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치(마우리시오 포체티노 전 감독)가 남기고 간 '선물' 지오반니 로 셀소(23)의 수준이 기대 이상이다. 인터밀란 이적이 임박한 에릭센을 대신해 최근 경기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출격해 남다른 존재감을 과시한다. 특히 26일 사우샘프턴과의 2019~2020시즌 FA컵 4라운드(32강전)에서 사실상의 '원맨쇼'를 펼쳤다. 영국 정론지 '텔레그래프'가 제작한 사우샘프턴전 패스맵을 보라. 대부분의 화살표가 상대측 골문 방향을 향했다. 전진만을 신경 썼다는 얘기다. 실제로도 그랬다. 번뜩이는 드리블 스킬로 상대의 압박을 벗겨내면서 상대 진영으로 손쉽게 진입했다. 손흥민의 득점 과정에서도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를 연상케 하는 로 셀소의 장거리 드리블이 큰 몫을 했다.
2013년부터 토트넘에서 활약한 에릭센은 주로 자로 잰 듯한 패스를 바탕으로 플레이 메이킹했다. 로 셀소의 패스 능력이 킥 마스터 에릭센에 견줄 정도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최근에 보여준 패스의 정확도와 패스 속도는 기대하기에 충분하다. 조제 무리뉴 토트넘 감독은 빠른 전환을 요구한다. 에릭센이 떠날 경우, 상대를 벗겨내는 능력이 뛰어나고, 시야가 너른 로 셀소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로 셀소는 또한 같은 아르헨티나 출신 윙어 에릭 라멜라와는 달리, 터프한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피지컬과 파워를 장착했다는 평가다. 프랑스 리그(파리 생제르맹)와 스페인 리그(베티스)에서 활약한 경험도 있다. 그야말로 팔방미인이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