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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관 없는 메뚜기 신세...KGC의 힘겨운 시즌 준비

김용 기자

입력 2019-09-20 08:03

체육관 없는 메뚜기 신세...KGC의 힘겨운 시즌 준비
◇연세대에서 연습경기를 치르고 있는 안양 KGC. 사진=김 용 기자

[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전국 대학 투어를 다니는 느낌이 든다니까요."



프로농구 새 시즌을 준비하는 KBL 10개 구단. 개막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마지막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번 시즌은 많은 팀들이 시행착오를 거쳤다. 계획했던 일본 전지훈련이 양국 관계 악화로 인해 줄줄이 취소됐기 때문. 일본은 비슷한 농구 스타일과 선수 구성이 된 프로팀들과의 연습경기가 가능해 인기 훈련지로 각광을 받았다. 전지훈련은 다양한 연습경기 상대를 만날 수도 있고, 같은 장소에서 같은 방식으로만 훈련을 해 정신적으로 지친 선수들의 탈출구가 될 수 있어 프로 구단들이 꼭 필요하게 여긴다.

서울 SK와 전주 KCC와 같이 터리픽12라는 멋진 외부 대회에 참가하는 팀이 있다. 디펜딩 챔피언 울산 현대모비스도 챔피언스컵에 나선다. 고양 오리온은 남들이 가지 않는 이탈리아 전지훈련을 선택했다. 일본 훈련이 취소된 팀들 중에서도 원주 DB와 창원 LG는 대만으로 급하게 훈련을 떠났다. 이마저도 안되는 서울 삼성, 부산 KT는 제주도 동반 훈련을 실시했다.

하지만 안양 KGC와 인천 전자랜드는 가까운 제주도조차 가지 못했다. 원래는 두 팀도 제주도 훈련에 참가하는 방안이 추진됐지만, 무슨 일인지 두 팀은 함께 할 수 없었다.

그나마 홈 훈련장이 멀쩡한 전자랜드는 사정이 낫다. KGC 선수단은 비시즌 안양실내체육관 냉난방 공사로 인해 훈련장도 없다. 비시즌 훈련이 시작되기 전부터 진행된 공사는 21일 마무리 된다. 하지만 그마저도 당장 냉방 시설이 가동되지 않아 제대로 된 훈련을 바로 시작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 사이 KGC 선수단은 떠돌이 생활을 했다. 기본 체력 훈련 등은 경기도 군포에 있는 체육관을 이용했는데, 시설과 이동 거리가 만족스럽지 못했다. 그래서 아예 원정 연습경기 위주의 스케줄로 변경했다. 8월, 9월 동안 전국 각지 대학교 체육관을 모두 방문했고, 최근에는 프로팀들 체육관에서도 원정경기를 한다.

KGC 선수들은 19일 서울 신촌 연세대에서 연습경기를 가졌다. 하루 전에는 서울 안암동 고려대 경기를 치렀다. 모교를 찾은 캡틴 양희종은 "안양에서 신촌까지 1시간 넘게 이동해야 한다. 경기를 하기도 전에 피곤하다"고 설명했다. 문성곤도 "아무래도 매일같이 이동을 하다보니 컨디션 관리에 힘든 부분이 있을 수밖에 없다. 전국 대학 투어를 다니는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남들 가는 해외 전지훈련도 못가고, 어쩔 수 없는 '메뚜기' 신세지만 선수들은 의젓하게 자신들의 할 일을 하고 있다. 문성곤은 "시즌을 치르면 긴 원정 이동에 지치는데, 그에 대한 연습이라고 생각하며 열심히 하고 있다. 프로 선수이기에 어떠한 환경에도 적응하며 시즌 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팀을 이끄는 김승기 감독도 "체육관 사정 때문에 기본적인 체력, 전술 훈련을 많이 하지 못한 부분이 아쉽다"면서도 "선수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줘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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