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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vs 넥센 미디어데이는 선전포고의 무대였다

류동혁 기자

입력 2015-10-09 16:16

두산 vs 넥센 미디어데이는 선전포고의 무대였다
2015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넥센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미디어데이가 9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넥센 염경엽 감독과 조상우, 서건창, 두산 김태형 감독과 김현수, 유희관이 준플레이오프가 몇차전까지 갈 것 같냐는 질문에 손가락을 펴 대답하고 있다. 넥센과 두산의 준플레이오프는 5전 3선승제로 치러진다. 10일 잠실구장에서 1차전이 열린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5.10.09/

보이지 않는 전쟁이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혈투를 벌일 두산과 넥센.



9일 잠실야구장에서 두산 김태형 감독과 김현수 유희관, 넥센 염경엽 감독과 서건창 조상우가 등장했다. 포스트 시즌 준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그들은 양보가 없었다.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유쾌하게 미디어데이를 이끌었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신경전도 여러차례 있었다.

선공은 넥센이 날렸다. 단골 질문이 처음에 나왔다. '준플레이오프가 몇 차전에서 끝나겠냐를 손가락으로 표시해 달라'고 했다.

양팀 사령탑과 두산 김현수 유희관은 손가락 4개를 폈다. 4차전까지 간다는 의미. 무난했다. 하지만 넥센의 조상우와 서건창은 손가락 3개를 과감히 폈다. 넥센이 3전 전승으로 승리한다는 의미였다.

여기에 대해 서건창은 "2년 전 5차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패한 기억이 있다. 때문에 이번에는 철저하게 이기겠다는 의미"라고 했다.

그러자 두산 김태형 감독이 '공격'을 감행했다. '넥센과 SK의 와일드카드 경기가 어땠냐'는 질문에 "1차전에 끝나서 기분이 좋진 않았다"고 했다. 곧바로 "염경엽 감독은 역시 운이 좋은 감독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SK와의 연장 혈투 끝에 SK의 결정적 내야 실책으로 운 좋게 승리를 거뒀다는 의미였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정공법을 택했다. 조곤조곤 두산의 약점에 대해 말했다. 그는 두산의 공략법에 대해 "어린 선수들이 불펜의 주축이다. 결국 두산의 약한 불펜을 공략해야 한다"고 했다. 올 시즌 내내 두산은 약한 뒷문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이 부분을 가감없이 찔렀다.

그러자 두산 김태형 감독은 "선발진을 공략하는 게 우리의 과제"라고 했다. 넥센은 포스트 시즌에서 마땅한 4선발이 없다. 1차전 선발인 양 훈 역시 시즌 막판 좋은 모습을 보였다. 경험이 부족하다. 결국 넥센은 밴 헤켄과 피어밴드 외에는 믿을 만한 선발진이 없다.

김 감독은 한 술 더 떠 "조상우가 걱정된다"고 했다. 와일드카드 1차전에서 조상우는 3이닝동안 49개의 공을 던졌다. 투구수가 많았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1차전에서 꼭 승리를 거둬야 하는 넥센이었다.

이런 딜레마를 김 감독이 지적했다. 그는 "어린 선수가 감독이 던지라면 던져야 한다. 하지만 후유증이 있다. 미래가 걱정된다"고 했다. 미디어데이에서 웃음 데시벨이 가장 높았던 순간이었다.

두산 유희관도 빠지지 않았다. 그는 "2년 전 박병호에게 했던 것처럼 '디스'를 해야 하는데, 착한 선수들만 나와서 그럴 수 없다"고 했다. 미디어데이 참석하기에는 약한 카드라는 의미다.

그는 서건창에게 약했다. 올 시즌 맞대결에서 7타수 4안타를 기록했다. 유희관은 여유로웠다. 그는 "2014년에는 7타수 6안타였다. 덜 맞았기 때문에 괜찮다"고 했다. 그러자 서건창은 "좀 더 많이 만났어야 했는데"라며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 나한테 잘해주면 밥을 살 생각이 있다"고 했다. 그렇게 미디어데이는 끝났다 시종일관 보이진 않지만, 날카로운 입담과 신경전이 오갔다.

두 팀은 2013년 준플레이오프에서 5차전 혈투를 펼쳤다. 올 시즌에도 시즌 끝까지 처절한 3위 싸움을 했다. 두 팀 모두 양보는 없다. 양팀 선수들 모두 "이번에는 전쟁"이라고 했다. 미디어데이는 선전포고의 무대였다. 잠실=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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