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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회의 슈틸리케호 IN&OUT]이근호, 이젠 스스로 남긴 숙제를 풀 시간이다

김진회 기자

입력 2015-01-29 07:11

이근호, 이젠 스스로 남긴 숙제를 풀 시간이다
이근호.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28일 호주 시드니에는 하루종일 비가 내립니다. 좀처럼 멈추지 않네요. 다행히 호주아시안컵 결승이 열리는 31일엔 비가 오지 않는다고 합니다.



태극전사들은 결승전까지 올라오기 위해 치른 5차례 경기중 3경기를 빗속에서 뛰었습니다. 일기예보대로 맑은 날씨 속에서 제 기량을 마음껏 발휘해 55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한국의 우승을 위해선 해결사가 필요한데요. 공격수 이근호(30)가 그 역할을 해줬으면 합니다. 이근호는 이번 대회에서 4경기에 출전, 한 골도 터뜨려주지 못하고 있는데요. 체면이 말이 아닙니다. 대회에 앞서 그나마 세 명의 원톱 자원 중 제 몫을 해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A매치 골이 없던 조영철(26), 국제대회 경험이 없는 이정협(24)에 비해 경험적인 면에서 크게 앞서기 때문인데요. A매치 70경기에 나서 19골을 기록 중이었습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이 빗나갔습니다. 조영철과 이정협은 골망을 흔들었습니다. 조영철은 오만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렸습니다. 슈틸리케호 우승 로드맵의 첫 페이지를 장식했죠. 이정협은 벌써 두 골이나 넣었습니다. 17일 호주전과 26일 이라크와의 4강전에서 각각 결승골로 화답했죠. 순식간에 한국과 아시아에서 동시에 주목하는 스타가 됐습니다. '무명'의 굴레에서 벗어났죠.

이근호만 지독한 골갈증을 풀지 못하고 있는데요. 득점 찬스가 없었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쿠웨이트전부터 출전 기회를 얻은 이근호는 4경기에서 9차례 슈팅을 기록했습니다. 이 중에는 골키퍼와 1대1로 맞서는 상황에서 날린 슛도 있었죠. 그러나 공이 상대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는 바람에 골을 넣지 못했습니다. 유효슈팅은 2개에 그쳤습니다.

하지만 슈틸리케호가 27년 만의 결승 무대를 밟을 수 있었던데는 이근호의 헌신을 빼놓을 수 없죠. 그의 왕성한 활동량에 발이 느린 호주와 우즈베키스탄의 수비수들이 애를 먹었습니다. 특히 우즈벡과의 8강전에선 49차례 터치를 기록했습니다. 많이 뛰면서 적극적으로 공을 받으려고 노력을 했다는 증거죠.

이근호는 큰 경기를 많이 경험했습니다. 지난해에는 비록 부진 속에 막을 내렸지만, 꿈에 그리던 월드컵 무대로 밟아봤습니다. 러시아를 상대로는 득점포도 가동했습니다. 그가 가지고 있는 장기인 풍부한 경험을 결승전에서 충분히 이용해야 합니다. 우즈벡과의 8강전부터는 포지션도 원톱이 아닌 우측 윙포워드로 바뀌었습니다. 상대의 집중 견제도 피하게 됐습니다. 더 많은 골 찬스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대회 우승까지 한 걸음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조직력을 와해하는 욕심보다는 조화로움 속에서 골을 노려야 하는 이근호입니다. 스스로 남긴 숙제를 풀 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시드니(호주)=스포츠2팀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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