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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를 이겨라' 어린 시절 꿈이었는데…" 떠나는 레전드 향한 '12승' 영건의 속내 [인터뷰]

김영록 기자

입력 2022-09-23 22:32

수정 2022-09-23 23:31

"'이대호를 이겨라' 어린 시절 꿈이었는데…" 떠나는 레전드 향한 '12…
인터뷰에 임한 LG 이민호. 김영록 기자

[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저 대단한 선수 한번 이겨보고 싶다는 생각? 상대하는 것 자체가 기분 좋죠."



올해 토종 투수 중 다승 2위. 데뷔 3년만에 LG 트윈스의 미래에서 현재가 됐다.

이민호는 23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에 선발등판, 6이닝 5안타 무실점 4K로 호투하며 시즌 12승째를 거뒀다.

토종 투수 중에는 키움 안우진(13승)에 이은 2위, SSG 김광현, KIA 양현종, KT 소형준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하지만 경기 후 만난 이민호는 "오늘 결과는 좋은데, 초반에 풀카운트도 많이 갔고 썩 좋지 않았다. 허도환 선배가 절 많이 잡아주셨고, 코치님 말씀 들으면서 점점 밸런스가 잡혔다"며 불만족스런 속내를 드러냈다.

호흡을 맞춘 허도환은 프로 데뷔 20년차,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다. 이민호는 "도환 선배가 '오늘 직구 슬라이더가 좋다. 믿고 던져라' 하셔서 거기에 초점을 맞췄다. 항상 빠르게 승부하려고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유강남에서 허도환으로 전담 포수가 바뀐 것에 대해서는 "내겐 별 차이가 없다. 두 분 다 믿고 던진다. 아마 감독님께서 기분전환차 바꿔주신 것 같다. 못 던진 경기는 내가 못 던진 것"이라며 "내 구위는 항상 나쁘지 않다. SSG전 홈런 맞은 건 상대가 잘 친 것"이라고 덧붙였다.

12승에도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다만 "날 믿어주신 감독님, 코치님께 보답하고 싶다. 중요한 시기니까 내가 잘 던지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선발투수의 승리는 타자 형들이 점수 내주고, 중간 투수들이 막아준 결과다. 내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오늘도 수비에서 많이 도와줬고, 1점차에서 불펜이 잘 막아줬다. 또 전에도 타자들이 많은 점수를 내줘서 내가 편하게 던진 경기도 있다. 항상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날 이민호는 롯데 이대호를 상대로 3타수 무안타로 완승을 거뒀다. 1회초 첫 타석에선 우익수 파울 플라이, 4회초에는 유격수 땅볼, 6회초에는 삼진이었다.

어쩌면 선수생활 마지막 맞대결일 수도 있다. 이민호는 "어릴?? 한창 야구를 볼때, 지금도 잘하지만 정말 잘하실 때 아닌가. 그런 선수와 내가 상대한다는 것 자체가 기분좋다"면서 "내가 우러러보던 선수를 한번 맞상대해서 이겨보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갖고 있었다. 그래서 더 집중력 있게 던졌다"고 답했다.

이어 "워낙 장타를 잘 치는 분이니까, 오늘은 단타로 막자는 생각으로 임한게 결과가 좋았다"고 덧붙였다.

잠실=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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