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이종운 감독은 최근 kt 위즈에서 데려온 이성민만 생각하면 흐뭇하다. 이성민이 팀에 합류하고, 필승조로 자리를 잡으며 경기 운용이 매우 수월해졌기 때문. 21일 KIA 타이거즈전을 보자. 잘던지던 송승준이 3-2로 1점 앞서던 7회초 2사 후 강한울에게 2루타를 맞았다. 부상 회복 후 모처럼만에 등판. 이 때 이 감독은 지체없이 투수를 이성민으로 교체했다. 타석에는 좌타자 김원섭이었지만 좌-우 놀이같은 건 없었다. 최고의 믿을맨 이성민이기 때문. 이성민은 김원섭을 처리하고 8회까지 막아냈다. 그 사이 롯데는 문규현의 쐐기포가 터졌고, 9회 마무리 심수창이 경기를 매조지했다.
19일 KIA 3연전 첫 번째 경기에서도 1이닝 3탈삼진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이성민이 나오는 경기는 롯데 승리 경기라는 공식이 만들어지고 있다. 다시 말해, 이제 이 감독도 계산 속에 자신의 야구를 할 수 있게 됐다는 뜻이다. 롯데는 시즌 초반 불펜 붕괴로 애를 먹었다. 마무리 김승회가 무너지자 다른 불펜투수들에까지 악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1~2이닝을 확실히 막아줄 수 있는 이성민의 등장이 롯데 불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성민의 가세로 부담을 던 필승조 김성배도 덩달아 컨디션이 올라가고 있다. 마무리 심수창 역시 더욱 편안한 조건에서 마무리 적응을 할 수 있다.
롯데 마운드가 체계가 잡혀간다. 송승준이 부상에서 돌아오고 김승회가 선발로 정착한다. 여기에 구승민, 박진형 등 신예 투수들이 1군 경기에서 가능성을 보였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불펜 틀이 확실히 잡히고 있다. 이성민-김성배-심수창 필승조에 좌완 베테랑 이명우-강영식이 있다. 경기 중반을 책임질 홍성민에 전천후 스윙맨 이정민의 존재도 든든하다. 2011, 2012년 양승호 전 감독이 이끄는 시절 강력한 불펜 야구의 힘을 다시 볼 수 있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