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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K'에도 웃었던 고우석. LG팬들 얘기에 굳어졌다. "결정할 때 어려웠던 이유. 영원히 떠나는게 아니다"[공항 인터뷰]

권인하 기자

입력 2024-01-06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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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K'에도 웃었던 고우석. LG팬들 얘기에 굳어졌다. "결정할 때 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고우석이 6일 새벽 귀국했다. 인천공항=권인하 기자

[인천공항=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14시간을 날아 새벽에 도착했지만 야구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메이저리그를 가게 됐다는 성취감에 얼굴엔 미소가 가득했다. 그런데 유일하게 그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지는 질문이 있었다. 바로 LG 트윈스 팬들에게 한마디를 해달라고 할 때였다.



LG 트윈스의 마무리에서 이제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불펜을 책임지게 된 고우석이 6일 계약을 마무리짓고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새벽에 도착을 해 피곤한 기색이 있었지만 10여분 동안 이어진 인터뷰 내내 밝은 표정이 가득했다.

고우석은 포스팅 마감시한을 하루 앞둔 지난 3일 샌디에이고와 2년간 450만달러에 합의를 한 뒤 LG측의 허락하에 곧바로 미국으로 떠났다. 도착하자마자 메디컬 테스트를 거쳐 계약에 이르렀다. 포스팅 마감시한인 4일 오전 7시 이전에 계약까지 마치며 샌디에이고 선수가 됐다. 고우석에 따르면 7분전에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고. "성사되고 나니 기쁠 줄 알았는데 안도를 했다"며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김하성과 한솥밥을 먹게 된 것에 좀 더 빨리 메이저리그에 적응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졌다. 계약하자마자 처남인 이정후에게 전화번호를 받아 김하성에게 연락을 했다는 고우석은 "리그에서 함께 했고, 대표팀에서 함께 뛰었던 선배가 함께 있다는 것이 마음에 좀 안정이 생기는 것 같다"라고 했다.

2년간 450만달러의 계약. 액수는 크지 않지만 메이저리그 계약이다. 그러나 고우석은 아직 메이저리거로 확신하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마운드에서 던질 때까지 마음을 놓지 않고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LA 다저스와 고척 스카이돔에서 개막 시리즈를 갖기에 서울에서 첫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를 수도 있지만 고우석은 "서울에서 데뷔전을 할 수도 있다는게 신기하기도 하지만 아직 경쟁을 해야되는 위치이기 때문에 아직은 내가 메이저리거다라고 얘기하기엔 조금 부족한 면이 있는 것 같다. 몸을 잘 만들어서 서울에서 첫 경기할 수 있도록 잘 해보겠다"라고 말했다.

고우석의 영어 이름인 Go Woo Suk이 'Go! WS', '가자! 월드 시리즈로'라는 좋은 의미로 팬들이 해석한다고 하자 고우석은 "다른 뜻으로도 해석하는 것을 더 많이 봤다"며 웃고는 "기분이 나쁘지 않고 일단 내 이름을 제대로 알렸구나라고 생각이 들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쪽으로 해석을 했고, 유쾌하게 넘겼다"라고 말했다.

인터뷰 내내 고우석은 기분 좋은 표정으로 밝게 대답을 이어나갔다. 그런데 LG팬들에게 인사를 남겨달라고 하자 표정이 달라졌다. 한동안 말을 하지 못했다. 마음을 추스리는 시간을 가진 고우석은 "내가 결정을 할 때 어렵게 느꼈던 게 LG 트윈스라는 구단과 뜨거운 열정의 팬들 때문이었다"라고 했다. 메이저리그 도전이라는 자신의 꿈을 망설이게 할 정도로 LG팬들의 응원과 사랑이 컸다는 뜻이었다. 고우석은 "솔직히 말씀드리면 너무 감사하다. 어떻게 보면 짧은 시간이었지만 저에게 주셨던 응원과 사랑이 너무 감사하다"라면서 "내가 원했던 대로 영원히 떠나는 게 아니다"라고 힘줘 말했다.

고우석은 포스팅을 신청할 때 포스팅을 신청하는 이유로 "LG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었다. FA로 나가는게 아니라 LG 소속 선수로 나가서 다시 돌아올 때 당연히 LG로 돌아오겠다는 LG 소속감을 말한 것.

고우석은 이어 "더 발전해서 돌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못하면 빨리 돌아올 수도 있는데 짧은 시간이라도 발전해서 야구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내 개인적인 꿈인데도 불구하고 너무 많이 응원해 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라고 다시 한번 LG팬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인천공항=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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