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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캠프인터뷰]여전히 배고픈 KT 강백호 "나는 더 성장하고 싶다"

박상경 기자

입력 2020-02-05 06:23

여전히 배고픈 KT 강백호 "나는 더 성장하고 싶다"
◇KT 강백호가 5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의 키노 스포츠콤플렉스에서 진행된 스프링캠프 훈련에서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있다. 투손(미국 애리조나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투손(미국 애리조나주)=박상경 기자]'압도적 신인왕', '괴물', '천재 타자'.



데뷔 3년차 선수인 KT 위즈 강백호(21)를 논할 때마다 빠지지 않는 수식어다. 고교 시절부터 천재성으로 야구계의 주목을 한몸에 받았던 그는 데뷔 시즌부터 29홈런을 치면서 '예상대로' 신인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공인구 반발력 변화로 투고타저 시즌에 접어든 지난해 추풍낙엽처럼 쓰러진 타자들을 뒤로 하고 3할 타율에 진입하는 괴력을 선보였다. 이제 프로 데뷔 후 세 번째 시즌에 접어드는 강백호가 과연 어떻게 진화할 지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여전히 성장에 목마른 천재

5일(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의 키노 스포츠콤플렉스에서 진행된 KT 스프링캠프 훈련을 마친 강백호는 "훈련 페이스에 잘 맞추려 열심히 하고 있다. 시차 적응도 완료됐다. 잘 적응 중"이라고 말했다. 비시즌기간 서울에 따로 숙소를 얻어 개인 훈련을 소화했던 그는 "새롭게 준비해보고 싶었다. 자립을 해보고 싶었다. 매일 같은 환경에서 지내다보면 나태해질 것 같더라"며 "가동범위를 늘리기 위해 코어운동, 필라테스 등에 주력했는데 효과가 괜찮은 것 같다. 스프링캠프 합류 뒤 감독님과 코칭스태프, 단장님 모두 잘 준비해 온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더라"고 덧붙였다.

KT 이강철 감독은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올 시즌 강백호의 세 자릿수 타점 달성에 대한 바람을 나타냈다. 뛰어난 타격 생산 능력을 갖췄지만, 팀 득점과 연결되는 타점에서 드러났던 아쉬움을 극복한다면, 올 시즌 목표로 두고 있는 5강 진입은 좀 더 수월해질 것이라는 계산. 이에 대해 강백호는 "지난 두 시즌 간의 경험을 토대로 한 단계 더 성장하고 싶다. 감독님 말씀처럼 득점권에서 (안타를) 더 잘 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그는 "그동안 내가 막히면 (유)한준 선배가 항상 해결을 해줬다. 찬스 상황에서 성급하게 배트가 나간 부분도 있다"며 "앞으로 우리 팀이 강해지기 위해선 내가 찬스에서 미루기보다 해결할 줄 알아야 한다. 냉정해질 필요도 있다. 내가 그런 바람대로 이뤄낸다면 우리 팀은 더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태극마크의 추억

범상치 않은 두 시즌을 보낸 강백호지만, 2019시즌은 좀 더 각별한 기억으로 남았던 느낌이다. 태극마크를 짊어지고 나선 프리미어12의 추억은 여전히 강렬하다. 강백호도 "지난해 가장 큰 소득은 국제대회 경험이다.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부분이 많다. 야구-품성 모두 훌륭한 선배들과 함께 했다. 그 경험을 올 시즌 잘 활용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새롭게 눈을 뜬 부분도 있다. 강백호는 "대표팀 생활 중 많은 조언을 들었다. 특히 박건우, 민병헌, 김현수, 이정후 등 외야수들에게 많이 물어보고 배웠고, 좋은 말씀도 들었다"며 "야구를 재미있게 하는데 주력해왔지만, 나도 사람인지라 긴장되고 두려울 때가 있다. 일본과의 준결승전을 앞두고 그랬다. 그런데 (차)우찬 선배가 '내일 어떤 일이 일어날 지 모른다. 오늘 최선을 다하고 즐기며 후회가 없어야 한다. 타석 끝난 뒤 후회하지 말고 한 타석에 모두 쏟아부으라'는 이야기를 하시더라. 큰 자신감을 얻게 됐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태극마크를 다는 건 값진 경험이었다. 다시 경험해보고 싶은 순간이다. 다시 기회가 온다면 기대에 걸맞은 선수가 되야 한다"고 다짐했다.

▶반드시 이룰 비원의 가을야구

지난 두 시즌간의 강백호는 '자신감 넘치는 선수'라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뛰어난 실력이 있었기에 얻을 수 있는 평가였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런 강백호의 자신감이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시선도 있다.

강백호는 "내가 부담감을 갖고 있어야 이런 부분(관심)도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는 "부담감은 결국 나를 향한 기대다. 기대를 받는 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라며 "하지만 부담감에 너무 매몰되면 스트레스가 된다. 남들의 시선만 신경 쓰다 보면 내가 주눅이 드는 것 같다.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순 없지만, 야구를 할 때 만큼은 그렇지 않으려 한다"고 덧붙였다.

KT는 지난 시즌 막판까지 피나는 5강 경쟁을 펼쳤지만, 가을야구행 티켓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올 시즌 목표는 창단 첫 5강 진입. 성공 가도를 달려왔지만 '원팀의 환희'를 느껴보지 못한 강백호의 갈망과도 맞닿아 있다. 강백호는 "가을야구를 너무 하고 싶어 지난해 한국시리즈 1, 3차전을 현장에서 지켜보기도 했다"며 "포스트시즌행 좌절에 아쉬움이 컸다. 올해는 꼭 해보고 싶다. 우리 팀원 모두가 생각하는 부분이다. 올해는 분명히 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자신 있다"고 강조했다.

투손(미국 애리조나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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