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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같은 구장, 다른 외인 투수 선택. 안정감 LG vs 강속구 두산

권인하 기자

입력 2022-01-18 11:49

수정 2022-01-18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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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구장, 다른 외인 투수 선택. 안정감 LG vs 강속구 두산
아담 플럿코

[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는 KBO리그에서 가장 규모가 큰 서울 잠실구장을 사용한다. 홈구장을 공유하는 한 지붕 두 가족이다.



하지만 외국인 투수를 영입하는 기준은 판이하다. 투수친화적이라는 잠실구장 마운드를 가장 자주 밟게 되지만 제각각 다른 장점에 주목했다.

LG는 올시즌 KBO리그 4년차에 접어드는 케이시 켈리에 아담 플럿코를 새롭게 영입했다. 지난해 승률왕에 올랐던 앤드류 수아레즈와의 재계약이 난항에 빠지자 아예 방향을 틀어 재빨리 플럿코를 데려온 것이다.

두산은 지난해 역대 한 시즌 최다 탈삼진 신기록을 세우며 평균자책점-탈삼진 2관왕에 올라 시즌 MVP까지 차지한 아리엘 미란다에 새롭게 로버트 스탁을 영입했다. 지난해 좋은 피칭을 했지만 부상으로 빠진 워커 로켓과 재계약 하는 대신 새롭게 뽑은 투수다.

LG와 두산의 외국인 투수에 대한 시선이 달랐고, 완전히 다른 유형의 투수가 왔다. LG는 내구성이 담보된 안정감이 장점인 투수를 데려온 반면 두산은 강속구 투수를 뽑았다.

LG가 수아레즈와의 계약을 끝까지 고집하지 않은 이유는 수아레즈의 내구성에 대한 의구심 때문이었다. 수아레즈는 지난해 최고 시속 150㎞에 이르는 빠른 공에 제구도 좋았다. 10승2패에 평균자책점 2.18을 기록했다. 좋은 평균자책점을 보였지만 수아레즈는 115⅓이닝을 소화하는데 그쳤다. 시즌 중간 중간 코칭스태프 차원에서 휴식을 주면서 세심하게 관리했지만 후반기 등 부상으로 한달 이상 빠졌고, 이후에도 제 모습을 찾지 못했다.

LG가 영입한 플럿코는 켈리와 비슷한 스타일이라는 점이 긍정적 요인이었다. 최고 구속은 시속 140㎞대 후반이고, 변화구가 좋다. 게다가 내구성이 좋아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꾸준히 던질 수 있다는 점이 LG를 사로잡았다. LG는 국내 선발진이 강하지 않다. 임찬규와 이민호가 있고 5선발은 오는 2월 시작되는 스프링캠프를 통해 뽑아야 한다. 국내 투수들이 상위권 팀들의 국내 투수진과 비교했을 때 절대 강하다고 보기 어렵다. 외국인 투수들이 굳건하게 1, 2선발로 활약해 줘야 국내 선발진과 불펜진의 과부하를 막을 수 있다.

두산은 최근 외국인 투수 선발 기조가 강속구로 굳어진 느낌이다. 최근 두산에서 던진 외국인 투수들은 대부분 패스트볼 구속이 시속 150㎞를 쉽게 넘겼다. 2019년 조쉬 린드블럼과 세스 후랭코프, 2020년 라울 알칸타라와 크리스 플렉센, 2021년 미란다와 로켓 모두 빠른 공이 주무기인 투수들이었다. 넓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만큼 맞아도 홈런이 잘 나오지 않는 강한 구위로 상대 타자를 억누르는 전략을 썼다.

올시즌 역시 새 투수 스탁은 파이어볼러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시속 155㎞에 이른다. 주로 불펜 투수로 등판했기 때문에 선발로 나서면 구속이 다소 줄어들긴 하겠지만 그래도 시속 150㎞ 이상의 빠른 공을 뿌릴 수 있는 재목이다.

KBO리그에서 외국인 투수의 중요성은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다. 외국인 투수의 성적은 팀 성적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선발 로테이션과 불펜진을 넘어 팀 마운드 구성에 있어 최우선 과제다. LG와 두산은 올시즌 다른 스타일의 외국인 투수를 데려왔다. 모로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 눈여겨본 장점을 얼마만큼 살리느냐에 성패가 달렸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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