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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낮춘 호텔·리조트 '구독'으로 활로 모색…설 연휴 호캉스 대비 한창

김세형 기자

입력 2021-01-20 12:47

코로나19 한파에 호텔, 리조트 업계가 '활로' 모색에 한창이다. 가격 인하는 기본이고, 특급호텔도 대실 서비스를 선보였다. 자존심을 낮춘 호텔, 리조트의 노력으로 지난해 초 코로나19 이후 한자리 수를 기록했던 서울 주요 호텔의 객실가동율은 평균 25~30%대로 올라섰다. 지난해 12월은 연말 특수와 맞물려 5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가격 할인 의존도가 높았던 만큼 수익적 측면에선 별다른 효과를 누리지 못한 실정이다. 호텔, 리조트 업계는 코로나19의 여파가 당분간 계속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제 살 깎기'식의 할인 위주 판매보다는 고객의 가심비를 만족시킬 만한 서비스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구독형 서비스의 도입이다. 2월 설 연휴를 맞아 호텔, 리조트업계의 변화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 될 전망이다. 정부가 설 명절 연휴 동안 감염 확산 가능성이 높은 상황을 강조하며 고향과 친지 방문, 여행 자제를 당부하고 나선 만큼 안전한 공간에서 휴식을 즐기려는 호캉스족이 증가할 것이란 게 이유다.





▶'놀이터' 개념 도입…20·30대 맞춤형 서비스 강화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는 최근 업계 최초로 구독 서비스인 '월간 인터컨티넨탈'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월간 인터컨티넨탈은 호캉스를 즐기는 2030세대에게 새롭고 다양한 상품을 제공하기 위한 '펀(Fun) 프로젝트'로 기획됐다. 호텔 e뉴스레터나 카카오톡 플러스친구를 추가하면 매달 새롭게 출시된 패키지 투숙상품 정보를 제공한다.

인터컨티넨탈 코엑스가 처음 선보이는 월간 상품은 '작심 3일' 패키지다. 1박 투숙 시 1박을 무료로 제공해 한 해의 계획을 세우며 2박 3일 간 여유 있는 휴일을 보낼 수 있는 상품이다. 투숙객에겐 전용 플래너와 펜이 포함된 작심응원키트 2세트와 메가박스 영화티켓 2매, 호텔 2층에 위치한 인스파 20% 할인권 등이 제공된다.

호텔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체인 호텔의 경우 해외를 중심으로 구독서비스를 도입하거나 시범적으로 운영하는 곳이 늘고 있다"며 "인터컨티넨탈 코엑스의 이용객 추이에 따라 국내 호텔업계의 구독 서비스 도입이 활발해 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퇴근 후 관광 콘셉트 '재텔(재택+호텔)' 경쟁력 확대

코로나19 이후 위기의 호텔업계가 가장 적극적으로 공략했던 이들은 '재택' 근무자들이다. 집에서 근무를 하다 보면 떨어지게 되는 업무 효율성과 업무 공간의 '안전성'을 전면에 내세워 대실 형태의 '재텔(재택+호텔)' 상품을 운영해왔다. 올해의 경우에도 이 같은 움직임은 계속될 전망이다. 차이가 있다면 업무 효율성과 안전성을 넘어 '퇴근 후 관광'이라는 '여가'의 개념을 더욱 확대했다.

롯데호텔은 호텔 내 다양한 부대시설의 혜택을 제공하고, 편안한 호캉스를 즐기거나 근처 관광지를 여행할 수 있는 '워크 앤 라이프(Work and Life)' 패키지를 2월 26일까지 판매한다. 원격 근무 시스템이 갖춰지고 재택근무가 일반화되면서 '워라밸(Work-Life Balance)'을 넘어 일과 삶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자신의 성장을 돕는 '워라블(Work-life Blending)'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롯데호텔에 따르면 시그니엘 부산에서는 푸른 바다를 배경 삼아 일도 하고, 퇴근 후에는 편안한 휴식의 시간을 갖는 것은 물론 부산의 대표 관광지를 둘러보는 진정한 워케이션을 경험할 수 있는 패키지를 선보이고 있다. 롯데호텔 제주에서는 아름다운 한라산의 장관이 한눈에 들어오는 디럭스 마운틴 룸, 더 캔버스 조식 1인, 35만원 상당의 롯데호텔 제주 레스토랑 상품권, 투숙 기간 내 미니바 1회 등의 알찬 혜택으로 구성했다.



▶"반려동물 힐링도 필요해" 착한소비 활용도

소노호텔앤리조트는 반려동물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여행 콘셉트를 전면에 내세웠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함께 여행을 즐기고 싶은 이들의 니즈를 적극 반영했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다양한 종류의 맞춤형 클래스를 확대 운영 중이다. 소노캄 고양, 소노펫 스쿨 상담교실에서는 반려견 입양전 카운슬링 프로그램과 펫티켓&매너를 배울 수 있는 소노 카밍(SONO Calming) 매너 클래스를 진행한다.

소노펫 클럽&리조트 비발디파크도 지난 15일부터 소노펫 반려견 행동 상담센터 운영을 시작했다. 반려견과 보호자간의 올바른 소통을 돕고,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한 올바른 반려문화를 정착시키고자 마련된 반려견 행동 전문 상담시설이다.

착한 소비를 적극 활용하는 곳도 있다. 글래드호텔은 가치 소비에 집중하는 미닝아웃 트렌드와 그린슈머를 위한 '아임 에코 플러스' 패키지를 2월 28일까지 판매한다. 지난해 첫 출시 후 가치 소비를 지향하는 고객들의 호응을 바탕으로 업그레이드 된 패키지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방역을 바탕으로 가심비 위주의 패키지 구성에 노력하고 있다"며 "여행의 수단이었던 호텔과 리조트를 여행의 목적으로 자리매김 하기 위해 그동안 접할 수 없었던 다양한 서비스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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