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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석, ML 생존 무기 160km 강속구 아니다...브레이킹볼이 핵심이다

김용 기자

입력 2024-01-07 11:45

수정 2024-01-07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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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석, ML 생존 무기 160km 강속구 아니다...브레이킹볼이 핵심이…
사진제공=리코 스포츠에이전시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고우석 생존 무기는 160km 강속구 아닌 브레이킹볼.



고우석은 미국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입단하며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그가 포스팅 시스템을 통한 미국 진출을 선언했을 때만 해도 '설마 되겠어'라는 시각이 더 우세했다. KBO리그에서는 분명 최고 마무리였지만 그 구위가 미국에서 통할지에 의문 부호가 붙은 것.

하지만 고우석은 결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보였다. 이정후(샌프란시스코)와 같은 '대박' 계약은 아니지만, 미국 도전에 명분을 가질만한 조건으로 당당하게 빅리그 유니폼을 입었다. 인센티브 달성 조건이 쉽지는 않지만, 고우석이 잘만 한다면 3년 최대 940만달러를 받을 수 있다. 940만달러 가까운 돈을 받는다는 건, 더 큰 연장 계약을 따낼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걸 의미한다. 그만큼 잘했다는 의미기 때문이다. 고우석이 최대한 많은 돈을 받으려면 마무리 보직을 꿰차야 한다.

하지만 이는 최상의 시나리오만 생각했을 때다. 당장 올시즌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2년 400만달러 연봉에 50만달러 바이아웃 보장계약이기는 하지만, 마이너리그 거부권은 3년차부터 사용할 수 있다. 즉, 연봉은 손해보지 않더라도 최악은 2년간 마이너리그에만 있다 올 수 있다는 뜻이다.

고우석의 최고 무기는 단연 빠른 직구다. 160km에 가까운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다. 불펜 투수가 갖춰야 할 1요소다. 구속만 놓고 보면 미국에서도 합격이다.

다만 같은 160km여도 공에 힘이 있느냐, 볼끝이 지저분하느냐, 무브먼트가 어느정도 동반되느냐 등이 평가에 더 중요한 요소다. 메이저리그에는 150km 이상 공을 뿌리는 투수들이 즐비하다. 그런데 고우석은 공의 무브먼트보다, 단순 구속으로 타자를 눌렀던 스타일이다. KBO리그 최고 직구가 메이저리그에서는 평범한 공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시즌 NC 다이노스에서 뛰었던 외국인 투수 페디와 비교하면 쉽다. 페디는 150km 초반대 구속인데, 그냥 들어오는 직구가 없다. 거의 모든 패스트볼이 싱커성이다. 그러니 타자가 공략이 쉽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고우석이 변화구, 브레이킹볼에 더 신경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직구에 대한 자존심으로 미국 타자들과 섣불리 자존심 싸움을 했다가는 쉽게 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우석을 떠나보낸 LG 염경엽 감독도 같은 의견이다. 염 감독은 "고우석의 성패는 개막 전까지 브레이킹볼을 얼마나 더 가다듬느냐의 싸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행히 고우석은 좋은 커브와 슬라이더 구사 능력이 있다. 다만 KBO리그에서는 이 공들을 매우 신경써 던질 필요가 없었을 뿐이다. 그러니 지금부터는 이 브레이킹볼들의 제구와 승부처 사용 빈도에 대한 공부에 들어가야 한다. 메이저리그 강타자들이 오히려 변화구에 허무하게 헛방망이를 돌리는 장면들을 우리는 많이 봐왔다. 고우석이 꼭 참고해야 할 부분이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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