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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스토리]日 입국 거부 이승철, '그날에' 무슨 일이? 내년에 日 다시 갈 것!

이정혁 기자

입력 2014-11-26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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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입국 거부 이승철, '그날에' 무슨 일이? 내년에 日 다시 갈 것!
가수 이승철이 다시 뛴다. 최근 석연치 않은 이유로 일본 입국이 거부된 이승철이 전국 투어를 통해 통일과 평화송 '그날에'를 엔딩 곡으로 열창하며 객석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승철은 내년 월드투어 때 일본을 다시 방문할 것이라고 전해 그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게 됐다. 사진제공=진앤원뮤직웍스

"내년에 일본에 다시 가겠다!"



지난 9일 전국민의 공분을 산 일이 발생했다. 바로 가수 이승철과 부인 박현정 씨가 석연치 않은 이유로 일본 입국이 거부된 것. 그동안에도 일본을 수 차례 방문했던 이승철인 만큼, 갑작스럽게 내려진 일본 측의 입국거부 조치는 최근 그가 독도에 입도해 통일을 염원하는 노래 '그날에'를 발표한 것이 이유일 가능성이 컸다.

과연 그날 도쿄 하네다 공항에서 이승철-박현정 부부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이번 일을 계기로 전국민에게 독도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워준 이승철을 만나 사건의 전말과 함께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들어봤다.

▶블랙리스트 존재, 직감했다!

지난 9일 이승철은 일본 현지 지인의 초대를 받아 김포에서 비행기를 타고 도쿄 하네다 공항으로 향했다. 이번 여행에는 또다른 한국인 지인 부부도 동행해 총 4명이 떠났다.

사건은 입국 심사를 받으며 시작됐다. 이승철이 입국 허가를 받기 위해 여권을 건네자 현장 직원이 바로 출입국 사무소로 데리고 들어가 '나리타에서 두번 입국심사에 걸린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평소 나리타 공항을 이용하지 않는 이승철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고, 이 직원은 한참 나갔다가 돌아오더니 '유명가수 맞느냐?'고 되물었다. 이에 이승철이 '맞다'라고 말하자 그제서야 "최근 언론에서 나온 것 때문"이라고 입국이 불허된 이유를 알렸다.

그렇게 이승철은 보다 심도깊은 심문을 위해 특별한 공간으로 옮겨졌고 통역사와 함께 여러 질문을 받았다. 이승철은 "그때부터는 언론에 나온 것에 대해서는 언급이 사라지고 '20년 전에 대마초 사건이 있었느냐'고 물어보고 마치 이 이유 때문에 입국이 허락되지 않는다는 식으로 몰고 가더라"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더 황당한 것은 이승철의 부인도 특별한 설명없이 동시에 입국이 거부된 것. 이에 대해 강력항의 하자 출입국사무소 측은 별도의 해명 없이 그저 '입국 불허' 사실만 반복했다.

그렇게 약 4시간 동안 억류된 뒤 한국행 비행기에 다시 몸을 실어야 했던 이승철은 일본의 한국에 대한 태도가 무례하고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일본 입장에서는 이승철이 자신의 대마초 사건을 언급하면서까지 입국이 불허된 사실을 밝히지 않을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는 점도 이승철의 자존심을 건드렸다.

"몇몇 연예인들이 나와 비슷한 일을 당했어도 일본에서의 활동 이유 등으로 쉬쉬하고 넘어갔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게 더 기분이 나빴다."

이에 이승철은 입국 다음날 바로 보도자료를 통해 '일본 출입국사무소는 애초부터 이승철에 대해 이미 많은 것을 파악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사전 자료 조사 및 표적 입국 거부 의혹을 더욱 높이고 있다'며 '이승철은 대마초 사건 이후 지난 20여년간 일본을 15차례 입국해오면서도 입국시 아무런 제재를 받은 적이 없다. 심지어 지난 2000년대 초반에는 일본 현지서 콘서트를 개최하는 등 활동에 어떠한 제약을 받지 않았다'고 당당하게 밝혔다.

이승철은 "이번 일을 겪으며 일본이 독도에서 퍼포먼스를 하는 사람을 관리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에 따른 블랙리스트가 존재한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날 이후 '그날에' 열풍. 그리고…

이승철의 입국거부 사실이 전해진 직후 전국민의 독도에 대한 관심이 다시금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외교부도 주한 일본대사관 관계자를 청사로 불러 "이승철 씨가 과거 여러 차례 일본을 방문할 때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가 독도 방문 직후인 현시점에서 입국이 거부된데 대해 우리 국민들이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며 항의했다.

이승철 역시 구체적인 행동에 나섰다. 일본의 부당한 억류 및 입국거부 조치에 항의하는 의미로 지난 8월14일 독도에서 울려퍼졌던 노래 '그날에'를 무상 배포키로 하고, 향후 협업 음원에서 발생되는 수익 역시 기부하기로 결정한 것.

'그날에'는 Mnet '슈퍼스타K 시즌5'에 네이브로라는 팀으로 출연했던 정원보가 작사, 작곡했으며,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양방언의 오케스타라 편곡이 어우러진 노래다. 그래미 수상에 빛나는 믹스엔지니어 스티브 핫지가 녹음에 참여했고, 연주는 코리아 심포니가 맡았다.

