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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심으로 승부봐야 했는데..." 끝내 되찾지 못한 155km. 홀드왕의 부활 1순위도 결국 투심이었다[공항 인터뷰]

권인하 기자

입력 2024-01-23 09:06

수정 2024-01-23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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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심으로 승부봐야 했는데..." 끝내 되찾지 못한 155km. 홀드왕의…
8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2차전 KT와 LG의 경기, LG 정우영이 역투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11.08/

[인천공항=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150㎞가 넘는 빠른 공을 뿌렸던 홀드왕. 갑자기 140㎞대 공을 던지자 팬들이 의아해했다.



LG 트윈스 정우영에게 2023시즌은 시련이었다. 2019년 입단하자마자 12년 만에 고졸 투수 신인왕이라는 타이틀을 따내며 빠른 싱커로 불펜 투수로서 입지를 굳혔던 정우영. 2022년 최고 157㎞의 빠른 싱커를 앞세워 35홀드로 홀드왕까지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뜻대로 되는 게 별로 없었다. 150㎞가 넘던 싱커가 140㎞대로 떨어지면서 타자들에게 맞아나갔다. 단점으로 지적되던 퀵모션을 고치려 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 등판 순서가 점점 앞으로 빨라졌다. '셋업맨'이 아닌 '중간계투'가 됐다. 60경기에 등판해 5승6패 11홀드, 평균자책점 4.70.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LG 트윈스의 한국시리즈 우승은 기뻤지만 개인적인 성과는 낙제점이었다.

"프로에 와서 처음으로 힘들었다. 작년 같은 상황이 처음이라 무방비 상태에서 그렇게 되니 헤어나오지 못했다"면서 "이제 한번 겪어봤으니 만약에 또 그런 상황이 온다면 작년보다는 빨리 슬럼프에서 헤쳐나올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대체 왜 부진했을까. 정우영은 "너무 예민했던 것 같다"고 결론을 내렸다. "안 좋았을 때 극단적으로 다른 시도를 했다. 결과에 너무 연연했던 것 같다"면서 "하던 것을 꾸준히 했다면 좋아졌을텐데 결과에만 신경을 쓰다 보니 이것 저것 시도를 했던 게 독이 됐다"고 진단했다.

구속 저하에 대해서는 "솔직히 투심으로 승부를 봐야 하는데 (맞으니까)변화구를 계속 던지게 됐고, 팔의 스윙이 변화구에 맞춰져 느려지고, 여러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내 것을 너무 많이 잃었다"며 "내 것 없이 한 시즌을 보냈던 것 같다"고 했다.

부활을 해야 하는 2024시즌. 첫번째 목표는 당연히 주무기인 투심의 회복이다.

정우영은 "변화구는 지금 던지는 슬라이더와 커브 정도만 있으면 될 것 같고, 투심의 구위를 되찾는 데 집중할 생각"이라고 했다. 스탯티즈에 따르면 2022년 투심의 평균 구속은 151.5㎞였으나 지난해엔 148.9㎞였다.

한국시리즈가 끝나자 마자 자신을 괴롭혔던 팔꿈치 뼛조각 제거수술을 받은 정우영은 수술 한달 만에 웨이트트레이닝에 들어갈 정도로 빠르게 회복 중이다.

개막 이후 복귀할 가능성이 높은 상태. 시점보다 예전의 정우영으로 완벽하게 돌아오겠다는 각오가 크다.

함께 팀 승리를 지켰던 고우석이 메이저리그로 떠난 상황. 목표 의식도 또렷하다. 내년 시즌 뒤 자신도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하겠다는 뜻을 밝힌 터. 올시즌 부활이 절실한 이유다. 인천공항=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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