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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동혁의 이슈분석] 넘사벽 'GOAT' 양동근, 의심여지 없는 3가지 핵심근거

류동혁 기자

입력 2020-04-01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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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넘사벽 'GOAT' 양동근, 의심여지 없는 3가지 핵심근거
그는 KBL 최고다. 모든 것을 따져보면 더욱 그렇다. 사진제공=KBL

올 시즌을 끝으로 코트를 떠나는 현대 모비스 양동근.



그는 'KBL 전설'이다. 의심의 여지가 없다. 정확히 말해 KBL 'GOAT(The Greatest of All Time)이다.

한때, 그에 대한 평가가 박했던 시기가 있었다. 타고난 패싱센스를 갖춘 정통 포인트가드를 '고평가'하던 시절이었다. 일부 '올드한' 농구인들은 여전히 그런 평가를 한다.

이미 현대 농구는 너무나 많이 바뀌었는데, 여전히 자신의 '농구관을 수정하지 않은 채 선수 평가를 한다.

양동근은 타고난 선수는 아니었다. 한양대 시절, 그는 슈팅 가드였다. 현대 모비스에 입단한 뒤 '야전사령관'으로 포지션을 옮겼고, 결국 KBL 최고의 선수가 됐다. 그가 'KBL 넘버 원'인 핵심 이유들이 있다.

▶강력한 커리어

2005년 신인상을 받았다. 그 이후 MVP를 휩쓸었다. 현대 모비스는 챔프전 우승 6회를 달성했다. 양동근은 그 중심이었다. 에이스였다.

정규리그 MVP 4회, 챔프전 MVP 3회, 정규리그 베스트 5 9회를 차지했다. 여기에 최우수 수비상도 탔다.

KBL 올타임 넘버 원을 얘기할 때 비교 대상은 서장훈 김주성이 꼽힌다.

11시즌을 소화한 서장훈은 정규리그, 챔프전 MVP 각각 1회. 위대한 선수인 것도 맞고, 역대 최고의 센터인 것도 맞지만 KBL 최고의 선수는 아니다.

김주성도 화려하다. 2002년, 2012년 아시안 게임 금메달 리스트. 소속팀 정규리그 우승 5회, 챔프전 우승 3회를 이끌었다. 정규리그와 챔프전 MVP 각각 2회를 기록했다.

베스트 5 8회, 최우수 수비상 2회를 기록했다.

단순 커리어만 비교해 봐도, 양동근은 압도적이다.

▶넘사벽 공수 밸런스

농구의 기본은 공격과 수비다. 특히 수비는 선수 평가에서 엄청난 비중을 차지한다.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의 경우에도 NBA 최고의 선수로 꼽는 이유는 화력한 공격도 있지만, 너무나 강력했던 수비력이 근간이다.

양동근은 전성기 시절 '(코트)바닥을 훑고 다닌다'는 평가를 받았다. "짐승같다"는 평가가 정확할 만큼, 공격적 수비를 했다.

한마디로 수비로 경기를 지배했다.

공격력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었다. 그의 가장 큰 장기는 스크린을 받은 뒤 특유의 스텝을 이용한 미드 레인지 점퍼.

3점슛도 정확했고, 파워를 이용한 골밑 돌파와 포스트 업까지 다양한 공격 루트를 가지고 있었다. 특히,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3점슛과 김종규에 건넨 어시스트, 그리고 지난 시즌 챔프 1차전에서 보여준 끝내기 3점포 등 승부처에서 너무나 강했던 양동근이었다.

2000년 이전의 한국 농구의 에이스는 수비보다는 공격에서 비중이 상당히 높았다. 즉, 수비에서 힘 조절을 하면서 공격에 모든 것을 쏟아붓는 시스템의 농구를 했다.

때문에 대부분 에이스들의 수비는 약하거나, 의지가 부족했다. 실전에서 수비와 공격에서 모두 힘을 쏟아붓는 것과 공격에 비중을 두는 것은 확실히 차이가 있다.

양동근은 이런 공수 밸런스가 완벽했던 선수였다.

▶완벽한 외부 변수들

프로는 기본적으로 자신의 사생활, 그리고 코트에서의 충성심, 팬들과의 소통 등 외부적 요소들도 중요하다. KBL 역대 최고 선수라는 것은 이런 외부 변수들도 완벽하게 컨트롤해야 얻을 수 있는 명예다.

양동근은 이런 면에서 완벽했다.

그의 숙소 방에는 벽지에 메모가 가득하다. 현대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항상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적어 놓는다. 벽지가 가득찰 정도였다. 빨랫줄처럼 걸어놓기도 했다"고 했다.

게다가 "자신의 약점이 뭔지 완벽히 아는 선수다. 훈련 시간 그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항상 집중력을 잃지 않는다"고 했다.

완벽한 공수 밸런스는 경기 지배력의 원동력. 그의 전성기 시절을 보면, 볼이 있는 모든 곳에 양동근이 있을 정도의 착각을 일으킨다.

프로 선수에게 가장 큰 탤런트는 '치열한 노력'이다. 자기 관리로 이어지고, '전설'이 되는 발판을 마련한다. 특별한 농구 센스와 운동능력은 타고난 것이지만, 노력은 후천적이기 때문에 더욱 어렵다.

실제 NBA의 레전드를 봐도 '치열한 노력'없는 선수는 없다.

몇몇 국내 농구 전문가들이 '양동근은 재능이 부족한 선수'라는 이해할 수 없는 평가를 받았지만, 현실은 달랐다. 프로선수의 가장 큰 재능인 '치열한 노력'을 14시즌 내내 했다.

때문에 경기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노장 선수와 달리, 양동근은 올 시즌에도 40경기를 뛰면서 10.0득점, 4.6어시스트, 1,2스틸, 2.7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현 시점에도 국내 톱 포인트가드 중 하나다.

여기에 그는 시대를 앞서간 면도 있다. 포인트가드와 슈팅 가드의 영역이 해체된 현대 농구다. 양동근은 게임 리딩과 함께 강력한 득점력을 갖춘 새로운 개념의 가드 상을 제시했다.

아무리 따져봐도 양동근은 KBL 'GOAT'이다. 의심할 여지가 없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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