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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파나마]4경기 무패 벤투호, 성적과 색깔 다 잡았다

최만식 기자

입력 2018-10-16 21:55

4경기 무패 벤투호, 성적과 색깔 다 잡았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과 파나마의 친선경기가 16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렸다. 대한민국 박주호가 팀의 첫번째 골을 성공시키고 환호하고 있다. 천안=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8.10.16/

'벤투호'의 두 번째 항해도 강렬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이 16일 벌어진 파나마와의 친선경기에서 2대2 무승부를 거두며 10월 A매치 데이를 마무리했다.

9월 매치에 이어 2개월 연속 국내 축구팬들에게 재밌는 축구를 선사한 것이다.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금메달 신화까지 감안하면 모처럼 찾아든 '한국축구의 봄'은 3개월째 이어졌다.

힘겹게 살린 봄 기운 불씨를 벤투 감독이 성공적으로 계승하고 있다는 데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이는 벤투 감독 취임 이후 지금까지 행보에서 잘 드러난다. 지난달 7일 코스타리카와의 데뷔전에서 2대0으로 쾌조의 스타트를 끊은 그는 이어진 칠레전(9월 11일·0대0 무)에서 무패 행진을 시작했다.

10월 A매치에서도 지난 12일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위의 강호 우루과이를 2대1로 꺾는 이변을 선사한 데 이어 파나마전까지 무패를 이었다. 2승2무, 역대 A대표팀 감독 가운데 부임 후 4경기 동안 최다 무패 타이기록이다. 과거 본프레레 감독이 초반 4경기 동안 2승2무를 한 데 이어 두 번째다.

이에 축구팬들은 A매치 4경기 연속 만원 관중이란 대기록으로 화답했다. 벤투호는 결과만 얻은 게 아니다. 초반이지만 벤투 스타일의 공격축구를 강렬하게 각인시켰다. 벤투 감독은 이날 파나마전에서 전날 예고한 대로 적잖은 변화를 시도했다. 그간 행보가 좋았던 만큼 출전시간이 적었던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한 일종의 실험이었다. 내년 1월 아시안컵을 대비해 '인재풀' 확대도 필요했다.

부임 이후 처음으로 스리톱 전술을 적용, 4-3-3 카드를 꺼내들었다. 종전 3경기 동안 4-2-3-1을 고수했다. 선발 기용도 대폭 바꿨다. 스리톱의 중앙 석현준을 비롯해 왼쪽 수비수 박주호, 골키퍼 조현우가 벤투호에서 데뷔전을 가졌다. 황인범 김민재는 처음으로 선발 출전했다. 그간 ?은 준비 기간으로 인해 정해진 틀을 고수했던 벤투 감독의 스타일을 감안하면 다소 파격적이다.

선수가 대거 바뀌었고, 포메이션에도 변화가 있었지만 여전히 변하지 않은 게 있었다. 벤투식 공격 전개다. 특유의 뚝심과 축구철학은 10월 A매치에서도 잘 나타났다.

불필요한 백패스가 줄어들고 볼 점유보다 빠른 공격 전개를 중시하는 게 벤투 감독 이후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이다. 이 덕분에 축구팬들은 승패와 상관없이 화끈함, 보는 재미를 만끽할 수 있었다.

파나마전에서도 그 색깔은 변하지 않았다. 이른 시간인 전반 4분 박주호의 데뷔골을 비롯해 선취 2골 모두 간결하고 빠른 전개를 통해 나왔다. 새로 선발 투입된 선수들이 많아 시행착오가 있을 것이라 예상됐지만 기우였다. 누가 들어가더라도 감독의 요구를 충실히 이행하는 데 크게 부족함은 없었다.

태극전사들은 그동안 벤투 체제의 지도 스타일에 대해 "각각의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체계적으로 지도한다. 몸에 익숙해지도록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선수들의 증언 그대로였다.

벤투 감독은 변화를 주면서도 손흥민 기성용 남태희 황희찬 김영권 이 용 등 전술의 핵심 자원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이들의 입지가 얼마나 확고한지 가늠케했다. 큰 변화에도 벤투식 색깔을 잃지 않도록 한 원동력이기도 했다.

순간의 실수와 집중력 부족으로 2골을 헌납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지만 '벤투호'가 연착륙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10월 A매치였다. 천안=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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