에 오른 김기훈은 이명기에 좌전 안타를 내준 뒤 윤형준을 삼진으로 잡았으나, 김주원에 볼넷을 허용하면서 1사 1, 2루 위기에 놓였다. 이어진 박민우와의 승부에서 빗맞은 타구가 적시타가 되는 불운 속에 실점했다. 손아섭을 뜬공 처리한 김기훈은 박건우에 볼넷을 내주며 추가 실점 위기에 몰렸지만, 양의지를 유격수 뜬공으로 잡고 이날 투구를 마무리 했다. 총 투구수 43개, 투구 분석표에 찍인 이날 직구 최고 구속은 150㎞였다.

광주동성고 출신 김기훈은 2019년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KIA 유니폼을 입었다. 뛰어난 구속과 좋은 신체 조건을 갖춘 투수로 기대를 모았다. 데뷔 첫해 1군 19경기 79⅓이닝에서 3승6패, 평균자책점 5.56이었던 김기훈은 이듬해에도 22경기 52이닝을 던졌으나 승리 없이 4패1홀드, 평균자책점 5.37에 그쳤다. 빠른 공은 돋보였으나 제구 불안이 발목을 잡았다. 상무에 합격해 병역 의무를 시작한 김기훈은 지난해 퓨처스리그 13경기서 4승2패, 평균자책점 4.15로 성장세를 증명했다. 올해도 좋은 활약을 펼친 끝에 퓨처스(2군) 올스타에 선정돼 선발 등판, 3이닝 퍼펙트 피칭의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었던 복귀전에서 상무에서 갈고 닦은 실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창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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