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던 조민기가 지난 9일 세상을 떠났다. 사인은 스스로 자신의 목숨을 끊은 것으로 지난 9일 오후 4시께 아내이자 메이크업 아티스트인 김선진 씨가 쓰러져 있던 조민기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조민기는 서울 광진구의 한 오피스텔 지하 1층 창고에서 쓰러져 있던 상태였다. 고인의 빈소는 건국대학교병원 장례식장 204호실에 차려졌다.
고인의 장례는 전과정 비공개로 진행되고 있다. 가족들을 보호함과 동시에 시선을 신경쓰는 조문객들에게도 피해가 가지 않도록 비공개를 경정했다는 해석이다. 앞서 정일우 등 배우 후배들은 SNS를 통해 추모의 메시지를 올렸다가 논란이 일자 삭제한 바 있다. 정일우는 SNS를 통해 검은 바탕의 사진과 더불어 'Pray for you'라는 글귀를 올려 고인을 추모했다. 지난 2014년 방송됐던 MBC '황금무지개'를 통해 부자 호흡을 맞춘 바 있기에 '성추행 의혹'을 떠나 연기를 함께했던 후배로서 고인을 추모했다는 것. 그러나 이런 애도 또한 성추행 의혹이 일고 있는 가해자를 옹호하는 것이며 피해자들에게 상처를 안길 수 있다는 논란이 일었다.
누군가에게는 좋은 선배이자, 좋은 연기자 동료였던 고인일 것. 지난 28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연기 활동을 지속했던 만큼, 누군가에게는 은인일 수 있고 또 누군가에게는 좋은 선후배일 수 있다는 얘기다. 때문에 개인적인 애도나 추모 역시 무차별적으로 비난할 수는 없다. 누군가에게는 '좋은 기억'을 남긴 사람을 떠나보내는 아픔일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마음 놓고 애도할 기회, 추모할 자유를 가져간 것도 결국에는 고인이다. 그를 애도하고 추모하고자 하는 이들이 대중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 것은 고인이 생전에 만든 '성추행 의혹'이 이유가 됐기 때문. 또 사회적, 법적 책임을 다 하겠다고 밝혔던 그가 경찰 소환을 3일 정도 앞둔 상황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음으로서 피해자들에게 두 번의 상처를 안겼다는 것도 비난을 피할 수는 없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