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카타르아시안컵 열기가 뜨겁다. 태극전사들은 카타르 도하에서 67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 중이다. 클린스만호가 조별리그를 치를 때마다 많은 한국 팬들이 경기장을 찾고 있다. 그중에는 손에 태극기 들고 대표팀 유니폼으로 멋을 낸 여성팬들이 수두룩하다. 손흥민(32·토트넘) 이강인(23·파리생제르맹) 등 유럽파 선수들의 소속 클럽 유니폼을 입고 해당 선수들을 응원하는 여성팬들도 있다. 현지 TV 중계 카메라들도 여성팬들을 유독 자주 클로즈업한다.
스포츠조선은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2022년부터 작년까지의 A매치 입장권 예매 현황을 분석했다. 그 결과, 코로나19 시기였던 2022년과 팬데믹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2023년에 A매치 시장에 큰 변화가 찾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물론 그 사이에는 카타르월드컵 원정 16강이란 큰 결실도 있었다. 코로나로 직격탄을 맞았던 관중 흥행이 2023년부터 폭발적으로 성장했고, 여성의 비율이 남성을 넘어섰다. 일례로 카타르월드컵 직전이었던 2022년 9월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던 한국-카메룬전(친선경기)을 살펴보면 당시 입장권 예매 비율은 남성 52%, 법인 등(24%) 여성(24%) 순이었다. 남성이 8252명으로 여성(3816명) 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그런데 카타르월드컵을 성공적으로 마친 후 클린스만 감독의 첫 경기였던 콜롬비아전(3월 24일)에서 성별 예매 비율이 처음 뒤집어졌다. 그 경기는 울산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카메룬전과 동일한 장소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3월 28일 열린 우루과이전을 비교해보자. 우루과이전 전체 입장 관중은 6만3952명으로 거의 매진이라고 봐야 한다. 당시 여성의 예매 비율이 50%였고, 남성은 37%, 법인 등은 13%로 집계됐다. 6개월전 카메룬전과 비교하면 여성은 25%포인트 늘어났고, 남성은 15%포인트 감소했다. 이후 지난해 6월 벌어진 페루전(부산), 엘살바도르전(대전), 10월 튀니지전(서울), 베트남전(수원)에서도 여성이 남성을 계속 앞섰다. 특히 지난 11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싱가포르전(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에선 여성의 예매 비율이 58%로 남성(33%)보다 무려 25%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3월에 비해 성별 예매 차이가 더 벌어졌다. 예매자와 입장 관중이 100% 일치하는 건 아니지만 시장 흐름에 변화가 있는 건 분명하다.
대한축구협회 이정섭 마케팅팀장은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협회는 여성들의 적극적인 A매치 참여를 주목하고 있다. 마케팅 측면에서 매우 놀라운 변화이고 A매치의 가치를 더 높일 수 있는 기회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여성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끌어내기 위한 다양한 노력과 마케팅적인 접근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