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SC인터뷰] "데뷔 18년만 첫 연기상"…'고거전' 지승현이 풀어낸 숙제(종합)

안소윤 기자

입력 2024-01-11 09:57

more
 "데뷔 18년만 첫 연기상"…'고거전' 지승현이 풀어낸 숙제(종합)
사진 제공=빅웨일엔터테인먼트

[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배우 지승현에 '고려거란전쟁'은 새로운 도전이자 숙제였다. 데뷔 18년 만에 자신의 인생캐릭터를 만났다고 자부하며 그간 노력의 과정들이 헛되지 않았음을 느꼈다.



공영방송 50주년 특별 기획 KBS2 대하드라마 '고려거란전쟁'은 관용의 리더십으로 고려를 하나로 모아 거란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고려의 황제 현종과 그의 정치 스승이자 고려군 총사령관이었던 강감찬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지승현은 극 중 고려의 숨겨진 영웅 양규 장군을 연기했다.

지난 7일 방송된 '고려거란전쟁' 16회에서는 고려에 목숨 바친 양규 장군의 최후 전투가 그려졌다. 방영 이후 스포츠조선과 만난 지승현은 "제 생일날 마지막 신 촬영을 해서 운명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감독님이 '생일 전엔 꼭 마지막 촬영을 끝내주겠다'고 하셨는데, 결국 약속을 못 지키셨다(웃음). 오히려 촬영이 밀렸기 때문에 그림적으로도 더 좋았던 것 같다"며 "'고려거란전쟁' 덕분에 너무나 뜻깊은 생일을 맞이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특히 1막의 대미를 완벽하게 장식하며 "양규의 라스트 댄스"라는 호평을 얻기도 했다. 이에 지승현은 "연출과 촬영, 연기가 삼박자 잘 어우러진 느낌"이라며 "제가 출연한 작품이라, 이렇게까지 말하면 쑥스럽지만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사극의 액션이지 않았나 싶다. 스턴트 분들부터 보조 출연자 분들까지 모두 고생하셨는데, 장면이 잘 나와서 좋았다"고 만족해했다.

또 작품의 인기를 실감하는지 묻자, 지승현은 "'고려거란전쟁'이 대하사극이지 않나. 어느 정도 사극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좋아하실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캐릭터적으로 양규 장군을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아서, 많은 분들에 알려야겠다는 마음뿐이었다"며 "이렇게 촬영을 마치고 인터뷰까지 하고 있으니 제 숙제를 잘 해낸 것 같다"고 웃으며 답했다.

지난달 31일 '2023 KBS 연기대상'에서는 우수상과 인기상 트로피를 거머쥐며 2관왕에 올랐다. 수상 당시를 떠올린 그는 "너무 당황해서 머릿속이 하얘지더라.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정리가 안 됐다. 맨날 시상식을 보면서, '다들 왜 이렇게 식상하게 이야기를 하지'했는데, 그 마음이 공감이 되더라. 그냥 나가서 생각나는 대로 말을 했고, 내가 받을 상이 아닌데 받은 느낌이었다. 평소에 인기라는 걸 생각해 본 적 없었는데, 그만큼 양규 장군 캐릭터로 사랑받은 것 같아 뿌듯했다. 저는 연기를 할 때마다 배역 크기에 상관없이 늘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 해왔다. 배우가 시청자들에 감동을 주는 게 기본 책임인데, 양규 장군을 많은 분들에 알리고 싶었다. 그게 이루어진 것 같아서 기분이 좋고, 여전히 연기를 잘한다는 칭찬이 가장 좋다"고 강조했다.

이날 영예의 대상을 수상한 최수종을 비롯해 '고려거란전쟁' 팀은 7관왕에 오르는 기쁨을 누리기도 했다. 지승현은 "시상식 끝나고 단체사진을 찍었다"며 "저희가 아직 드라마 촬영 중이고, 다음 날 스케줄 있는 선배님들도 계셔서 서로 축하의 마음만 전달했다"고 말했다.

지승현은 지난 한 해 동안 연이어 사극에 출연하며 시청자들에 강렬한 눈도장을 찍었다. 지난 11월 종영한 MBC 금토드라마 '연인'에서는 조선의 무관 구원무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그는 "양규 장군과는 달리, 구원무에는 순박하고 바보 같은 모습을 입히려고 했다. 같은 사극이지만, '연인' 촬영은 재작년 12월에 시작했다. 이 작품을 끝내고 '고려거란전쟁' 첫 촬영을 하게 될 줄 알았는데, 일정이 겹쳤다"며 "두 작품 속 캐릭터를 따로 분리해서 진정성과 무게를 담아 연기하려고 했다"고 전했다.

공교롭게도 지난 2023년 MBC와 KBS 연기대상 수상작에 출연한 그는 "저는 불러주시면 열심히 한다. 웬만하면 좋은 작품이 만들어지니까, 그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할 지에 대한 고민을 하는 편이다. 많은 분들이 '고려거란전쟁' 촬영을 빨리 끝내서 아쉽지 않냐고 물어보시는데, 전혀 아쉽지 않다. 당시에 최선을 다했고, 지금 한 번 더 촬영을 한다고 해서 기존에 했던 것보다 더 잘 해낼 수 없을 것 같다"고 후련한 마음을 털어놨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