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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시오 기자 양반, 내가 부상이라면 부상이야" 다이어 이적설 잡아 뗀 포스테코글루, 몰랐으면 직무유기 + 알았으면 거짓말쟁이

한동훈 기자

입력 2024-01-06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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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시오 기자 양반, 내가 부상이라면 부상이야" 다이어 이적설 잡아 뗀…
로이터연합뉴스

[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몰랐으면 직무유기, 알았으면 거짓말쟁이다.



토트넘 홋스퍼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기자회견에서 취재진과 신경전을 벌였다. 에릭 다이어 이적설이 문제였다. 이미 파다하게 소문이 퍼졌는데 포스테코글루는 마치 금시초문이라는 듯이 반응했다.

영국 언론 '풋볼런던'은 6일(한국시각) 토트넘과 번리의 2023~2024시즌 FA컵 3라운드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 전문을 공개했다. 토트넘은 1대0으로 이겨 32강에 진출했다. 포스테코글루는 썩 기분이 좋지 않아 보였다.

먼저 경기 전 다이어가 바이에른 뮌헨으로 간다는 뉴스가 나왔다. 이적시장에 정통한 축구전문가 파브리지오 로마노가 SNS를 통해 '다이어가 바이에른과 합의했다. 오늘 토트넘 스쿼드에 들어가지 않는다. 바이에른은 최종 결정을 기다린다. 토트넘은 드라구신과 협상을 이어가는 중이다'라고 알렸다.

실제로 다이어는 스쿼드에서 제외됐다.

토트넘은 1월 이적시장에서 가장 급하게 보강해야 할 포지션이 센터백이다. 포스테코글루는 다이어를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 주전 중앙수비수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미키 반더벤이 모두 다쳤을 때에도 다이어를 쓰지 않았다. 심지어 윙백인 벤 데이비스와 에메르송 로얄을 센터백에 세우면서도 다이어를 외면했다. 다이어를 팔고 제노아의 루마니아 수비수 라두 드라구신을 데리고 올 모양이다.

아무튼 토트넘이 물밑에서 움직이는 내용이 맞든 틀리든 SNS를 통해 공개됐으니 달가울 리는 없다.

경기가 끝난 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 질문을 결국 마주했다. 풋볼런던이 밝힌 일문일답은 다음과 같다.

-다이어가 부상으로 빠졌다고 했어요. 맞습니까?

▶네 그는 부상입니다.

-정확히 어떤 종류의 부상입니까?

▶그저 컨디션이 좋지 않았고 훈련에 참가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바이레은 뮌헨과 연관된 내용은 없네요, 우린 합의가 됐다고 들었는데...

▶별개의 문제입니다만 내 진실성을 의심하지는 마세요. 내가 부상이라고 말했으면 부상입니다. 어제 훈련도 하지 않았습니다. 영상도 보여드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혹시..

▶모릅니다. 다쳤다고 물어본다면 그가 다쳤습니다. 다른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내 레이더에는 잡히지 않았습니다. 나는 들은 이야기가 없습니다. 만약 어떤 일이 생긴다면 분명히 듣게 되겠지만 지난 24시간 동안 우리는 경기에 출전 가능한 선수들에게 집중했습니다.

포스테코글루는 자신의 진실성을 믿어달라고 했지만 도저히 의심을 거둘 수가 없는 상황이다. 로마노는 SNS 팔로워만 2000만명에 육박한다. 그의 게시물은 사실상 '공식 발표'나 다름없는 공신력을 자랑한다.

로마노는 경기 시작 약 40분 전에 다이어 이적설을 터뜨렸다. 포스테코글루가 직접 확인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클럽에서 체크가 가능하다. 보고 체계를 통해 포스테코글루까지 전달하는 일은 매우 쉽다. 이 조차도 이루어지지 않아서 진짜 몰랐다고 한다면 토트넘은 시스템도 갖춰지지 않은 삼류클럽인 셈이다.

반대로 포스테코글루가 알면서도 모르쇠로 일관했다면 이 역시 트집을 잡힐 일이다. '확인 되지 않은 사항이라 말씀드릴 수 없다'라고 정중히 거절할 수 있는 일을 굳이 모른다고 날을 세운 이유가 궁금하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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