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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왕' 실망스런 결말, 수애 최대수혜자는 김태희?

박아람 기자

입력 2013-04-03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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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왕' 실망스런 결말, 수애 최대수혜자는 김태희?


월화드라마 '야왕'의 결말을 두고 시청자의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각종 포털사이트 댓글엔 허술하고 허무하다, 개연성없다, 막 만든 거 같다는 식으로 '야왕' 마지막회 내용전체에 대한 비판부터, 악녀 주다해(수애)를 미화한 불편함, 복수다운 복수는 커녕, 끝까지 주다해를 사랑한 하류(권상우)의 호구스런 모습에 질려버린 듯한 짜증섞인 분노, 모든 게 그동안 믿고 시청한 내탓이라며 자아비판을 하는 네티즌도 많았다. 그만큼 '야왕'의 결말은 시청자를 실망시켰다. 드라마가 아닌 콩트에 가까운 전개에, 시청하는 내내 실소를 멈출 수 없었기 때문이다.



허점투성의 결말과 최대수혜자

1. 하류의 핸드폰 복수

'야왕'은 결말을 앞두고 핸드폰을 과하게 활용했다. 하류는 주다해의 오더를 받고 자신을 살해하러 온 주양헌(이재윤)에게, 핸드폰을 통해 주다해가 그의 아버지를 죽였다는 사실과 그동안 그를 속여 왔다는 걸 알려줬다. 또한 영부인 주다해의 과거 악행을 기자들에게 폭로하게 만든 것도 핸드폰이었다. 너무나 1차원적인 손쉬운 방법이라 '엿듣기'와 더불어 드라마에선 가장 경계해야 할 1순위 핸드폰의 무분별한 사용이 야왕의 복수와 결말을 좌우했다.

결국 핸드폰 하나로 하류의 복수가 완성된 셈이다. 진작에 핸드폰을 활용했으면 조기에 복수가 완성되었을 텐데, 그동안 하류는 백학그룹 백도경(김성령)에게 작업을 거는 것부터 시작해, 쓸데없는 시간을 낭비해가며 주변사람을 위험에 빠뜨리거나 죽게 만든 무능하고 무매력적인 캐릭터로 확인 사살시킨 셈이다. 오히려 화끈하게 차로 밀어붙여 주다해를 사망시킨 주양헌의 복수가 네티즌의 공감과 지지를 얻으며, 남자주인공은 하류가 아닌 주양헌이었다는 우스개소리가 나올 정도다.

2. 악녀 주다해를 미화하기 위한 회상과 상상, 제작진의 착각.

마지막회에 무슨 회상과 상상이 이토록 난무하는가. 개연성이라도 있으면 모를까. 개연성도 없다. 하류와 주다해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장면에서, 제작진은 '주다해는 커서 악녀가 될 마인드를 품지 않은, 원래는 본성이 착한 아이였다.'를 시청자에게 보여주고 싶었나보다.

하지만 야왕이 회상을 통해 보여준 그 나이 또래 아이들은 본성이 착하다. 순수하다. 어릴 때부터 악녀 싹수가 보이는 여자가 있을까. 질풍노도의 사춘기시절도 아니고, 초등학생시절로 돌아가 주다해의 순수함을 찾으려 애쓴다는 게 어처구니없다. 순수한 시절의 초등학생 어린이와 성인이 되어 악녀가 된 주다해와 매치를 시키고 미화를 하는 게 가당키나 한가. 무슨 김일성 우상화작업도 아니고. 왜 시청자에게 주다해는 원래 착하다를 주입하려 할까. 어릴 때 순수했으면, 커서 나쁜 짓해도 이해해줘야 되는 거야?

3. 주다해 캐릭터도 억지 결말에 무너졌다?

