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호의 9월 승선자 명단에 이정협(25·울산 현대)의 이름은 빠져 있었다. 지난 6월 A매치 2연전에 이은 또 한 번의 좌절이다. 이정협이 빠진 자리에는 석현준(25·포르투)과 황희찬(20·잘츠부르크)이 섰다. 시리아전 개최지가 레바논에서 마카오로 변경되면서 석현준이 하차했다. 그러나 대체선수는 없었다.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은 '채움' 대신 '비움'을 택했다. 슈틸리케호 출범 이후 매번 '소집 1순위'로 꼽혔던 이정협의 시대가 막을 내렸음을 의미하는 순간이었다.
이정협은 올 시즌 현재 K리그 클래식 22경기에 나섰다. 하지만 득점은 3골에 불과하다. 소속팀 울산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지만 결실이 없다. 상대 수비수들의 집중견제와 골키퍼들의 선방 만을 탓할 순 없다. '경쟁'을 강조해온 슈틸리케 감독 입장에선 이정협을 부를 '명분'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 그를 둘러싼 상황은 녹록지 않다. 최근엔 소속팀 울산에서의 입지마저 흔들리고 있다. 윤정환 울산 감독은 지난달 기니비사우 대표팀 공격수 출신인 외국인 선수 멘디를 영입했다. 이정협이 선발로 나서고 멘디가 후반 조커로 기용되는 로테이션이 이어졌다. 하지만 멘디가 윙어 코바와 빠르게 발을 맞추기 시작하면서 역할 배분도 조정되고 있다. 앞선 수원FC, 상주전에선 멘디가 선발로 나서고 이정협이 후반 교체되는 '역전현상'까지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