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는 이번 앨범 발표를 기점으로 그동안 고수해 왔던 신비주의와는 다른 행보를 보여왔는데 이날도 취재진의 민감한 질문에도 솔직히 답변을 하는 등 달라진 서태지를 보여줬다. 기자회견 내용 중 흥미로웠던 질문에 대한 서태지의 답변을 지상 중계한다.
▶특별히 많이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예전에도 토크쇼를 음악 발매전에 해왔는데, 이번에는 특별히 류재석씨와 했을 뿐이다. 또 9집이 이전 음반보다 대중적인 음악이기 때문에 좀 더 많은 분들께 들려주고 싶은 마음이 있어 활동 방향이 조금 달라진 것 같다.
-9집이 팬들에게 조차 변절자라는 얘기를 들을 만큼 대중적이다. 가정을 이루고 같이 겪게 된 변화인가.
-9집이 공교롭게 양현석 대표가 이끄는 YG 소속의 악동뮤지션-에픽하이와 겹쳐 둘 사이에 신경전이 있는거 아니냐는 얘기도 있는데.
▶YG 양군이 성공한 부분은 뿌듯하기도 하고 기쁜 마음이다. 예전에 같이 활동했던 동료들이 다 잘됐으면 좋겠다. 공교롭게라고 했는데 저도 당연히 그렇게 생각한다. 사실은 하루에도 여러 가수들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저는 그렇게(신경전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9집 음원 차트 성적이 오늘 발표된 비스트보다 저조한데.
▶성적은 저조하다. 8집 때도 그랬는데 이번에도 큰 기대 안했다. 그런데 아이유 씨 덕분에 1위도 했고, 그 덕분에 10대들이 타이틀곡 '크리스말로윈'도 관심있게 들어준 것 같다. 음악을 성적으로 구분하기 보다는 개기인이 들었을때 좋은 음악, 나쁜 음악으로 판단했으면 좋겠다.
-표절 의혹도 계속 있는데.
▶표절 이야기는 이미 오래된 이야기다. '교실 이데아'란 생소한 장르를 하면서 그랬고, '컴백홈' 때도 그랬다. 하지만 표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방송에서 해명도 하려고 했는데 지금은 그런 해명이 불필요한 것 같다. 언제인가는 그런 논란이 사그라질 것이다.
-'문화 대통령'이라고 불리는데 지금은 어떤 평가를 받고 싶나?
▶'문화 대통령'이란 수식어는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해 주신 말씀이다. 너무 과분하고 자랑스럽기도 하지만 족쇄 같은 느낌이 있었다. 누군가 빨리 가져갔으면 좋겠다. 그럼 선배로서 뒤에서 흐뭇하게 지켜보면서 음악생활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생활 때문에 악플에 많이 시달렸는데 어떤 시선으로 보나.
▶악플은 너무 오래됐다. 2000년도부터는 안티 사이트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쭉 이어져오고 있는데 이번 8집 끝나고 9집 때는 심화됐다. 제가 떡밥을 많이 던졌다. 진수성찬을 차렸다. 재미있게 얘기들 하는데 중요한 건 음악이고, 나머지는 가십이라고 생각한다. 지나가면 잊혀지고 중요하지도 않다. 오히려 그런 관심들 덕분에 제 음악을 더 들어보게 한다면 얼마든지 환영이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