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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표는 왜 107억 '대박 계약' 전 병원을 3군데나 돌아다녔을까

김용 기자

입력 2024-01-27 23:01

수정 2024-01-28 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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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표는 왜 107억 '대박 계약' 전 병원을 3군데나 돌아다녔을까
사진제공=KT 위즈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고영표는 왜 FA 계약 전 병원을 세 곳이나 돌아다녔을까.



FA 시장이 마감됐다. 하지만 이번 스토브리그 주인공은 FA 자격을 얻은 선수가 아니었다.

시장이 닫히기 직전 들려온 '쇼킹'한 뉴스. KT의 '토종 에이스' 고영표가 5년 총액 107억원이라는 엄청난 조건에 비FA 다년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었다.

이번 스토브리그 시장에서는 FA 최대어 양석환이 원 소속팀 두산 베어스와 4년 총액 78억원에 합의한 게 최고 액수였다. LG 트윈스와 오지환이 6년 124억원 FA 계약을 맺었지만, 이는 지난해 초 합의한 다년계약의 변형이라 예외로 하면 고영표가 최고다. 계약 기간 차이가 있지만, 세자릿수 억대라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

처음 고영표가 KT와 다년계약에 합의했다는 보도가 나온 후, 구단의 공식 발표까지는 이틀의 시간이 걸렸다. 세부 조건을 놓고 구단과 선수 측이 줄다리기를 한 건 아니었다. 이미 계약은 합의가 된 상태였다.

하지만 KT 나도현 단장이 메디컬테스트를 급하게 고영표측에 제안했다.

최근 불거진 LG 함덕주 이슈 때문이었다. 지난 시즌 LG의 29년 우승 한을 푸는 데 공헌을 한 함덕주는 '우승 프리미엄' 속에 4년 38억원 FA 계약을 체결했다. 인센티브가 18억원이라고 하지만, 부상 이력이 있는 불펜 투수에게 LG가 기대 이상의 대우를 해줬다는 평가가 있었다. 25인 보호선수 외 보상선수가 있는 FA B등급 한계로 적극적으로 함덕주에게 달려든 팀이 없었기 때문이다.

여기까지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 도장을 찍고난 뒤 함덕주가 수술대에 올랐다. 검진 결과 팔꿈치에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 정도 규모의 FA 계약을 할 선수라면 구단이 철저하게 메디컬테스트를 통해 몸상태를 점검했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뒷말이 나왔다.

계약 관계가 철저한 미국 메이저리그는 계약 시 선수들의 메디컬테스트가 의무다.

반면, 정 문화가 지배하는 KBO리그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규정상 구단은 선수에게 메디컬테스트를 요구할 권리를 갖고 있지만 차마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나를 믿지 못하는 것이냐'는 선수와 에이전트의 반발 탓이었다.

그래서 KT도 더욱 확실하게 계약을 마무리 하자는 의지로 메디컬테스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사실 고영표가 다른 팀에서 뛴 선수도 아니고, 누구보다 그의 몸 상태를 잘 아는 구단이 KT다. 불과 2달 전 시즌을 마치고 선수단 전원이 몸상태를 점검한 일도 있었다. 그래도 KT와 고영표 양측 모두 건강하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고영표는 "이슈가 있었기에, 구단이 신중하게 진행을 했고, 나 역시 기분 좋게 받아들였다. 병원 세 군데를 돌아다니며 체크했다. 두 달 전보다 몸상태가 더 좋다고 나왔다"고 말하며 "나는 프로 선수고, 큰 계약을 앞두고 있었기에 당연히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거부감은 전혀 없었다"고 의젓하게 얘기했다.

한편, KT는 이번 FA 시장 마지막 계약자였던 투수 주권의 메디컬테스트도 정상적으로 진행하고 최종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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