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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잘생긴 내 외모, 웃길까 걱정"…'핸섬가이즈' 이희준, '은퇴설' 부르는 '연기의 神'(종합)

조지영 기자

입력 2024-06-25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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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생긴 내 외모, 웃길까 걱정"…'핸섬가이즈' 이희준, '은퇴설' 부…
사진=BH엔터테인먼트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이희준(45)이 지독한 살인자였다가 치명적인 섹시가이로 얼굴을 갈아 끼웠다.



코미디 영화 '핸섬가이즈'(남동협 감독, 하이브미디어코프 제작)에서 우락부락 성난 근육과 달리 한없이 세심하고 다정한 섹시가이 상구를 연기한 이희준. 그가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핸섬가이즈'의 출연 계기부터 작품을 향한 애정과 열정을 털어놨다.

한 번 보면 절대 잊을 수 없는 역대급 비주얼의 두 남자가 전원생활을 꿈꾸며 새집으로 이사 온 날, 지하실에 봉인됐던 비밀이 깨어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핸섬가이즈'. 난감한 상황은 의도하지 않아 더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고, 연속된 아이러니는 스릴 넘치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관객들을 속수무책으로 무장해제 시킨 것. 고자극 오싹 코미디에 호러를 더한 복합 장르로 한국 영화 장르에 새로운 획을 그었다.

특히 '핸섬가이즈'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살인자ㅇ난감'을 비롯해 영화 '남산의 부장들'까지 장르 불문, 캐릭터 불문 매 작품 예상치 못한 연기 변신을 시도한 이희준의 새로운 도전으로 화제를 모았다. 부끄러워하다가도 급발진해 상대를 정신 못 차리게 하는가 하면, 초긍정적 에너지와 특유의 따뜻하고 착한 천성에서 비롯된 행동으로 주변 사람들을 더 큰 위험에 빠트리게 만드는 웃픈 캐릭터를 완성한 이희준은 '핸섬가이즈'를 통해 '은퇴설'을 불러일으킬 만큼 물아일체 된 코믹 열연으로 미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날 이희준은 "'핸섬가이즈'는 너무 재미있을 것이란 확신이 있었다. 사실 나는 재미있고 싶다. 위트 있고 편안한 선배이고 싶다. 나는 안 그런데 의외로 나를 무서워하는 후배들도 많다. 말을 안 하면 무섭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며 "현장에서 '더 재미있는 것 없을까?'라면서 오케이 컷이 나도 항상 세 가지 버전을 더 찍었던 것 같다. 서로가 한 애드리브를 받아주려고 애썼던 작품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B급 감성의 코미디는 망할 수도 있는 위험한 장르다. 우리나라에서는 안 통할 수 있는 장르를 남동협 감독이 용기내 준 것이 배우로서 정말 너무 신난다. '핸섬가이즈' 전에는 악역이 많이 들어왔는데 이런 제안이 들어 올 때 정말 신난다. 특히 남동협 감독이 결과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감성을 우리나라 관객에 맞게 정말 적절히 재미있게 잘 녹여낸 것 같다. 사실 할리우드 B급 영화는 더 과하고 불쾌한 지점도 있지 않나? 그런 부분을 보기 편하게 만들어 주는 것은 남동협 감독의 능력이 아닐까 싶다. 한편으로는 남동협 감독이 안쓰럽고 고맙기도 하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입봉 영화임에도 개봉까지 오래 기다렸다. 그걸 긍정적으로 잘 밝게 이겨내 줘서 너무 감사하다. 남동협 감독이 유머러스하고 재미있다. 원래 굉장히 웃기다"고 애정을 전했다.

미친 비주얼을 완성한 미친 연기력의 이희준은 "섹시가이 상구를 만들기 위해 팔 운동만 열심히 했던 것 같다. 팔이 드러난 의상이 많았다. 사실 나의 잘생긴 외모가 걱정되기도 했다. 그래서 더 어려웠던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이성민 선배와 20년 가까이 연극을 해서 어색함이 없었다. 다만 '핸섬가이즈'를 하면서 이성민 선배가 꽁지머리로 캐릭터 이미지를 만들길래 나는 부항 자국을 넣겠다며 나 혼자만의 경쟁을 했다. 공연에서는 이성민 선배와 코미디를 많이 했는데 영화에서도 할 수 있게 돼 너무 감사하고 신났다. 이런 코미디가 요즘 잘 없다. 너무 소중한 기회였다. 정말 촬영 기간 내내 행복했다. 서로 더 웃긴 걸 찾다 보니 예민할 부분이 거의 없었다. 박지환이 우리를 보고 너무 충격적이었다고 하더라. 우리 연기를 보고 '이게 뭐지?' '이 영화 어떤 스타일이지?' 충격을 받았다고 하더라"고 웃었다.

'은퇴작 아니냐'라는 반응을 얻을 정도로 파격 도전에 나선 이희준은 "연달아 파격적인 작품을 하면서 은퇴하는 거 아니냐는 반응도 있고 남들이 보기엔 쉬지도 않고 일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내 입장에서는 코로나19 때부터 영화와 OTT 작업을 꾸준히 해왔는데 그 당시 오픈이 잘 안 됐고 개봉이 안됐다. '황야'를 기준으로 순서대로 기존에 촬영해 놨던 작품이 풀리기 시작하면서 일을 많이 한 것처럼 느껴진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갑자기 일을 많이 한다고 하는데 사실 꾸준히 작품을 하고 있었고 그게 한번에 오픈됐다. 지난해에는 6~7작품이 나왔다. 오히려 나는 다른 작품을 더 하려고 했는데 소속사에서는 당분간 쉬자고 하더라. 그래서 개인적인 시간도 가지고 여행도 다녔다. 미국도 다녀오고 터키에 가선 독립영화도 찍게 됐다. 인도도 갔는데 그렇게 7~8개월 작품을 안 하고 쉬었다. 다행히 아내가 허락해줘 휴식 시간을 갖게 됐다. 그리고 다시 돌아와 연극을 두 편 연달아 했다"며 "나는 일상적인 것인데 오히려 대중은 너무 열일하고 있다고 느끼는 것 같다. 아직 오픈 못 한 영화도 몇 편 있다"고 덧붙였다.

14살 차 공승연에 대한 칭찬도 끊이지 않았다. 이희준은 "공승연은 이 작품으로 처음 만났는데 한편으로는 공승연이 두 아저씨들과 이야기를 하는 게 얼마나 재미있겠냐? 그런데 공승연은 끝까지 식사 자리에 있으면서 아저씨들의 리액션 다 받아주더라. 덕분에 아저씨들이 정말 행복했다"며 "공승연이 살갑게 받아줘서 연기 이야기도 편안하게 할 수 있었고 소통도 정말 쉬웠다. 다른 친구들보다 붙임성도 좋고 선배들 이야기도 잘 들어줘서 너무 고마웠다"고 곱씹었다. 이어 14살 차 로맨스 또한 "부담감 없이 행복하게 촬영했다. 공승연이 선배들에게 잘하니까 모두들에게 예쁨 받았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희준은 "'핸섬가이즈'는 생각 없이 기분 좋게 100분을 즐길 수 있는 영화다. 그렇다고 만듦새가 허술하지 않고 짜임새가 잘 짜여진 코미디 영화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핸섬가이즈'는 이성민, 이희준, 공승연, 박지환, 이규형 등이 출연하고 남동협 감독의 첫 장편 연출 데뷔작이다. 오는 26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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