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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경기 무실점' 수비까지 완벽한 전북, 약점이 없다

박찬준 기자

입력 2018-04-23 05:44

'7경기 무실점' 수비까지 완벽한 전북, 약점이 없다


전북의 트레이드 마크는 '닥공(닥치고 공격)'이다.



김신욱 이동국 이재성 이승기, 로페즈, 아드리아노, 티아고 등 막강 공격진을 앞세운 전북의 공격은 양과 질에서 타팀을 압도한다. 올 시즌에도 8경기에서 17골을 폭발시켰다. 누가 나서도 골을 넣을 수 있는 전북의 공격은 타팀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지뢰밭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수비에는 고민이 있었다. 수비였다. 멤버는 공격진 못지 않다. A대표팀은 김진수 김민재 홍정호 최철순 이 용 등 전북의 수비진을 그대로 이식했을 정도다. 하지만 전북의 수비는 이름값 만큼의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3월 첫 4경기에서 10골을 내주며 물음표가 붙었다. 이들이 주축이 된 A대표팀도 우려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하지만 전북은 이내 해결책을 찾았다. 지난달 31일 상주와의 리그 홈경기(1대0 승)를 시작으로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포함, 최근 7경기 연속 무실점에 성공했다. 제주전은 전북 수비의 강력함을 보여준 경기였다. 전북은 22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와의 2018년 KEB하나은행 K리그1 8라운드에서 전반 26분 터진 로페즈의 결승골을 앞세워 1대0으로 이겼다. 전북은 막강 수비진을 바탕으로 리그 6연승을 달리며 선두(승점 21)를 질주했다.

사실 전북의 수비진은 정상이 아니다. 두 국가대표 수비수 김진수 홍정호가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신태용호의 유럽 원정에서 무릎을 다친 김진수는 아직 조깅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올 시즌 야심차게 영입한 홍정호 역시 지난 포항과의 5라운드에서 햄스트링을 다쳤다. 박원재 이재성 등도 부상에 신음하고 있다. 최강희 전북 감독도 "공격은 돌려서 쓰면 되지만 수비는 과부하가 걸릴까 걱정"이라고 했다. 하지만 전북의 수비는 강했다. 아니, 강해졌다는 표현이 정확할 듯 하다.

제주전에서 신형민을 포어 리베로로 활용한 변형 스리백 카드를 꺼낸 전북은 강한 집중력과 빼어난 조직력으로 제주의 공격을 막았다. 전반 34분 로페즈, 37분 이찬동이 번갈아 퇴장당하는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전북은 전반 26분 결승골을 끝까지 잘지켰다. 손준호의 프리킥이 이창근 골키퍼에 걸리자, 흘러나온 볼을 이재성이 잡았다. 이재성은 가운데의 로페즈에 연결했고, 로페즈의 슈팅은 이창근에 다시 한번 막혔다. 하지만 로페즈는 이를 다시 밀어넣으며 결승골을 터뜨렸다. 김민재는 명불허전의 수비력을 과시했다. 후반 찌아구의 슈팅을 태클로 막아낸 것은 백미였다. 최보경도 안정감이 넘쳤다. 전북은 이날 제주를 유효슈팅 0개로 묶어냈다.

최 감독은 골키퍼의 안정감과 전술적 변화를 이유로 꼽았다. 최 감독은 "송범근이 신인이지만 안정적으로 해주고 있다. 어린 선수지만 골문을 안정적으로 지켜주는 것이 첫번째 이유다. 우리가 초반에 골키퍼 불안과 수비 집중력 부족으로 고민을 했는데, 라인을 내리면서 문제를 해결했다. 볼 소유는 상대에 주더라도 볼 있는 데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허리싸움이 우리가 원하는대로 되면서 수비 집중력도 높아졌고, 한골 싸움에도 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스리백으로 갑작스럽게 전술을 바꿨음에도 불구하고 선수들 전체가 흔들리지 않는다는 점은 전북이 얼마나 강한 팀인지 잘 보여주고 있다.

최 감독도 경기력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는 "우리는 매경기 혈투를 하고 있다. 오늘도 어려운 경기였다. 어려운 경기를 정신적으로 이겨내주고 있다. 그래서 초반에 선두까지 올라선 것 같다. 전술 변화를 줬는데 대응을 잘해줬다. 계속 일정이 어려운데도 정신력으로 극복해주는 것 같다. 선수들에 이겨달라고 이야기하는 게 미안할 정도로 어렵다. 매경기 한경기 한경기 이기는데 승점을 따는데 집중하고 있다. 계속 일정이 어렵지만 잘 극복해서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수비까지 강해진 전북은 점점 완벽해지고 있다. 당분간 전북의 질주를 막을 팀은 없어 보인다.

제주=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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