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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시라-유호정-김성령, 언니들이 돌아왔다

김표향 기자

입력 2015-03-02 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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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시라-유호정-김성령, 언니들이 돌아왔다
사진제공=SBS

40대 언니들이 안방극장에 돌아왔다. 월화엔 SBS '풍문으로 들었소'의 유호정(46), 수목엔 KBS2 '착하지 않은 여자들'의 채시라(47), 주말엔 MBC '여왕의 꽃' 김성령(48)이 시청자를 만난다. 주인공의 연령대가 20~30대로 설정되는 드라마가 많은 탓에 40대 여배우들은 주인공의 어머니나 큰 누나 같은 주변인물로 역할이 한정되기 쉽지만, 이들 세 여배우는 당당히 주요 캐릭터를 맡아 전성기 못지않은 왕성한 활동력과 관록의 연기를 선보인다.



23일 첫 방송 이후 거센 입소문을 타고 있는 '풍문으로 들었소'에서 유호정은 고위 관료인 부모 밑에서 자란 상류층 여인 최연희를 연기하고 있다. 그의 남편은 당대 최고의 변호사이자 거대 로펌의 대표인 한정호(유준상). 최연희는 어떤 상황에서도 기품 있는 태도와 고상한 취향을 잃지 않지만, 사실 그의 겉모습은 가식 그 자체다. 부부의 자랑이자 자부심이었던 아들 인상(이준)이 어느 날 만삭의 여자친구 서봄(고아성)을 집으로 데려오자 결국엔 가면을 벗어던지고 폭발해버리고 만다. 유호정은 경멸이 담긴 눈빛과 욕설에 가까운 폭언으로 서봄을 몰아붙이다가도 이내 고상한 척 얌전을 떠는 최연희의 이중성을 실감나게 연기하며 막강한 존재감을 과시한다. 겉과 속이 다른 '속물 부부' 유준상과 유호정의 탁월한 연기 궁합도 블랙코미디의 진수를 맛보게 한다.

25일 첫 방송된 '착하지 않은 여자들'에선 채시라가 인상적인 복귀식을 치렀다. '착하지 않은 여자들'은 한 가족 3대 여자들이 그들을 아프게 했던 사람들과 재회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가족극. 김혜자-채시라-이하나로 이어지는 3대 모녀 중에서도 채시라의 연기변신은 단연 돋보인다. 채시라가 연기하는 김현숙은 혼기 꽉 찬 엘리트 딸을 두고 있지만 40대 나이에도 딸보다도 철이 덜 든 인물이다. 주식과 도박으로 목돈을 몽땅 날리고서도 정신을 못 차리더니 그 돈을 다시 되찾겠다고 또 도박판에 뛰어든 사고뭉치이기도 하다. 꼬불거리는 파마머리로 잔뜩 망가진 모습과 눈빛을 번뜩이면서 고스톱을 치는 장면 등 시청자의 웃음보를 터뜨린 명장면을 여럿 탄생시켰다. 채시라는 기가 센 듯하지만 속내는 여린 김현숙의 모습을 밉지 않게 그려내고 있다.

김성령은 SBS 드라마 '상속자들'과 MBC 예능 프로그램 '띠동갑내기 과외하기'를 통해 사랑스럽고 귀여운 여인의 이미지로 각인됐지만, 드라마 '여왕의 꽃'에선 욕망의 화신으로 돌변해 악녀 연기를 선보인다. 김성령이 연기하는 주인공 레나 정은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스타 셰프이자 스타 MC다.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겉모습 이면에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성공이 곧 행복이라고 굳게 믿으며 거침없이 질주해온 과거가 숨겨져 있다. 레나 정이 성공을 위해 버린 친딸 강이솔(이성경)과 재회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이 드라마의 주요 줄거리. 김성령은 "레나 정은 보통의 다른 사람들에 비해 부모의 보살핌은 물론 너무도 가진 것 없이 자라 늘 결핍 상태의 인물이다. 영민하지만 가난에 대한 트라우마가 커, 항상 뭔가를 움켜쥐려고 하는 캐릭터로서 살면서 늘 사랑에 배신당하고 남을 불신하게 된다. 하지만 결국엔 진심으로 자신을 사랑하는 한 남자를 통해서 진정한 사랑을 찾게 된다. 여자들이 나이 들수록 자신의 삶에 대해 포기하는데 레나 정처럼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많은 여성들이 용기를 가졌으면 한다"고 전했다. '여왕의 꽃'은 3월 14일 첫 방송된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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