마지막회에서도 주다해는 극중에서 확실히 돋보일 정도로 빛났다. 청와대 영부인 드레 수애에서, 하류의 집을 찾아갈 때 튀는 모자와 허름한 자켓으로 거지왕 김춘삼패션을 완성시킨 주다해. 의상에 따라 수애도, 주다해도 자유자재로 변신할 줄 알았다. 그리고 그 변신엔 돌이킬 수 없는 악녀 컨셉을 밀어붙이는 힘이 느껴졌다. 하류가 진심어린 사과를 듣고 싶다고 하자, 주다해는 "사과? 돈주면 그게 사과지?"라고 답한다. 역시 주다해다. 주다해스럽다. 그 일관성, 뚝심이 빛났다.

그렇다. 차라리 주다해는 희대의 악녀, 영원한 악녀로 남는 게, 그나마 '야왕'의 개연성을 살리는 유일한 희망이었다. 그런데 하류가 주다해를 망쳤다. 궁지에 몰린 주다해가 청와대에서 자신의 머리에 총을 겨누고 자살할 때도 방해를 했고, 주양헌이 차로 돌진할 땐 하류가 주다해를 안고 부딪혔다. 결국 하류가 교통사고로 죽을 위기에 빠지자, 그 순간 주다해는 눈물을 흘리며 하류에게 미안하다는 진심어린 사과를 했다. LTE급으로 돌변한, 착한 주다해를 보면 적응이 안 된다. 하류의 사랑과 배려때문에 주다해가 개과천선할 여지가 보였던 인물이었나.

특검이 닥치고 청와대에서 물러나야 할 주다해라면, 누렸던 부와 권력을 모두 빼앗긴 주다해라면, 차라리 원작의 결말처럼 주다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자살이 훨씬 깔끔하고 개연성이 느껴진다. 그녀에게 복수하겠다면서, 입으로 주다해를 죽이겠다는 말을 수없이 반복한 하류도, 주양헌이 주다해를 칠 때, 덤비지 말고 그저 안타깝게 지켜보는 게 나았을 지도 모르겠다.

4. 야왕의 최대수혜자는 장옥정 김태희?

시청률조사기관 닐슨에 따르면, 드라마 야왕의 마지막회 시청률이 전국기준으론 25.8%, 수도권기준으로는 무려 27.5%나 된다. 주중 미니시리즈로는 올 상반기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한 셈이다. 야왕의 실망스런 결말과는 별도로, 드라마의 인기를 새삼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높은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야왕'에서 최대수혜자라고 내세울 사람이 있을까. 악녀 주다해를 정말 얄밉게 구현한 수애의 연기력은 칭찬이 아까지 않다. 하지만 수애에게 주다해캐릭터는 득이었을까. 주다해는 동정이 가는 악녀가 아닌, 그냥 나쁜 여자에 불과하다. 악녀 오브 악녀다. 그래서 원톱에 가까웠던 수애가 시청률의 여왕은 되었으나, 주다해이미지를 희석시키기 위해선 차기작 선정에 커다란 숙제를 떠안았다. 하류는 남자 언년이로 불릴 만큼 민폐캐릭터로 전락해 권상우에겐 아쉬움만 남겼다. 백도경역에 김성령이 매력은 있었으나, 야왕을 지배한 주다해의 강한 포스에 밀려 최대수혜자로 불리기엔 부족하다.

때문에 '야왕'에서는 최대수혜자가 눈에 띄지 않는다. 오히려 야왕 후속작인 김태희-유아인 주연의 '장옥정, 사랑에 살다'가 최대수혜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야왕의 높은 시청률 덕분에, 드라마 '장옥정, 사랑에 살다'의 예고편을 많은 시청자가 볼 수 있었다. '장옥정'의 예고편이 상당히 퀄리티있게 나온 편이라, 시청자의 기대감을 높인다. 뿐만 아니라, '야왕'의 주시청자층이 '장옥정'측에서 기대하고 예상하는 시청자층과 상당부분 겹친다. 야왕의 높은 시청률을 안고, TV로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에게 홍보를 톡톡히 한 '장옥정'이 첫회부터 높은 시청률을 마크한다면, 타이틀 롤을 맡아 책임감과 부담감이 막중한 김태희가 야왕과 수애덕을 제대로 보는 최대수혜자가 될 전망이다.<한우리 객원기자, 대중문화를 말하고 싶을 때(http://manimo.tistory.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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