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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리뷰] "돈 벌어야 한다는 강박"…'아이콘택트' 성인 배우 백세리의 눈물 고백

조윤선 기자

입력 2019-12-10 09:14

수정 2019-12-10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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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 벌어야 한다는 강박"…'아이콘택트' 성인 배우 백세리의 눈물 고백


[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아이콘택트' 백세리가 안타까운



9일 방송된 채널A '아이콘택트'에는 6년 차 성인 배우 이채담이 눈 맞춤 신청자로 등장했다.

성인배우계 원톱으로 높은 인기를 자랑하는 이채담은 오랜 기간 활동한 배우가 많지 않은 업계에서 6년 차 베테랑 배우로 활약하고 있다. 그는 "다른 성인 배우들 보면 보통 1년이 고비인 거 같다. 자기 직업에 대해 숨기고 시작하다가 나중에 공개가 되면 주변에 소문이 들려오니까 그럴 때마다 겁도 나고 해서 그런 거 못 참고 많이 그만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채담은 "난 좋아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주위 시선도 별로 신경 안 쓰고 싶고, 전혀 걸림돌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직업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또 가족들의 응원도 받는다는 그는 "처음에는 나도 너무 재밌게 일하고 있지만, 부모님한테는 속이고 일을 할까 생각했다. 근데 어느 날 아빠가 아무렇지 않게 '내 친구가 너 봤다더라. 성인 영화에 나온다더라'고 했다. 그러더니 '열심히 해라'라고 해줘서 남들과 다르게 순탄하게 넘어갔다"고 말했다.

이채담은 "나이가 들 때까지 계속하고 싶다. 주변에서는 자식을 낳았을 때 '네 자식이 어떻게 생각할까?' 이런 질문 많이 받는다. 근데 내 아이가 나중에 물어본다면 '넌 엄마가 부끄럽니? 엄마는 당당하다. 남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일이다'라고 하고 싶다"며 당당하게 밝혔다.

하지만 이채담은 눈 맞춤 방에 들어와서는 잔뜩 긴장한 모습으로 이전과는 다르게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가 눈 맞춤 상대로 선택한 이는 바로 동료 배우였던 백세리였다. 이채담은 백세리에 대해 "내가 일명 '여신'이라고 부르는 배우"라며 "언니가 칭찬을 많이 해주고, 힘들 때도 응원 많이 해줬다. 안 좋은 일이 있어도 서로 힘이 되고 같이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사이였다"며 함께 일할 때 서로에게 든든한 버팀목 같은 존재였다고 밝혔다. 그러던 어느 날 백세리는 절친했던 이채담에게도 말없이 은퇴하고, 연락처도 바꾼 채 잠적을 했다는 것.

이채담은 "답답하다. 조금 밉기도 하다. 이 직업은 잠깐 휴식기를 가질 수도 있는데 그런 게 아니라 다 단절한 거다. '꼭 그렇게까지 해야 되나'라는 생각도 든다"며 "언니가 세상 밖으로 나오게 하고 싶다. 난 이렇게 손을 내밀고 있지만 언니가 거부할까 봐 그게 걱정된다"고 털어놨다.

다행히 백세리는 눈 맞춤 방에 모습을 드러냈다. 2년 만에 재회한 두 사람은 어색한 분위기를 없애기 위해 애써 미소 지었다.

초등학교 교사 출신 배우로 유명했던 백세리는 "임용 고시를 통과하고 10년 전에 초등학교 교사로 발령을 받았다"며 "(성인 배우는) 사실 돈 벌려고 선택한 직업이고 정말 아무것도 쳐다보지 않고 오직 일만 했는데 그런 쪽으로 연기했던 게 지금 나를 발목 잡지 않을까 싶었다. 내가 너무 돈 욕심에 정말 돈만 생각하고 노출과 관련된 일만 주야장천 한 게 아닐까 싶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채담이도 내가 대인기피증이 있다는 걸 어느 정도는 알고 있을 거다. 배우 활동하면서 그 시절에 친구를 사귀지 않았고, 친구를 따로 만나거나 그런 적도 없다. 외톨이로 지낸 지는 오래됐지만 개인적으로 누가 만나자고 하거나 놀러 가자고 하면 어떤 핑계를 대서라도 안 갔다"며 폐쇄적인 성격임을 밝혔다.

이채담은 백세리와 눈 맞춤 후 "언니에게 나는 대체 어떤 사람이었을까 싶다"며 말을 꺼냈다. 그러자 백세리는 "난 20대 이후로 친구를 한 명도 사귀어본 적이 없다. 대인관계나 이런 면에 있어서는 마음을 닫고 살아왔는데 내가 심적으로 힘든 상황이었을 때 네가 나한테 크게 와닿았다"며 이채담이 자신에게 힘이 되어준 존재였음을 밝혔다.

그러나 이채담이 돌연 은퇴 후 잠적한 이유를 묻자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이에 이채담은 "성인 배우 했던 7년이 후회되냐"고 물었고, 백세리는 "다시 태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일을 그만두고 더 숨어버린 것도 있는 거 같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아버지의 암 투병으로 가족들과 함께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자신을 돌아보게 됐다는 백세리는 "세상을 보는 관점이 조금 바뀐 거 같다. 배우 생활하면서 돈을 벌어야 한다는 강박이 있어서 억지로 웃으면서 일을 하다가 딸로서 가족과의 교류가 다시 생기면서 성인배우를 했던 게 신경 쓰였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내가 노출하지 않고 다른 일을 했더라면 어땠을까 싶다. 내가 인생을 너무 돈만 보고, 앞만 보고 달려왔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며 눈물을 흘렸다.

또한 심한 악플 때문에도 힘들었다는 백세리는 "어떨 때는 자괴감도 든다. 진짜 난 열심히 살고, 열심히 연기 활동 해왔는데 사람들이 왜 내게 돌을 던질까 싶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유치원생 때 모르는 아저씨에게 성추행을 당했던 일부터 전 남자친구에게 심한 데이트 폭력을 당했던 과거를 모두 고백해 충격을 안겼다. 그는 "그런 세상을 바라보는 내 시선은 '이 세상은 99%가 악으로 가득 차 있구나' 싶었다. 그래서 심한 악플을 보면 내 감정이 컨트롤 되지 않았다. 힘든 게 감춰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채담은 힘든 시간을 홀로 견뎌냈을 백세리를 보며 마음 아파했다. 그러면서 "진작 알았으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힘들 때 내게 언제든지 얘기해줬으면 좋겠다"며 힘들수록 사람들과 더 많은 대화를 나누라고 조언했다. 이어 "숨지 말고 연락해 달라"고 말했다.

이채담의 진심 어린 부탁에 백세리도 마음의 문을 열었다. 이채담이 내민 손을 잡은 백세리는 "너 덕분에 내가 앞으로 더 당당하고 밝아지겠다"며 "나와 똑같은 아픔을 갖고 있는 다른 분들도 용기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오늘 처음 해봤다. 이제 나도 조금씩 바꿔 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supremez@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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