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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최측근 "서방, 중·러 독자노선 싫어해…정세불안 불가피"

입력 2023-03-23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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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최측근 "서방, 중·러 독자노선 싫어해…정세불안 불가피"
(모스크바 신화=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정상회담 후 공동성명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 2023.03.22 ddy04002@yna.co.kr


"러시아 작은 나라들로 쪼개려…푸틴 체포 시도는 '선전포고'로 간주"




(서울=연합뉴스) 유철종 기자 = 서방이 러시아와 중국이 독자적인 노선을 걷는 것을 싫어해 국제정세가 혼란스럽다고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이 23일(현지시간) 주장했다.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모스크바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지며 유대를 강화했는데, 미국은 이를 '정략결혼'으로 평가절하하며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통하는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이날 타스 통신 등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첨예화한 러시아와 서방 간 대치 상황과 관련해 이 같은 주장을 폈다.

그는 "자신들이 통제하는 세계를 만들고 싶어 하는 '앵글로색슨 국가들'(미국과 영국 등)로선 중국과 러시아의 독자 노선이 마음에 들지 않기에 향후 수년이나 수십년간 (국제 정세가) 조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서방이 러시아의 정치 혼란을 조장하고 러시아를 방어 능력이 없는 작은 나라들로 분리하려 한다는 주장도 폈다.
그는 "그들(서방)에게 거대한 영토와 강한 핵억지력을 갖고 있고, 미국의 말을 듣지 않는 나라가 왜 필요하겠는가"라고 반문하면서 "따라서 (서방의) 바람은 (러시아의) 정치상황이 혼란스럽게 되고 이 나라가 여러 부분으로 쪼개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에서 분리된) 작은 부분들(나라들)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서방의 속셈은 바로 이것을 노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러시아가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시작한 것도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해 나토 우산 아래에서 러시아를 상대로 대규모 군사작전을 시작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폈다.

그는 "솔직히 말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일부"라면서 "지정학적·역사적 이유로 우리가 오랫동안 서로 다른 '집'(나라)에 사는 것을 받아들이고 인위적 경계를 수용해야 했지만, 우크라이나영토는 대(大)러시아의 일부였다"고 강변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러시아와 서방 간 관계 개선 가능성에 대해서 "현 서방 지도자들과의 소통 채널을 신속하게 구축할 것이란 환상을 갖고 있지는 않다"고 선을 그었다.


영국이 최근 인체에 방사선 피폭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열화우라늄탄을 제공하겠다고 밝히는 등 서방의 우크라이나 군사지원이 강화되는 데 대해선 러-서방 간 핵 충돌 위험을 고조시키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그는 "러시아와 서방 간의 핵 충돌 위험은 지나가지 않았고 오히려 증대됐다"면서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매일매일 무기를 공급하는 것은 핵 재앙을 앞당기고 있다"고 했다.

메드베데프는 이밖에 최근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발부한 영장에 따라 푸틴 대통령을 체포하려는 서방 국가의 시도가 있을 경우 이를 선전포고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ICC는 지난 17일 우크라이나에서 전쟁 중인 러시아군이 현지 어린이들을 납치해 자국으로 대거 강제 이주시키는 전쟁범죄를 저지른 데 대한 책임을 물어 푸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cjyou@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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