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수목극 '김과장'의 묘미는 유쾌하고 가벼운 톤으로 날카롭게 현실 부조리를 꼬집어낸다는 것이다. 더 큰 삥땅을 노리고 TQ그룹에 입사한 김성룡(남궁민)이 의인으로 성장하고, 그의 영향으로 박명석(동하) 서율(준호) 등이 개과천선해나가는 나비 효과와 기득권에 대한 반격으로 대리만족을 선사하는 한편, 시대유감을 노래한다.
23일 방송에서도 마찬가지. 박현도 회장(박영규)은 김성룡의 도움으로 서율이 풀려나자 플랜B를 가동했다. 경영진의 잘못을 직원들에게 전가하려 한 것. 박 회장은 비상개혁방안을 발표했다. 그중 정리 해고 명단에는 추남호(김원해)가 포함돼 충격을 안겼다. 추남호 역시 좌절했지만 외국에 있는 가족들에게는 이 사실을 알리지 못한채 혼자 마음앓이를 해 보는 이를 안타깝게 했다.
이러한 '김과장'의 전개는 역시나 환영받았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정리해고로 직원들의 목줄을 죄는 악덕 고용주들의 실태를 꼬집고, 그에 따라 고통받는 영원한 '을'들의 현실을 눈물나도록 짠하게 그려내며 공감대를 형성하는 한편 현실에서는 일어날 수 없지만 모두가 바라던 오피스 히어로의 등장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선사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날은 중국 창사 허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A조 6차전 경기에서 국가대표팀이 7년 만에 중국에게 패해 분통이 터졌던 만큼, '김과장'의 사이다 전개는 묘한 힐링을 안겨주기까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