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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훈인터뷰] 김현석 충남아산 신임감독의 포부 "너무나 갈망했던 자리, 바람을 일으켜보겠다"

이원만 기자

입력 2024-01-24 10:09

수정 2024-01-24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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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석 충남아산 신임감독의 포부 "너무나 갈망했던 자리, 바람을 일으켜…
23일 서귀포 빠레브 호텔에서 진행된 2024 K리그 동계 전지훈련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김현석 충남아산 감독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서귀포=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프로축구와 K리그2의 전환점을 만들어보고 싶다. 바람을 한번 일으켜보겠다."



'축구계의 호인'답게 환하게 웃는 얼굴로 감독부임 후 첫 공식 석상에 나선 김현석(57) 충남아산FC 감독이 나직하지만 힘이 실린 목소리로 팀을 이끄는 철학과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김 감독은 현재 제주도 서귀포에서 1차 전지훈련을 진행중이다. 선수들과 오랜만에 같이 운동장에서 에너지를 발산해서인지 과거 구단 사무국장 시절에 비해 한결 날렵해진 턱선을 되찾았다. 김 감독은 "역시 나는 이 옷(운동복)이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요 며칠 신나서 뛰어다녔더니 종아리는 좀 아픈데, 그래도 기분은 좋습니다"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23일 오후 제주 서귀포 빠레브 호텔에서 열린 'K리그1 2024 동계훈련 미디어캠프 기자회견'에서 감독 부임 후 첫 공식 인터뷰를 진행했다. 현역시절 'K리그 최고의 골잡이'라는 칭호를 받았고, 현역 은퇴 이후에도 프로팀 코치, 고교·대학팀 감독 등을 거치며 지도자로서의 역량도 입증했지만, 막상 프로팀 감독 지휘봉을 잡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한동안 축구행정가로 변신해 충남아산에서 2년간(2022~2023) 사무국장을 맡기도 했다. 40대 감독이 즐비한 K리그 무대에서 50대 후반에 처음 감독으로 데뷔한 것이다. 50대 후반이 사회적으로 볼 때 늦은 나이는 아니다. 하지만 프로축구 감독들의 연령대가 급격히 낮아지면서 상대적으로 김 감독은 데뷔하자마자 '노장' 감독 축에 들게 됐다.

그는 "솔직히 말씀드리면 굉장히 오래 기다렸고, 너무나 갈망했던 자리다. 여기까지 오기까지 힘들었던 시기도 있었고. 늦게 감독이 됐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그간 준비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며 감독 데뷔 소감을 밝혔다.

이어 김 감독은 "올 시즌은 충남아산이 그전보다 변화된 모습으로 프로축구와 K리그2의 전환점을 만들 수 있게 하고 싶다는 바람이 있다. 처음 K리그 감독을 맡게된 만큼 바람을 한번 일으켜보고 싶은 마음이다. 잘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다"고 첫 프로시즌에 임하는 각오를 내보였다.

울산 현대(울산 HD 전신)의 '레전드'로 화려한 현역시절을 보냈던 김 감독은 길었던 '감독 데뷔 준비과정'이 자신에게 큰 가르침을 줬다고 밝혔다. 그는 "은퇴 직후 코치를 했을 때 내가 실수를 했다. 은퇴 직후니까 피지컬이나 기술은 현역과 마찬가지였는데, 2군 선수들을 가르치면서 내가 앞장서서 슛을 보여주고, 기술을 펼치며 '이게 왜 안돼?'라고 했었다. 나중에 한 선수가 팀을 떠나며 '앞으로 그러지 마시라'고 충언을 했다. 그때 큰 깨달음이 있었다"며 "나는 선수들과 같이 맞춰가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 선수들과 공동체라고 생각하면서 계속 소통을 하려고 한다"며 '스타플레이어'의 옷을 벗고, '소통형 감독'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어진 충남아산 사무국장 경험 또한 현재 감독직을 수행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현재 프론트 직원들과 전부 2년간 함께 동고동락했으니까 누구보다 서로를 잘 알고 있다. 그렇게 소통을 잘 해왔으니 현장에서도 즉각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런 면에서는 같은 팀에서 행정가로 근무하고, 감독이 되는 게 큰 장점처럼 생각된다"면서 "이 자리에 오기까지 심적으로 많이 흔들리기도 했고, 한때는 축구를 떠날 생각까지도 했었다. 한편으로는 '나이가 있다고 못하는 건 아니다. 꾸준하게 준비하면서 기다려보자'라며 스스로를 다잡아왔다. 그렇게 감독 자리에 오르고 보니 이제야 비로소 내게 맞는 옷을 입은 것 같다. 선수들에게 인정받고, 축구팬들에게도 '김현석이 감독도 잘 하는구나'하는 평가를 받고 싶다"고 다짐했다.

김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의 색깔은 명확하다. K리그 득점왕 출신 레전드 플레이어 답게 화끈한 공격축구를 지향하겠다고 선언했다. 김 감독은 "전임 감독이 워낙 잘 해왔지만, 나 또한 내 색깔을 팀에 입혀 잘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내가 공격수 출신이기 때문에 공격 지향적인 축구를 하길 원한다. 한 골 먹으면 두 골 넣는 스타일을 만들고 있다. 공수에서 빠른 템포를 유지하고 싶다"면서 "이를 위해 선수 구성도 많이 바꿨다. 외국인 선수도 전부 실력있는 공격수로 채웠다. 정말 심혈을 많이 기울였다. 훈련을 통해 호흡을 잘 맞춘다면 작년보다 훨씬 많은 득점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플레이오프 진출을 목표로 열심히 팀을 만들어보겠다"고 올 시즌 목표를 밝혔다.

서귀포=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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