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의 불펜진은 포스트시즌 상승세를 이끌었다. 맞춤 전략으로 움직인 불펜 투수들은 '전원 필승조'와 같았다. 파격이었다. 불펜 평균자책점 1위(3.41) 팀답게 등판하는 투수들마다 제 몫을 해냈다. 한국시리즈 운영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선발이 일찍 내려간 상황에서 여러 투수들을 기용하면서 팽팽한 승부를 만들었다.
그 과정에서 시즌 내내 추격조 역할을 맡았던 투수들의 활약이 컸다. 23일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선발 이승호(5⅓이닝 2실점)에 이어 필승 카드 조상우가 등판해 위기를 넘겼다. 이어 양 현이 1이닝을 삼자범퇴로 막았다. 8회 등판한 베테랑 김상수가 안타와 볼넷으로 흔들리자, 키움은 좌완 이영준을 투입했다. 이영준은 한국시리즈 두 번째 등판답지 않게 정확한 제구와 강력한 구위로 중심 타자 김재환과 오재일을 압도했다. 삼진 2개로 위기 탈출. 2점의 리드를 지켜냈다. 하지만 9회말 등판한 오주원과 한현희가 나란히 무너졌다.
설상가상으로 안우진은 허리가 좋지 않다. 이번 포스트시즌 불펜진에서 핵심은 조상우와 안우진이었다. 정규 시즌 선발 등판했던 안우진은 불펜으로 가을야구를 준비했다. 실제로 위기 상황에서 소방수 역할을 했다. 그러나 허리 통증으로 2차전 등판이 불발됐다. 갑작스러운 이탈과 함께 키움의 불펜 운영도 꼬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