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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 앞둔 '어벤져스2', "재밌다 vs 재미없다"

정현석 기자

입력 2015-05-13 06:00

수정 2015-05-13 12:14

'천만' 앞둔 '어벤져스2', "재밌다 vs 재미없다"


기록제조기 '어벤져스2'가 대망의 천만 관객을 눈 앞에 두고 있다. 900만 고지를 돌파하기 때까지 '어벤져스2'는 각종 기록들을 외화로는 처음으로 하루 관객 100만명을 넘었고 역시 외화로는 가장 짧은 기간에 300만(4일), 500만(9일), 900만명(17일)을 돌파했다. 국내에서 1천만명을 넘긴 외화로는 '아바타'(1천362만명), '겨울왕국'(1천30만명), '인터스텔라'(1천28만명)가 있다. 관객 추이가 눈에 띄게 줄어들면서 숨고르기에 들어갔지만 '어벤져스2'의 천만 돌파는 확실시된다. 현재 흥행 속도로는 '겨울왕국'은 무난히 제칠 전망.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외화 역대 1위 '아바타'를 넘을 수 있느냐가 관전포인트다.



극장가를 초토화한 '어벤져스2'. 하지만 의구심 어린 시선도 있다. 과연 이 정도 흥행이 당연한 것일까. 1000만을 훌쩍 넘을만큼 재밌는걸까. 평가의 측면에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어벤져스2'에 대한 엇갈린 시선을 담아봤다.

▶"1편만 못하다". 그러나…

영화는 장르나 관심사, 시각에 따라 평가가 엇갈린다. 그럴 수 밖에 없다. 메가 히트를 기록한 영화들은 어김 없이 '재미'와 '완성도' 등을 놓고 도마에 오르곤 한다. 그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냐를 따져보려는 입방아를 피하기 어렵다. 최고 히트작 '명량'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런데 '어벤져스2'에 대한 평가는 다소 극단적이다. 호불호가 뚜렷하게 갈린다. "생각보다 별로다" "1편만 못하다"는 말조차 들린다. 연령대가 높아질 수록 반응은 시들하다. "시간은 긴데 기대만큼 재미도 없고, 이해도 안간다. 그냥 때려부수다 끝난다"고 혹평한다. 심지어 "증간에 잤다"는 사람들도 있다. 1000만을 앞둔 영화가 졸릴만큼 재미가 없다? 가히 충격적이다. 왜 이런 혹평이 나오는걸까. 더 의문스러운 사실은 이런 혹평 속에서도 어떻게 이런 메가 히트 행진을 이어가고 있을까 하는 점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독과점 체제를 형성해왔다는 점이다. 극장가는 한동안 '어벤져스' 천하였다. '어벤져스2'는 쓰나미처럼 국내 극장가를 덮쳤다. 경보가 울리자 장르와 상관 없이 개봉 시기를 조정해 모두 높은 곳으로 대피를 해 관망했다. 알아서 정리가 이뤄진 셈. 결국 '체급'이 안 맞아 싸울 상대가 없어져 버렸다. '어벤져스2' 빼곤 볼게 거의 없다보니 선택은 제한적이다. 다른 영화들이 있지만 원하는 시간대가 다양하지 않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개봉 첫날인 지난달 23일 '어벤져스2'는 전체 3천976개 스크린 가운데 1천731개(43.5%)를 차지했다. 상영 회차까지 계산하면 이날 전체 영화가 1만3천518회 상영된 가운데 '어벤져스2'는 8천844회(65.4%) 상영됐다. 이 비율은 최대 68.3%(4월 26일)까지 올라갔다. 장사될 영화에 집중하는 멀티플렉스 만의 문제일까. 영화 자체가 없는 탓이 더 크다. 어린이날을 위한 애니메이션 영화와 '약장수' 같은 저예산 영화나 다양성 영화를 제외하고 '어벤져스2'와 같은 주에 개봉한 영화는 없었다. 김혜수 김고은 주연의 '차이나타운'만이 용감하게(?) '어벤져스2'보다 한 주 늦게 개봉해 꽤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에다 범죄를 소재로 한 누아르 영화다. 12세 이상 관람가 액션 블록버스터에 비하면 관객 범위에서 핸디캡이 있을 수 밖에 없다.

극장에 가봐야 볼게 없어서 '어벤져스2'를 본 상당수 관객. 특히 어린이 날 등 5월 가정의 달이 겹쳐 극장을 찾는 가족 단위 관객이 많았다. 자녀를 데리고 '차이나타운'을 볼 수는 없는 노릇. 여기에 호기심도 발동했다. 하도 떠들어대니 "대작이라는데 그래도 한번 봐야지"하는 군중심리로 표를 산 관객도 많았다. 아무튼 한국시장에서 '어벤져스2'는 자체 컨텐츠에 비해서 꽤 운이 좋았다.

▶"재미 없다"고? 이해력 떨어지는 일부 관객일 뿐.

적어도 "돈이 아깝지는 않았다"고 한다. 이게 '어벤져스2'를 보고 나온 다수 관객의 견해다. 마블 원작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그 자체가 엄청난 문화 컨텐츠다. 이런 규모의 영화를 단 돈 만원 주고 141분 동안 즐길 수 있는 건 행운일 수 있다. 명성답게 상상 초월의 스케일과 화려한 액션만큼은 눈을 즐겁게 한다. 마블 캐릭터를 잘 아는 관객이라면 더 볼만하다. 마블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만큼 영화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그만큼 캐릭터 탐구와 연결고리가 잘 이어져 완성된 작품이다. 상대적으로 연령대가 낮을 수록 마블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는 높아진다. 우스갯소리로 '어벤져스2'는 세대 차를 나누는 기준이란 말까지 나올 정도다.

'어벤져스2'가 볼만한 영화라는 점은 세계적으로 입증된 팩트다. 영화의 흥행돌풍은 유니버셜한 측면이 있다. 즉, 한국의 흥행은 전 세계적 흥행 돌풍 속에 있는 당연한 결과인 셈이다.(물론 한국이 조금 더 열광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가뜩이나 유행에 민감한 한국에서 이런 대작을 외면할 이유는 전혀 없다. 게다가 보너스처럼 서울 풍경도 나오고 수현도 나온다. 여러모로 봐야할 이유는 많다.

스크린 독점에 대해서도 할 말은 있다. 비단 '어벤져스2'가 아니더라도 멀티플렉스 상영관 구조 속에서 최고 히트작의 독주는 당연한 흐름이다. '명량', '국제시장' 다 마찬가지였다. 다른 영화들이 함께 우루루 개봉했어도 결국 '어벤져스2' 중심의 재편은 불가피했다. 결국 알아서 피해간 다른 영화사들이 현명했던 것일 수도 있다. 영화계 관계자는 "올 상반기 히트 영화가 별로 없었던 상황 속에 목 말랐던 극장 쪽에서 '어벤져스'는 외면할 수 없는 컨텐츠였다. 사실 매진을 시킬만한 영화를 최대한 많이 배치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상업 논리"라고 설명했다.

"재미없다"는 관객들은 마블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거나 영화의 다양성을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일 수도 있다. '어벤져스'의 스케일을 순수하게 즐길 수 있는 마인드가 없는 한 재미를 기대하기는 무리다. 아무튼 '어벤져스2'는 숱한 화제를 모으며 한국 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재미' 논란 역시 이러한 영화 자체의 강한 파급력에서 파생된 화제성 정도로 해석돼야 할 지도 모른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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