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전 사인회는 물론이고, 경기를 펼치기 위해 그라운드에 나온 선수들도 팬들에게 먼저 사인을 해주고 나서 경기에 임할 정도다. 이름도 모를 연예인들의 마구잡이 시구 행사도 없다. SK는 팬들과 지역 사회 시민들이 직접 그라운드에 나서 시구를 펼칠 기회를 부여한다. 경기를 앞두고 시합에 신경을 써야 할 감독도 경기 전 직접 그라운드에 나와 팬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팬 퍼스트' 야구를 직접 실행한다.
SK 선수들은 사인을 아까워하지 않는다. 수많은 팬 이벤트 가운데 사인은 하나일 뿐이다. 사실 선수들 개개인에 따라 숫기 없는 내성적인 선수들은 다가오는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사인은 팬들과 소통하는 기본 중에 기본이다. 야구만 잘하면 그뿐이다 생각하는 선수들도 있겠지만 야구팬을 위한 서비스는 아껴서는 안된다.
야구인들은 올 시즌 KBO리그가 위기라고 말한다. 관중 감소, 떨어진 경기력, 인기 구단의 성적 저하 등등. 모두들 야구를 걱정하고 있지만 문제 해결이 쉽지 않다. 2000년 초반 프로야구는 암흑기였다. 하지만,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신화,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이후 프로야구 인기는 다시 살아났다. 남녀노소 수많은 야구팬들이 프로야구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프로야구는 또다시 전성기를 누렸다. 2007년 이후 프로야구는 10여 년간 승승장구했다. 관중 흥행 곡선은 계속 상승했으며 800만 관중 시대까지 열었다. 하지만,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이후 각종 악재들이 끊임없이 발생하며 야구팬들을 실망시켰다. 프로야구 선수들에게 실망하는 팬들이 늘어났다. 높아진 야구선수들의 위상만큼 팬들은 보상받지 못했다. 선수들은 노력하는 모습이라도 보여줘야 했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