무료 배포에 대한 반응은 즉각적이고 화끈했다. 이승철이 개설한 블로그에는 15만여명이 방문해 '그날에'를 45만여번 다운로드 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배포 5일만에 약 5만개의 응원 댓글이 달릴 정도로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이승철은 "데뷔 이래 이런 응원 댓글들은 처음인 것 같다"고 뿌듯함을 전하는 동시에 "민감한 시점에 일본이 독도 문제를 건드렸다. 이번 일을 계기로 일본은 한국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꿔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승철은 '그날에'를 더욱 적극적으로 알릴 예정이다. 그 첫번째 행보가 오는 12월 3일 홍콩에서 개최되는 'Mnet 아시안 뮤직 어워드'에서 특별한 무대를 선보이는 것. 이승철은 이날 아시아 전역에 인기 높은 여성 스타, 그리고 홍콩 어린이 합창단 등과 함께 다양한 협업 무대를 논의 중이다.

이어 세계적으로 유명한 가수들과의 콜라보레이션도 추진되고 있다. 이를 위해 이승철 측은 세계적인 그룹 'U2'의 보컬 보노에게 함께 노래를 부르고 싶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놓은 상태다.

이승철은 "보노 같은 해외 유명 가수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유명한 한국의 스타들과도 함께 노래를 부를 생각도 있다. 예를 들면 박세리, 김연아, 싸이, 류현진 등이 동참해 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승철은 왜 쉽지 않은 길을 택했을까.

'그날에'는 내년이면 데뷔 30주년을 맞는 이승철이 탈북청년합창단 '위드 유'와 함께 진행해온 '원네이션 캠페인'의 결과물이다. 이승철은 위드유와 함께 지난 8월 14일, 남과 북이 유일하게 한 목소리를 내는 독도에 직접 입도해 함께 6개월간 준비해온 '그날에'를 발표하고 이어 '홀로아리랑' 등을 부르는 음악회를 펼쳤다.

이후 8월 27일 미국 뉴욕에 위치한 UN본부에서 열린 세계 최대 NGO 행사인 '제65회 UN DPI-NGO 총회'를 찾아 세계 가수를 대표해 '그날에'와 '아리랑'를 열창했고 8월 29일에는 탈북청년합창단과 함께 하버드대학교에서 자선 공연을 개최했다.

이 모든 과정은 광복 70주년을 되는 내년 1월 8일과 9일 KBS를 통해 110분 가량의 특집 방송으로 2회에 걸쳐 소개된다.

이승철은 "돌이켜 생각해보면 일본 입국이 거부되고 '그날에'가 많은 사랑을 받게 되기까지 모든 일이 준비된 것처럼 맞아 떨어졌다"며 "자칫 한일 양국간 감정 대립으로 번질 수 있던 이번 일이 '그날에'라는 노래로 봉합이 되었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런 분위기는 이승철의 전국투어 콘서트로 고스란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 10월 25일 전주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을 시작으로 막을 올린 전국 투어 '울트라캡쏭(ULTRA CAP SONG)'의 엔딩 무대는 팬들의 요청으로 어김없이 '그날에'가 울려퍼지고 있는 것.

이승철은 "예전에는 공연장 분위기가 신나게 즐기는 분위기 였는데 일본 입국 거부 사건 이후에는 조금은 엄숙한 느낌으로 바뀌어 살짝 당황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만큼 공연의 격이 올라갔고 더욱 관객들과 끈끈해진 느낌"이라며 환하게 웃어보였다.

'울트라캡쏭' 투어는 12월 6일 인천, 12월 20일 부산, 12월 24~26일 서울, 12월 31일 대구까지 진행되고 내년에는 데뷔 30주년 콘서트로 바뀌어 계속된다. 특히 내년에는 뉴욕, 워싱턴, LA를 비롯해 도쿄, 오사카, 베이징, 상하이 등 월드투어로 확대된다. 관심은 입국 거부를 했던 일본이 이승철의 도쿄, 오사카 공연의 비자를 내줄지 여부. 이승철은 "비자를 내줘도 내주지 않아도 큰 관심을 끌 것이다. 그만큼 독도에 대한 관심이 다시 한번 커질 수 있는거 아니겠느냐"고 전했다.

사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승철은 독도를 상징하는 또 한 명의 가수가 됐다. 그만큼 이전과는 다른 책임감이 따르는 만큼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이 길을 마다하지 않은 이유를 묻자 "조용필 선배를 보면 정치적 외교적으로 활동을 한게 아니라 그저 노래로 말을 했다. 그 분이 부른 '한 오백년'이란 노래는 민족의 한을 대변했고, 그 노래로 지금의 국민가수 위치까지 올랐다고 본다"며 "이번 일을 겪으며 가수로 새로운 길을 발견하게 됐다. '그날에'를 부른 가수란 책임감을 안고 독도에 대해 연구하고 여러 프로젝트에도 참여할 것이다"고 각오를 전했다.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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