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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 1위 10홈런인데 고작 14타점, 트라웃은 오타니가 떠난 이유 10년째 체감中[스조산책 MLB]

노재형 기자

입력 2024-04-29 19:24

수정 2024-04-29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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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 1위 10홈런인데 고작 14타점, 트라웃은 오타니가 떠난 이유 10…
LA 에인절스 마이크 트라웃이 지난 9일(한국시각) 탬파베이 레인스전에서 1회말 테일러 워드의 적시타 때 홈을 밟고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이하 한국시각) '원맨팀으로 되돌아온 마이크 트라웃'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오타니 쇼헤이와 6년 동안 스포트라이트를 나눠 받은 트라웃이 이후 다시 에인절스의 외로운 스타로 뛰고 있다. 팀은 여전히 개선의 징후를 보여주지 못한다'고 했다.



이어 WSJ은 '지난 주 트라웃은 메이저리그 전체 1위인 10홈런을 터뜨렸음에도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패하면서 더그아웃에서 속수무책으로 서 있었다'며 '또다시 그는 플레이오프에 나갈 가능성이 희박한 팀을 위해 열심히 뛰는 자신을 발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에인절스의 현주소를 말함이다.

트라웃이 10번째 대포를 터뜨린 것은 지난 25일 볼티모어와의 홈경기다. 당시 에인절스는 0-6으로 뒤진 6회말 1사후 트라웃이 좌측으로 솔로홈런을 날려 추격의 고삐를 쥐었다. 이어 테일러 워드의 투런포가 이어져 3-6으로 점수차를 좁혔다. 그러나 결국 전세를 뒤집지 못하고 5대6으로 무릎을 꿇었다.

에인절스는 이후 29일 미네소타 트윈스전까지 4연패의 늪에 빠졌다. 이날은 에이스 역할을 하는 리드 디트머스가 5이닝 9안타 5실점으로 부진한데다 세 번째 투수 루이스 가르시아가 4-5로 한 점차 뒤진 7회 4실점하면서 분위기가 넘어갔다. 전날 16실점한 에인절스 마운드는 이날은 11실점을 했다.

10승18패를 마크한 에이절스는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4위에 처져 있다. 팬그래프스는 에인절스의 플레이오프 확률을 4.0%로 제시하고 있다. 올해도 불가능에 가깝다고 보는 것이다.

투타 지표가 엉망이다. 그나마 타선은 봐 줄 만하다. 팀 타율(0.237) 20위, 팀 OPS(0.683) 19위, 평균 득점(4.25) 18위다. 득점의 경우 같은 지구 5팀 중 3위이니 집중력을 조금만 더 올리면 된다.

하지만 마운드는 붕괴 수준이다. 팀 평균자책점은 5.01로 전체 28위다. 선발 평균자책점은 4.61로 22위, 불펜 평균자책점은 5.55로 29위다.

디트머스와 타일러 앤더슨(2승3패, 1.78)을 제외한 나머지 선발진이 불안하고, 불펜의 핵으로 지목된 가르시아(2홀드, 6.55), 호세 시스네로(1홀드, 7.07)의 난조가 이어지고 있다. 좌완 불펜 호세 수아레즈는 최근 2경기서 2이닝 동안 7실점했다.

지는 날이 많으니 마무리 카를로스 에스테베스(4세이브, 2.57)는 등판 기회가 거의 없다. 에스테베스는 지난 24일 볼티모어전서 1이닝 무안타 무실점으로 7대4 승리를 지킨 뒤 5일째 개장휴업했다.

타선도 집중력을 더욱 높여야 한다. 트라웃은 홈런 10개를 치고도 타점은 14개에 불과하다. 솔로홈런이 8개다. 트라웃 본인조차 득점권 타율이 0.125(24타수 3안타)에 불과하다. 내셔널리그(NL) 홈런 1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마르셀 오수나가 9홈런 중 득점권에서 5홈런을 때린 것과 비교된다. 오수나의 득점권 타율은 0.417(36타수 15안타)로 절정의 클러치 히팅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단순히 트라웃 책임 만은 아니다. 주변 타자들이 강력하지 못하니 트라웃에 견제가 집중된다. 치기 좋은 공을 맞기 어렵다. 볼넷은 15개, 삼진은 26개다. 유인구가 많으면 밸런스가 흔들리고 조급해질 수밖에 없다. 트라웃의 타율 0.226이 이를 말해준다.

오타니가 떠나면서 예견된 일이다. 지나간 시즌들이지만, 오타니가 2021~2023년 투타 겸업으로 전성기를 구가할 때 트라웃은 매년 부상 때문에 전체 일정의 절반도 출전하지 못했다. 에인절스 구단은 오타니-트라웃 쌍포를 제대로 가동하지 못한 셈이다.

오타니는 막강 전력의 LA 다저스에서 여전히 슈퍼스타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타율 0.336, 7홈런, 18타점, 24득점, OPS 1.038을 기록 중이다. 오타니도 득점권 타율이 0.176(34타수 6홈런)으로 형편 없지만, 주변에 파워풀한 타자들이 즐비하니 전체 타선에 별 영향이 없다. 무키 베츠, 프레디 프리먼, 윌 스미스,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등이 돌아가면서 때려 준다.

트라웃은 벌써 5개의 도루를 성공했다. 올해는 많이 뛴다고 했는데, 2019년 이후 벌써 시즌 최다 기록이다.

트라웃은 최근 ESPN 인터뷰에서 "내가 원하는 것, 내 아내와 가족이 원하는 게 뭔지를 생각했다. 전체적으로 밖에서 바라보는 시각이 나에게는 조금도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했다. 지난 겨울 트레이드 소문에 대한 솔직한 입장이라고 했다. 에인절스에 올인하겠다는 뜻이다. 그는 어릴 적 우상 뉴욕 양키스 데릭 지터처럼 에인절스에 은퇴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트라웃은 지난 2019년 봄 12년 4억2650만달러에 연장계약을 할 때 "지터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것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라도 내 마음 속에 있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트라웃의 계약은 2030년까지다. 그의 나이 39세가 되는 시즌이다. 7시즌이 남았다.

트라웃은 올해 다시 혼자 뛰고 달린다. 그렇지만 오타니가 에인절스를 떠나려 했던 이유를 트라웃은 마지막 가을야구을 했던 2014년 이후로 10년째 체감하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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