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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줌人] 윤상현→권상우→박성웅, '꽃중년' 전성시대

백지은 기자

입력 2017-04-28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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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상현→권상우→박성웅, '꽃중년' 전성시대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꽃중년'의 반란이 시작됐다.



꽃중년 배우들이 일주일 안방극장을 꽉 채우고 있다. 때로는 코믹하고 때로는 달콤하게, 또 때로는 중후한 카리스마를 선보이는 이들의 연기 내공에 시청자도 속수무책으로 조련 당하고 있다.

▶ 月火, 욕 하면서 지켜보는 남자 윤상현

윤상현은 KBS2 월화극 '완벽한 아내'에서 구정희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사실 이은희(조여정)의 사이코틱한 엽기 행각에 가려져서 그렇지 구정희는 이 드라마에서 진정한 악역이다. 우유부단하고 소심한 성격과 무능력함 때문에 심재복(고소영)에게 가장의 무게를 떠넘겼고, 그것도 모자라 정나미(임세미)와 불륜을 저질렀다. 직장에서도 집에서도 치이기만 하는 구정희의 인생에서 달콤한 속삭임을 들려준 정나미는 사막 속 오아시스와 같았을 터. 심재복 또한 구정희에 대한 동정심과 아이 아빠라는 책임감에 그를 용서하려 했다. 하지만 구정희는 끝내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이번에는 출세와 성공을 위해 스토커인 줄 알면서도 재벌가의 딸인 이은희의 손을 잡았다. 그러고도 여전히 정나미와의 관계를 정리하지 못하고, 심재복에게는 다시 돌아가고 싶다는 헛소리를 하고, 이은희의 배경에 탐을 내는 중이다.

윤상현은 이처럼 기가 막힐 정도로 이기적인 캐릭터를 현실감 있게 그려내고 있다. 어디에서도 큰 소리 한번 치지 못하는 소심한 성격과 잔뜩 움츠러든 자세로 구정희의 찌질한 면모를 실감나게 표현한다. 윤상현은 2007년 MBC '겨울새'에서 사랑스럽지만 찌질한 주경우 역을 맡아 주연보다 더 큰 관심을 받았고, 2016년 JTBC '욱씨남정기'에서도 찌질하고 소심하지만 사람은 좋은 남정기 역을 맡아 큰 사랑을 받은 바 있다. 이번에는 독한 소리 나올 정도로 줏대 없는 구정희 캐릭터조차 사실적으로 살려내며 '찌질 연기의 장인'이라는 극찬을 받고 있다.

▶ 水木, 웃게 만드는 남자 권상우

권상우는 사실 연기력 보다는 스타성으로 인정받았던 배우다. '동갑내기 과외하기' '천국의 계단' '말죽거리 잔혹사'가 연달아 흥행에 성공하며 한류스타로 우뚝 섰지만 언제나 발음 문제로 지적받았다. 그래서 강점인 감정 표현 능력과 액션 연기 또한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 하지만 권상우는 3년 만의 복귀작인 KBS2 수목극 '추리의 여왕'을 통해 예전과는 확실히 달라진 연기 내공을 선보인다.

권상우는 극중 하완승 역을 맡았다. 하완승은 유설옥(최강희)을 단순한 아줌마로 치부하며 무시했지만 점점 그의 추리 능력을 인정하며 공조해나가는 인물. 권상우는 이러한 하완승을 코믹하고 유쾌하게 그려내며 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말 끝마다 "아줌마"라며 유설옥을 깔봤던 그가 유설옥에게 증언을 해달라고 매달리고 유설옥의 부탁으로 길거리 버스킹까지 하는 등 망가지는 모습은 충분히 인상적이다. 특히 27일 방송된 '추리의 여왕' 8회에서는 인터뷰 도중 손으로 만든 총을 쏘며 "널 체포하겠어"라고 선언하는 B급 감성 코믹 연기로 큰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납치범과의 격투신을 비롯해 강점인 액션 연기를 마음껏 선보이며 반전 매력을 뽐낸다. 확실한 캐릭터 연기에 시청자들 또한 그의 발음 문제도 잊어버린지 오래다. 오히려 유설옥과의 케미를 칭찬하거나 달라진 권상우의 모습을 응원하는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덕분에 '추리의 여왕'은 시청률 등락이 있었음에도 수목극 1위 자리를 지켜내고 있다.

▶ 金土, 러블리함을 입은 남자 박성웅

영화 '신세계'에서 "죽기 좋은 날씨네"라는 명대사를 남겼던 카리스마 전문 배우 박성웅이 무게를 내려놨다. JTBC 금토극 '맨투맨'에서 배드가이 한류스타 여운광 역을 맡은 그는 얄밉지만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구현해내며 시청자의 호응을 불러왔다.

"내가 잘된 건 내가 잘했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자뻑 증상과 자신의 잘못으로 촬영장에 지각해놓고 매니저 탓으로 돌려버리는 뻔뻔함을 가졌지만 그래도 박성웅의 여운광은 충분히 사랑스럽다. 아침마다 잠투정을 부리고 본점 커피만을 고집하며 다이어트 압박에 닭다리를 들고 도주할 만큼 철부지 같은 면모는 이제까지 박성웅이 보여주지 않았던 색깔이라 신선하게 다가온다. 모두에게 당당한 한류스타 이지만 차도하(김민정)에게 만큼은 언제나 절대적인 을로 애교와 석고 대죄를 반복하고, 그토록 싫어했던 김설우(박해진)의 댓글 조련에 넘어가 '김가드'라고 애정을 표현하는 모습 또한 색다른 귀여움이다.

상대 배우들과의 케미도 남다르다. 김민정과는 단순한 팬과 스타의 관계를 넘어 알듯 말듯한 미묘한 관계로 설렘을 유발한다. 박해진과는 티격태격 톰과 제리 같은 관계로 흥미를 유발한다. 조금은 유치한 듯 투닥거리면서도 얼굴 가득 웃음꽃을 피우며 '김가드'를 찾는 박성웅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시청자도 함께 엄마미소를 짓게 된다. 그래서 시청자들은 여운광의 러브라인 만큼이나 김설우와 여운광의 브로맨스를 기대하고 있다.

이에 '맨투맨'은 첫 방송부터 3.587%(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이는 전작 '힘쎈여자 도봉순'의 첫 방송 시청률(3.919%)보다는 조금 낮은 수치이지만 역대 종편 드라마 중에서는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그리고 2회에서는 단숨에 4.055%까지 시청률이 치솟으며 '힘쎈여자 도봉순'을 뛰어넘었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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