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감독교체의 시계가 다시, 그리고 더욱 빨라지고 있다[SC이슈]

박찬준 기자

입력 2024-04-23 06:00

more
감독교체의 시계가 다시, 그리고 더욱 빨라지고 있다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K리그 사령탑 교체 타이밍이 다시 빨라지고 있다.



벌써 3명의 감독이 짐을 쌌다. 시작은 K리그2의 성남FC였다. 성남은 지난달 20일 이기형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단 3경기만이었다. 개막 후 3경기에서 1무2패에 그치자 칼을 빼들었다. K리그 시즌 개막 3경기만에 감독이 물러난건 이번이 처음이다. 2011년 당시 강원FC 감독을 이끌던 최순호 현 수원FC 단장이 4경기만에 물러난게, 이전까지 최단 기록이었다. 이기형 감독 체제로 동계전지훈련까지 치렀던 성남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초강수'를 던진 셈이다.

바통은 K리그1 명가 전북 현대가 이어받았다. 단 페트레스쿠 감독과 결별했다. 2023시즌에 무관에 그친 전북은 겨우내 티아고, 에르난데스, 이영재 김태환 등을 영입하며 절치부심했지만, 더 큰 수렁에 빠졌다. 개막 후 단 한경기도 승리하지 못하고 최하위까지 추락하자, 페트레스쿠 감독이 먼저 손을 들었다.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지난해 6월 전북 제7대 사령탑으로 부임했던 페트레스쿠 감독은 1년도 채 되지않아 여정을 마쳤다.

대구FC도 감독이 바뀌었다. 최원권 감독이 자진 사퇴를 택했다. 역시 성적 부진 때문이었다. 대구는 개막 후 단 1승에 그치며 11위까지 추락했다. 최 감독은 17일 충북청주와의 코리아컵 패배 후 구단에 사퇴 의사를 전했다. 구단은 만류했지만, 최 감독의 뜻이 워낙 완강했다.

이들 뿐만이 아니다. 벌써부터 K리그 안팎에는 '다음 차례가 누가 될 것'이라는 흉흉한 소문으로 가득하다. 한번 경질이나 사퇴가 나오면 연쇄적인 반응이 이어지던 과거 K리그 사례를 비춰보면, 더 많은 팀이 변화를 택할 공산이 크다.

이전과는 다른 분위기다. 사실 승강제 도입 후 트렌드는 빠른 감독 교체였다. 각 팀들은 위기가 오면 선제 대응에 나섰다. 승강제가 도입된 2013년부터 2020년까지 K리그1, 2를 포함해 매시즌 평균 아홉 차례 감독을 교체했다. 2018년에는 무려 12번의 감독 교체가 있었다. 하지만 냉정히 들여다보면, 큰 효과는 없었다. 감독 교체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했던 '잔류왕' 인천 유나이티드를 제외하고는 감독 교체를 통해 분위기를 바꾼 팀은 없었다. 때문에 확실한 대안이 있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2021년과 2022년 K리그1에는 합쳐서 불과 6번의 감독교체 밖에 없었다.

하지만 2022년 승강제가 '1+1'에서 '1+2' 체제로 바뀌며, 기류가 달라졌다. 최대 3팀이 K리그2로 내려가고 K리그1으로 올라갈 수 있는 상황이 되자, 각 팀들은 빠른 감독 교체를 통해 반전을 노렸다. 지난해에도 4월 이병근 당시 수원 삼성 감독이 경질된 것을 시작으로, 약 보름 만에 김상식 전북 감독이 물러났다. 한 달 뒤에는 최용수 감독도 강원 지휘봉을 내려놨다. 8~9월에도 안익수 당시 FC서울 감독과 남기일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 김병수 수원 감독 등 3명이 차례로 팀을 떠났다. K리그1, 2 합쳐 지난해에만 8명의 감독이 바뀌었다. 올해는 더 과감해지는 분위기다. 감독들 입장에서는 살얼음 행보를 이어갈 수밖에 없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