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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 와일드카드' 박주호의 부상, 차라리 잘됐다

박찬준 기자

입력 2014-08-27 06:48

'AG 와일드카드' 박주호의 부상, 차라리 잘됐다
2014브라질월드컵 대표팀 박주호가 1일(한국시간) 미국 마이애미 전지훈련장인 세인트토마스대학교 경기장에서 전술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브라질에 들어가기 전 시차와 고온의 기후 등을 적응하기 위해 마이애미에 훈련캠프를 차린 대표팀은 다음달 9일까지 적응훈련을 마친후 10일 가나와 최종 평가전을 마치고 브라질로 떠난다. 마이애미(미국)=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4.06.01/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대표팀의 와일드카드' 박주호(27·마인츠)가 다쳤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오히려 잘됐다.



마인츠는 26일(한국시각)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4일 열린 파더보른과의 개막전에 왼쪽 풀백으로 풀타임을 뛴 박주호가 허벅지 근육에 경미한 부상으로 훈련 대신 휴식을 취했다'고 전했다. 독일의 일간지 빌트 역시 '박주호가 부상으로 당분간 경기에 나서지 못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박주호의 갑작스러운 부상 소식은 처음이 아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도 부상으로 고생했었다. 김진수의 부상에 대체 선수로 가까스로 브라질땅을 밟았지만,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아 정작 본선에서는 한경기도 뛰지 못했다. 박주호는 이번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와일드카드로 선발됐다. 이광종 감독은 왼쪽 윙백과 중앙 미드필더, 왼쪽 윙까지 소화할 수 있는 박주호의 멀티 능력을 높이 샀다.

뜻하지 않은 부상이다. 다행히 상태는 나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주호의 에이전트사인 지쎈 관계자는 "마인츠측에서는 허벅지 근육 부상이라고 했는데 본인과 통화한 결과 단순 타박이라고 하더라. 뛰는데 조금 불편을 느끼는 정도라 간단한 치료와 휴식만 취하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천아시안게임 출전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했다. 박주호는 31일 하노버와의 홈개막전을 관전한 후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차라리 잘됐다. 박주호는 파더보른과의 개막전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특유의 활발한 경기력을 펼치지 못했다. 빌트는 경기 후 박주호에게 최악의 평점 5점을 줬다. 빌트는 1~5점을 주는데 낮을수록 뛰어난 활약을 의미한다. 독일 지역지 알게마이네 자이퉁 마인츠 역시 박주호에게 '지쳐보인다'고 했다. 사실 브라질월드컵에서 활약을 펼치지 못한 박주호는 이번 시즌에 많은 공을 들였다. 많은 훈련으로 몸상태를 너무 일찍 끌어올렸다. 이번 부상으로 인한 휴식이 약이 될 수 있다. 지쎈 관계자는 "브라질월드컵 당시 부상여파가 남아있는 것은 아니다. 훈련을 너무 많이 한 것이 오히려 악영향을 미쳤다. 이번 부상으로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돼 차라리 잘됐다"고 했다. 이어 "팀에 공헌하지 못하는 것은 아쉽지만, 자칫 입국 전 마지막 경기에서 부상할지도 모른다는 염려에서도 자유롭게 된 것도 다행이다"고 했다.

박주호에게 이번 아시안게임은 대단히 중요하다. 박주호는 내년 여름 군입대를 위해 한국으로 돌아올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번 와일드카드 선발로 병역혜택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박주호는 군면제시 마인츠와 자동으로 계약연장을 할 수 있는 조항을 삽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인츠가 시즌 초반 부담을 무릅쓰고 '전력의 핵' 박주호의 한국행을 허락한 이유다. 갑작스러운 부상이 전화위복이 되길 기대해본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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