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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포커스]'변수 많은' 남북 관계, 2023년 여자월드컵 공동개최는 가능한가

김가을 기자

입력 2019-10-17 05:20

'변수 많은' 남북 관계, 2023년 여자월드컵 공동개최는 가능한가
사진=대한축구협회

[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깜깜이' 남북전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A대표팀은 지난 15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북한과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3차전을 치렀다.

이날 경기는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끌었다. AFP 통신, CNN 등 해외 언론은 앞다퉈 '코리안 더비' 소식을 전했다. 사실 이들이 주목한 것은 경기 외적인 요소였다. 독일 축구 전문지 키커는 '기괴한 경기였다. 결과는 거의 부수적인 것이었다'고 논평했다.

이들의 묘사처럼 평양에서 열린 남북전은 '이상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선수단 방북 규모부터 일정까지 모든 것이 경기 직전에야 결정됐다. 기자단, 응원단 방북은 불허됐다. 경기 중계도 허용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킥오프 직전 무관중 경기가 확정됐다. 당초 4만~5만명의 관중이 들어찰 것으로 예고됐지만, 북한은 무관중으로 경기를 진행했다.

문자 중계를 통해 결과를 확인한 팬심은 들끓었다. '다시는 북한에서 (경기) 안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내년 6월 한국에서 열리는 홈경기에 대한 얘기도 나왔다. 팬들은 '한국에서 경기할 때 북한에 협조하지 말자'고 울분을 토했다.

'깜깜이' 남북전 속에서 유독 눈에 띄는 행보가 있다.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의 움직임이다. 남북전 관람을 위해 방북한 인판티노 회장은 현장에서 남북한 축구협회 관계자들을 만나 얘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에는 2023년 여자월드컵 남북 공동개최에 관한 대화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뒤에도 "세상을 한순간에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은 순진한 것이다. 우리는 (무관중 등) 이러한 문제들을 북한 축구협회에 제기했다. 축구가 북한과 세계 다른 나라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남북 축구에 꾸준히 관심을 갖고 있다. 그는 지난 2월 대한축구협회에 2023년 여자월드컵의 남북 공동개최 방안의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협회 역시 긍정적으로 받아 들였다.

하지만 이번 남북전에서 확인했듯이 남북 관계에는 변수가 너무 많다. '공동 개최'에 대한 회의는 물론이고 현실적 지적이 이어지는 이유다. 실제로 협회는 북한과 2023년 여자월드컵 공동 개최를 논의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단독 유치를 신청할 수밖에 없었다. 북한 측과 제대로 협의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유치 신청서를 제출한지 6개월이 흘렀지만,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협회 관계자는 "여자월드컵 남북 공동 개최는 FIFA에서 먼저 제안한 것이었다. FIFA는 월드컵이 축구 뿐만 아니라 문화, 평화 등 전 세계적인 가치를 담길 원한다. 우리는 그 뜻에 발맞추고 있다. 우리는 단독으로 신청했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공동 개최도 가능하다. 다만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다. 확실한 것은 우리는 우리의 일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북한과의 커뮤니케이션은 FIFA에서 조율하겠다고 했다. 우리는 정치가 아닌 축구에 포인트를 주고 상황에 대처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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