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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망할 권리有"…'양준일 91.19', 시청자 울린 '찐'준일의 진정성

백지은 기자

입력 2020-01-17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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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할 권리有"…'양준일 91.19', 시청자 울린 '찐'준일의 진정성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진짜가 나타났다.



양준일이 JTBC '특집 슈가맨 양준일 91.19(이하 양준일 91.19)'에서 특유의 진정성으로 시청자를 또 한번 먹먹하게 만들었다.

16일 방송된 '양준일 91.19'에서는 양준일의 생애 첫 팬미팅과 그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 그리고 양준일의 일상과 가정사 등이 공개됐다. 무엇보다 음악을 향한 양준일의 진심과 열정, 그리고 도전정신이 팬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양준일은 10세 때 가족과 미국으로 이민을 간 뒤 인종차별의 벽에 부딪혀 싸움만 하며 지냈던 과거를 회상했다. 그런 시기 유일한 탈출구가 되어준 게 바로 음악이었다. 양준일은 "누나 남동생은 공부를 잘했는데 난 노력해도 안됐다. 그런데 춤은 노력을 하지 않아도 잘 됐다. 내가 1,2집 할 때 '가수 아무나 하느냐'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런데 치킨집도 열다 닫지 않나. 음반을 내고 망할 수도 있는 거 아니냐. 나도 망할 권리가 있지 않나. 그냥 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망할 권리'라는 네 글자는 대중의 기억에 깊게 각인됐다. 실패가 두려워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끝까지 부딪혀 새로운 희망을 찾아내는 게 낫다는 걸 양준일은 자신의 50년 인생을 통해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양준일은 1991년 '레베카'로 데뷔했으나 당시엔 파격적인 무대와 패션감각이 대중에게 통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SNS를 통해 양준일의 과거 활동 모습을 접한 1030세대가 응답하며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그리고 '슈가맨3' 출연이 도화선이 돼 신드롬이 일었다. 화보, 광고 모델 제안이 쏟아졌으며 팬들의 요청으로 단독 팬미팅 '선물'을 개최하기도 했다. 팬미팅에 앞서서는 JTBC '뉴스룸'에도 출연했다.

양준일은 "'뉴스룸'에 출연하는 게 맞는 건지 계속 물음표였다. 말을 더듬지 않았으면 좋겠고 떨지 않고 표현을 똑바로 하고 싶다. 예전에는 한국에서 언제 떠날지를 생각하고 왔는데 이제는 희망을 싸서 품에 안고 왔다"고 말했다.

이어 "'슈가맨3' 작가와 처음 통화할 때 누가 같이 나오는지 궁금했다. '내가 그 무대 박살내러 갈거기 때문에 누가 나오든 안타깝다'라고 했더니 작가가 '그런 자신감이 어디서 나오느냐'고 묻더라. '내가 작살나던 무대가 작살나던 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방송 이후 작가가 '대한민국이 작살났다. 빨리 돌아올 준비를 해라'라고 했다. 미국에서 '수가맨3'를 보고 감동적이었는데 손석희 사장님이 앵커 브리핑 하는 거 보면서 엉엉 울었다. 너무 신기하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까. 사람들이 나를 왜 궁금해할까"라고 전했다.

일반적으로 인기와 안티는 정비례 관계라고 한다. 그러나 양준일은 유독 안티들의 방해공작을 받지 않는 케이스다. 일종의 '까방권'을 얻을 수 있었던 비결은 그가 좌절 속에서도 작은 희망을 찾아 일어날 만큼 강한 정신력과 올바른 가치관의 소유자이기도 하고, 작은 것에도 감사할 줄 아는 '진짜 어른'이기 때문이다. 외모 뿐 아니라 인성까지 겸비한 양준일에게 돌팔매질 할 수 있을 만한 사람은 드물다.

이날 방송에서도 양준일은 "예전에는 혼자 다 했는데 팀이라는 것에 기분이 좋고 기대감이 생긴다. 희망이 커지고 같이 해주시고 지원해준다는 게 감사하고 새로운 시작이었으면 좋겠다"며 연신 미소를 지었다. 또 "다른 일을 할 때는 재미도 없고 그냥 내가 왜 존재하는지를 생각하는 게 문제가 됐다. 재방송 같은 느낌이었다. 나는 계속 시들었는데 물을 주셔서 살아나고 있다 정말 행복하고 감사하다" 진심을 전했다.

양준일의 삶은 분명 쉽지 않았다. 이민 시절과 가수 활동 시절에는 편견과 차별의 벽에 가로막혔고, 가수 활동을 그만둔 뒤 압구정에서 옷 장사를 하며 매장을 4곳까지 확장했지만 IMF에 발목을 잡혔다. 그러나 그런 그를 일어나게 한 건 사람들의 정이었다. 영어 강사로 일할 때는 지금도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메이크업샵 원장이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줬고, 지금은 아내와 늦둥이 아들이 힘을 내는 원동력이 되어주고 있다.

양준일은 "5세인 아들이 나를 많이 닮았다. 점점 더 닮아가는 것 같다. 조리원에서 '와일드'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활발하다. '슈가맨3' 촬영 때도 투명문에 박았는데 아프니까 울면서 또 뛰더라. 내가 피곤하다"며 '아들바보'의 면모를 보이다가도 "아이가 20세 넘어 25세가 되면 내가 70세가 되는데 그때 살아있으려냐 그런 생각이 든다"고 걱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방송은 2.995%(닐슨코리아, 유료프랫폼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방송 이후 시청자들은 '찐'준일의 진정성에 또 한번 열광하며 출구없는 그의 매력 속으로 자진 입수하고 있다. 이에 양준일은 16일 자신의 SNS에 "감사합니다. 늘"이라며 사진을 게재, 팬들에 대한 고마움과 사랑을 드러냈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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