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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FA 앞둔 최강 잠수함에게 물었다 "15승, 우승 중 하나만 선택할 수 있다면?"

김용 기자

입력 2024-01-06 21:25

수정 2024-01-07 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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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FA 앞둔 최강 잠수함에게 물었다 "15승, 우승 중 하나만 선택할 …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15승, 팀 우승...선택할 수 있다면 무조건 팀 우승이죠."



KT 위즈와 국가대표 '토종 에이스' 고영표에게는 2024 시즌이 매우 중요하다. KT는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 실패의 한을 풀어야 한다. 외국인 선수 계약도 잘됐고, 전력도 누수가 없어 새 시즌 LG 트윈스와 2강 후보로 일찍부터 꼽히고 있다.

고영표는 올시즌을 잘 마치면 생애 첫 FA 자격을 얻는다. 대졸로 올해 33세다. 내년 34세가 되니 FA를 앞두고 조금은 많은 나이기는 하지만, 시장에서 최대어가 될 확률은 충분하다. 언더핸드스로 투수로 어차피 힘으로 타자들을 상대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의 체인지업은 알고도 못친다. 완급조절로 위력을 발휘한다. 향후 4~5년은 전성기 시절을 충분히 보낼 수 있다. 시즌을 치르면 치를수록, 오히려 경기력이 더 올라가고 있다. 최근 3시즌은 리그 토종 선발중 가장 안정적인 투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미 인정을 받고 있지만, FA라는게 취득 직전 시즌 좋은 성적을 내야 계약에서 유리해질 수 있다. 그래서 고영표의 이번 시즌이 개인적으로 중요하다고 한 것이다.

2024년 새해를 맞이해 고영표의 각오, 시즌 준비에 관한 얘기를 들어보고 싶었다. 고영표는 "한국시리즈 패배의 아쉬움이 있었지만, 금방 잊으려 노력했다"고 말하며 "웨이트 트레이닝, 그리고 시즌 준비를 위한 회복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야구에 도움이 될만한 것들은 다 찾아 몸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영표는 11-13-12승을 거둔 지난 세 시즌을 돌이키며 "꾸준하게 경기에 나서면서 이닝 소화력이 좋아졌다. 그리고 신체 컨디션, 감정 기복 등을 컨트롤 할 수 있는 능력도 생긴 것 같다. 타자들을 많이 상대하며 수싸움도 좋아졌다"고 자평했다. 이어 "구속 등 여러가지 보완점도 있지만, 큰 욕심을 안낸다. 내가 잘하는 게 뭔지 아는게 중요하다. 나라는 투수를 잘 이해하며 경기해야 한다. 내가 가지지 못한 걸 가지려는 욕심은 위험하다"고 진지하게 설명했다.

고영표는 첫 FA를 앞둔 심경에 대해 "신경쓰이지 않을 수는 없다. 큰 계약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오는 것 아닌가. 하지만 내가 컨트롤 할 수 있는게 아니다. 실력도 중요하지만, 운도 중요하더라. FA를 신경쓰기보다 프로 선수면 매시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유니폼을 입고 있으면, 늘 똑같이 잘해야 한다는 게 내 지론"이라고 강조했다.

고영표급의 성적, 실력, 인지도라면 KT와 비FA 다년계약을 추진해볼만도 하다. 사실상의 창단 멤버다. 양측이 그런 논의를 나눴다는 소문도 있었다. 고영표도 FA 걱정 없이 편하게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다. 고영표는 이에 대해 "다년계약을 일찍 체결하면 마음이 편해질까 생각해봤다. 그런데 크게 욕심이 안나더라. 다년계약을 하면 선수도 증명을 해야하는 게 많아진다. 다년계약이든, FA든 나와 팀을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는 팬들의 윌해 최선을 다한다는 마음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LG 트윈스 마무리 고우석이 미국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을 체결했다. 고영표도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는 얘기가 있었다. 희귀성이 강점이다. 미국에는 고영표와 같은 잠수함 투수가 극히 드물다. 오히려 통할 수 있다. 고영표는 "운동 선수라면 수준 높은 무대에서 뛰고 싶은 마음은 다 똑같이 갖고있다. 하지만 내 마음만으로는 되는 게 아니다. 난 대졸선수라 포스팅 시스템 기회도 없었다. 올해 FA와 포스팅 자격을 동시에 갖춘다. 나이로 조금 늦었다는 생각을 할 때도 있는데, 올시즌 잘하면 관심을 가져줄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개인 15승을 따내면 'FA 대박'이 가까워진다. 고영표에게 짓궂은 질문을 던졌다. 15승과 팀 우승 중 하나만 선택할 수 있다면 어떤 걸 선택할 것인가. 고영표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무조건 팀 우승"을 외쳤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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